[정다훈의 클릭음악극] ‘피아프’ 배우 최정원의 전율이 와 닿는 핏빛 무대

[정다훈의 클릭음악극] ‘피아프’ 배우 최정원의 전율이 와 닿는 핏빛 무대

발행일 2011-05-04 16:11:55 정다훈 객원기자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배우의 연기만으로 47년간의 일생을 그려낸다. 무대 전환? 의상전환? 이런 거 없다. [피아프](연출 오경택)는 피아프의 과거가 하나 하나 밝혀지는 침대가 놓여있는 좌측 공간, 절정과 절망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물랑루즈 무대인 가운데 공간, 피아프를 거리의 여자에서 순식간에 유명한 가수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인 루이 르플레의 술집 공간이자 그녀의 인생역정과 맥을 함께하는 기울어진 가로등이 함께하는 우측 공간이 한 무대에 펼쳐진다. 조명이 하나 하나 들어오며 장소 이동을 하는 식이다. 그 안에 자리한 최정원이 ‘피아프’였고 ‘피아프’가 최정원이었다. 그만큼 미친듯이 연기했다.

음악극 [피아프]는 1978년, 영국의 극작가 팜 젬스(Pam Gems)가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던 에디트 피아프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동실화를 그린 작품. 흙탕 속에서 헤맸던 불우한 어린 시절부터 최고의 여가수로 인정받았던 인생의 절정,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서 사랑을 잃고 홀로 남겨지게 되는 인생의 절망까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은 실제 흙이 가득 채워진 무대로 불러온다.

최정원이 열연한 피아프는 작지만 강한 여성이었다. 사실, 최정원의 키는 170cm으로 대한민국 여성 키로는 큰 편에 속한다. 3일 프레스콜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무대엔 품에 꼭 들어올 정도로 여리고 작지만 당찬 피아프만 존재했다. 르플레의 조언에 따라 ‘극장을 네 것으로 만들어’라는 장면에 이어 가수가 되어 점차 무대를 장악해가는 모습은 대사 그대로였고, ‘브라보 광대를 위해’ 장면에서는 어두운 그림자 장치와 함께 눈빛만으로 모든 걸 압도했다. ‘기쁨도 슬픔도 똑같아요. 다시 시작해요’라고 노래하는 넘버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에서는 최정원의 22년 연기 인생이 오버랩 됐다. 무엇보다 최정원의 연극이었음은 두 말할 필요 없다.

작품은 눈을 호강하게 만드는 장면도 없고, 코믹한 요소도 없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이야기 전개와 주인공과 몇몇 인물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여러가지 역할을 돌아가면서 해 사전정보를 모르는 관객은 불친절한 연극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특히, 막셀 세르당의 비행기 사고 장면은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기자가 보기에도 지나치게 상징적이어서 내용 파악이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이 작품에 대한 평은 반반으로 나뉠 듯 하다.

그럼에도 ‘피아프’에게서 100% 수혈을 받은 듯한 최정원의 연기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진지한 음악극은 재미없다’는 통념 아니면 ‘유희를 즐기려는 관객들의 기호와는 맞지 않는 작품’이다는 여러 의견을 뒤로 하고 단 한 가지에 생각을 모으게 된다. 즉, 소름과 전율이 오싹 끼치는 최정원의 연기와 노래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하기 충분한 작품이라는 것. 촉촉하고 강단 있는 두 눈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은 모습, 고통에 갈라진 허스키한 목소리 이 모든 게 관객의 마음을 스르르 무너지게 했기 때문이다.

세계 미들급 챔피언 막셀 세르당을 연기한 배우 조운의 남성미, 피아프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떼오 역 홍준기의 상큼한 연기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2004년 피아프의 일생을 다룬 또 다른 작품 [빠담 빠담 빠담]에서 배우 서범석이 젊은 시절 연기했던 떼오가 떠올라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최정원과 수백 번 호흡을 맞춰온 이경미(뜨완 역)와 황현정(말린 역)은 이번 작품에서 친구로 등장해 안정감 있는 호흡을 보여줬다. 황현정의 쭉 뻗은 큰 키와 피아프의 꾸부정한 어깨가 절묘하게 대비된 점도 일품이었다.

최정원은 화려하고 신나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빛나는 배우이지만, 연극적 색채가 강한 작품에서 더 빛을 발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 점 역시 이번 작품 감상의 수확이었다. 더욱이 그녀가 부르는 ‘장미빛 인생’이 핏빛으로 다가온 관객이 본인만은 아니었을거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