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캠핑] 하늘아래 첫 동네, 걷고 싶은 길을 끌어안고...

[슬로캠핑] 하늘아래 첫 동네, 걷고 싶은 길을 끌어안고...

홍천 살둔마을 캠핑장

발행일 2011-03-25 18:00:23 솔로캠퍼

아웃도어란 무엇일까. 외래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 안에 우리는 등산, 낚시, 자전거타기 등 모든 스포츠 활동을 집어넣는다. 흔히들 야외에서 놀거나 여행을 하는 것으로 혹은 다소 모험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책 <여기에 사는 즐거움>의 저자 야마오 산세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웃도어의 개념에 나는 ‘산다’는 시야를 포함시켰다. 그 이유는 가장 참다운 아웃도어란 사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정의한다.

▲ 살둔마을캠핑장. 옛 생둔분교 운동장이 캠핑장으로 쓰인다.

1997년부터 작고한 2001년까지 일본 남쪽의 버려진 섬에서 자연의 구도자로 살았던 저자는 “인도어는 우리집, 아웃도어는 타인의 집, 아니 모든 생물의 집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캠핑은 모든 생물의 집에서 삶을 청하는 ‘아웃도어’의 종결이다.

살만한 둔덕이 곧 캠핑하기 좋은 곳

흔히들 좋은 캠핑장이 어디냐고 묻는다. 과연 이 질문에 꼭 맞는 대답은 뭘까. 캠핑이 ‘산다’는 시선의 연장선에 있다면 살기 좋은 곳이 곧 캠핑하기 좋은 곳이다. 홍천 살둔마을은 ‘살만한 둔덕’이라는 뜻에서 ‘살둔마을’이라 불렸다. 그러나 이름과는 달리 살둔마을에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다.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늘아래 첫 동네’라도 가는 양, 산길의 심기는 영 불편해 보인다.

▲ 1993년 폐교된 생둔분교. 시간이 멈춘 듯 ‘반공’ ‘방첩’ 팻말이 걸려 있다.

마을의 시작은 조선시대 아스러진 왕의 이야기가 함께 묻혔다.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 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자, 단종의 복위를 꾀하던 사람들이 방태산 골짜기에 숨어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마을은 ‘이곳에 오면 사람이 산다’는 의미를 담아 ‘살둔’이라 불렸다.

요즘 살둔마을에 활기를 가져다주는 것은 1993년 폐교된 생둔분교다. 1948년부터 515명의 학생을 배출한 학교는 ‘반공’ ‘방첩’ 문구를 내건 채 시간을 막아섰다. 그런데 을씨년스러울 것만 같던 폐교에 주말이면 어김없이 캠핑 장비를 실은 차량이 속속 들어온다. 캠핑객은 이내 텐트를 치고 화로에 불을 붙인다. 폐교 터에 캠핑의 낭만이 흐른다. 멈춘 시간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이다.

▲ 내린천 둔치 사이트. 내린천 바로 옆에 캠핑장이 있어 텐트를 칠 수 있다.

걷고 싶은 길, 묵고 싶은 마을

마을은 446번 지방도로를 따라 산골 깊숙이 자리했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도로는 2001년에 개통됐으니 마을 한가운데 도로가 난 것이다. 도로가 뚫리기 전 마을은 두메산골이나 다름없었다. 방태산(1444m) 줄기인 숫돌봉에 포근히 안긴 살둔은 월둔, 달둔과 함께 '정감록'에 피난처로 기록됐을 정도다. 해발 500m 위 작은 산골마을에는 40 가구 남짓 드문드문 집이 들어섰다.

산골에는 산과 산이 서로의 몸뚱이를 부대끼고 밀쳐내 만든 내린천이 흐른다. 강원 홍천군 내면에서 출발해 인제군 기린면으로 빠져나가기에 두 지명의 첫 자를 따 '내린'천이라 부른다. 총 70㎞이어지는 물줄기의 상류가 살둔을 지난다. 생둔분교 바로 옆으로도 내린천이 흐른다. 이곳에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가 있다. 갈겨니, 모래무지를 비롯해 열목어까지 잡힌다.

▲ 주민이 직접 만든 새집/ 살둔마을 야영장을 꾸미는 건 주민 몫이다.

살둔마을을 감싼 산줄기에는 천혜의 트레킹코스도 있다. 살둔마을에서 홍천 문암마을로 넘어가는 길이다. 살둔마을에서 호랑소를 지나 시멘트포장도로가 끝나면 문암마을 삼거리까지 자갈길과 흙길로 이어지는 총 4km의 트레킹코스가 시작된다. 걷기 부담된다면 생둔분교에 비치돼 있는 자전거를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다. 걷다보면 어느새 민가와 펜션은 사라진다. 호젓한 그 길에는 내린천이 오밀조밀 발길에 따라붙어 살만한 둔덕의 맛을 실감케 한다.

* 가는 길

서울~춘천고속도로 동홍천IC로 나와 56번국도 양양 방면을 따라 간다. 홍천군 내면 지나 광원리에서 우회전하면 446번 지방도를 만난다. 굽이치는 도로를 8km 정도 가면 살둔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운두령을 넘어가 56번 국도를 갈아타도 된다. 대중교통은 상봉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와 직행버스를 이용해 홍천읍까지 간다. 홍천읍에서 내면 율전리행 버스가 약 1시간 단위로 운행된다. 2시간 소요. 살둔마을 캠핑장은 생둔분교터에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홍천군 내면 율전리 221-4’를 입력하면 된다. 살둔마을 6km 이내에 매점과 식당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이나 음식을 꼼꼼히 챙겨서 들어와야 한다.

▲ 생둔분교 바로 옆에 내린천이 흐른다. 이곳에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가 있다. 내린천에는 갈겨니, 모래무지를 비롯해 열목어까지 보인다.

* 시설정보

캠핑장 예약은 마을 홈페이지 (http://saldun.invil.org/theme/autocamp/season_camp/contents.jsp)에서 가능하다. 7~8월에는 1동 당 2만5천원, 그 외 계절에는 1동 당 2만원이다. 여름 성수기에도 캠핑객의 편의를 위해 30동으로 예약을 제한한다. 겨울에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과 개수대가 있다. 단 샤워실과 개수대가 함께 있어서 샤워 시 유의해야 한다. 화장실도 깨끗한 편. 텐트 사이트에서 전기 사용가능하다. (문의:033-434-3798)

▲ 살둔마을 걷고 싶은 길/ 살둔마을을 감싼 산줄기에는 천혜의 트레킹코스가 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다룬 살둔마을에서 홍천 문암마을로 넘어가는 길이다.

* 추가정보

사이트는 구획이 따로 없어서 텐트와 타프를 자유롭게 칠 수 있다. 생둔분교 운동장부터 바로 옆 내린천 둔치까지 사이트가 이어진다. 여름에는 둔치 쪽 자리 인기가 높아 둔치부터 텐트가 설치된다. 겨울철 강바람을 피하려면 운동장에 텐트를 치는 것도 좋다. 사이트마다 전기가 들어오지만 강 둔치 쪽까지 연결하려면 전기릴선을 챙겨야 한다. 생둔분교 인근에서는 무선인터넷도 잡힌다. 마을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여름에는 구명조끼를 빌려 입고 뗏목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운동장에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상영도 해 준다. 겨울철 내린천이 꽁꽁 얼면 스케이트와 썰매를 즐길 수 있다. 마을에서는 이글루를 설치하고 음악회도 연다. 살둔마을 캠핑객에게는 모든 체험이 무료다. 생둔분교 인근에는 산둔산장을 비롯해 새로 생긴 펜션과 민박이 있다. 살둔마을 트레킹 코스는 생둔분교에서 걸으면 문암마을까지 왕복 13km가 넘기 때문에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차를 몰고 가서 왕복 8km코스만 걷는 것도 괜찮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는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Rally Raid Edition)을 11일 공개했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튜닝된 전용 서스펜션과 전용 휠 등을 탑재해 오프로드 성능이 강화됐다.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랜드크루저 팀이 다카르 랠리 양산차 부문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스페셜 모델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일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다. EX30 크로스컨트리는 EX30을 기반으로 오프로더 스타일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19mm 높아진 지상고를 통해 전통적인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428마력 듀얼 전기모터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1040W 사운드 장비는 주목된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4일 크로스컨트리 최초의 전기차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는 볼보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라인업으로, 스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르노코리아가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였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도입하고, 퓨어 화이트 그레이 인테리어가 추가됐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신규 내외장 컬러, 아웃도어 감성의 스페셜 에디션 에스카파드(escapade)를 함께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해 openR(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 바탕화면 내 공조장치 위젯 추가 등 UI를 개선했다. 동승자는 20가지 캐주얼 게임이 포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은 750S JC96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750S JC96 에디션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모델로 타이거 스프라이프 디자인을 특징으로 MSO 750S 전용 다운포스 키트(HDK)를 통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61대만 한정 생산된다. 750S JC96 에디션은 1996년 일본 그랜드 투어링카 챔피언십(JGTC)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맥라렌 F1 GTR에 경의를 표현하는 스페셜 모델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쿠페와 스파이더로 운영되는데, 199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은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 오픈톱 라인업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전용 디자인 요소로 고급감을 높였다. 각각 60대 한정 생산된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의 오픈톱 라인업을 의미하는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스턴마틴의 맞춤형 비스포크 서비스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제작했다. 각각 60대 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렉서스 신형 IS 공개, 세 번째 부분변경..고급감 '업'

렉서스 신형 IS 공개, 세 번째 부분변경..고급감 '업'

렉서스는 신형 IS를 10일 공개했다. 신형 IS는 세 번째 부분변경 모델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실내는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와 천연 대나무 섬유를 사용한 장식 등으로 고급감이 업그레이드됐다. 개선된 ADAS를 제공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IS는 렉서스를 대표하는 콤팩트 세단으로 1999년 첫 출시 이후 약 13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IS는 렉서스 전동화에 맞춰 단종이 예고됐는데, 세 번째 부분변경을 통해 판매가 계속된다.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프리우스 AWD 2026년형, 연비 그대로 안정성 '업'

[시승기] 프리우스 AWD 2026년형, 연비 그대로 안정성 '업'

토요타 2026년형 프리우스 HEV AWD를 시승했다. 프리우스 AWD는 친환경성과 주행 안정성, 퍼포먼스를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사계절이 분명한 한국에서의 범용성이 눈에 띈다. 특히 전기모터로 동작하는 E-Four 시스템을 통해 연비는 유지, 안정성을 높여 SUV의 대안으로도 보여진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8일 2026년형 프리우스 HEV AWD를 출시했다. 먼저 출시된 프리우스 HEV FWD, 프리우스 PHEV FWD에 이어 선보인 신차로, 5세대 프리우스의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인터뷰] 람보르기니 페노메노, 퓨오프 모델이 지닌 특별함

[인터뷰] 람보르기니 페노메노, 퓨오프 모델이 지닌 특별함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지난 7월 한정판 퓨오프(Few-Off) 슈퍼 스포츠카 페노메노(Fenomeno)에 대한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테오 오르텐지(Matteo Ortenzi)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생산 라인 디렉터와 아태지역 기자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페노메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Q1. 람보르기니의 기존 퓨오프 모델들은 디자인과 성능, 경량화에서 놀라움을 전해줬습니다. 이번 모델에서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요? A1. 이번 차량에는 여섯 가지 핵심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3497~4581만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3497~4581만원

르노코리아는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R:아케이드 게임과 R-beat 노래방 서비스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됐으며, 파노라마 선루프가 추가됐다. 가솔린 터보 4WD 트림도 조정됐다. 가격은 3497만원부터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 세부 가격은 가솔린 터보 테크노 3497만원, 아이코닉 3881만원, 에스프리 알핀 4092만원, 에스카파드 에디션 선루프 4187만원, 루프박스 4269만원이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