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게이츠가 타던 마이바흐'라며 언론사에서 앞다퉈 보도했던 차량이 사실은 빌게이츠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중고차 쇼핑몰 사이트 보배드림은 자사 홈페이지에 빌게이츠가 타던 마이바흐가 매물로 등록됐다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각 언론사는 이를 인터넷 1면 주요 기사로 처리했다. 일부 매체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의 뉴스캐스트 등을 이용해 이를 홍보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매체들은 "빌게이츠가 타던 마이바흐 차량을 유명 국내 대기업 회장이 탔으며, 이 차가 3억원의 가격에 중고 시장에 나왔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보험 처리 이력 사이트 '카히스토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회장이 탔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여러가지 정황이 포착된다.
'카히스토리'에 따르면 이 차는 국내에 2007년 처음 보험 등록됐으며 짧은 기간 동안 소유자는 6번이나 교체됐고 2차례의 자차수리가 이뤄졌다. 가장 이상한 점은 기업 회장이 465만원에 불과한(?) 수리비를 보험으로 처리 했다는 기록이다.

이에 본지가 직접 통화해 내용을 문의한 결과 판매자는 "빌게이츠가 차를 탔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나도 그저 수입원에서 그렇다고 하기에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수입원을 캐묻자 판매자는 "어차피 이런 차는 다 개인이 들여오는 것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수리한 내역에 대해 묻자 "그건 내가 구입한 후 서스펜션을 수리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험개발원 기록상으로는 수리는 2007년에 이뤄졌으며 170여만원의 도색과 260여만원의 공임이 지불된 것으로 돼 있다.
보험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중고차 거래를 할 때 중고 매매상의 말만 믿지 말고 반드시 '카히스토리'에서 내용을 확인한 후 거래해야 속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