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훈의 클릭교향악]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조화와 장대함의 대서사시로 한국인의 귀를 사로잡다.

[정다훈의 클릭교향악]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조화와 장대함의 대서사시로 한국인의 귀를 사로잡다.

발행일 2011-06-01 10:08:11 정다훈 객원기자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데, 너무 좋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곡 제목은 몰라도 대단한 피아니스트인지는 나도 알겠는 걸"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1부가 끝난 후 인터미션 시간에 50대 아주머니 관객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언급한 감상평이다. 이날은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이 클래식 초보자들의 마음도 확실히 빼앗은 날이었다. 실제로 지휘자 페트르 브론스키와 그가 이끄는 교향악단,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콘스탄틴 쉐르바코프는 관객들의 잠들었던 귀가 활짝 활짝 열리게 하는 마법같은 선율을 선사해 한달치 피곤함을 단번에 날려보내게 만들었다.

첫 곡은 교향악단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를 첫 곡으로 들고나온 교향악단은 현악기와 관악기의 조화로운 선율로 '아! 시작부터 좋은데'라는 기분을 갖게 했다. 천천히 관객들을 교향악의 세계로 안내하듯 하프와 바이올린의 피치카토가 이어졌으며, 두 강이 만나 하나의 물줄기를 형성하는 몰다우 강의 특징을 플룻과 클라리넷으로 섬세히 표현해냈다. 특히, 몰다우가 급류에 이른 순간 보여준 대서사시가 압권이다. 타악 파트 역시 과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밀도감 있게 밸런스를 맞추었다.

협연자 콘스탄틴 쉐르바코프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환상적인 피아니시즘을 만끽하게 했다. 쉐르바코프가 2010년 5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시 연주했던 곡이기도 하다. 그는 광적인 피아니스트적 면모보다는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음악적 감성이 풍부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크렘린의 종소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1악장부터 그의 연주는 관객의 마음에 쏙 들어왔다. '애수' '노다메 칸타빌레'등 많은 영화나 드라마 등에 삽입돼 친숙하게 느껴지는 2악장, 3악장 모두 깊이 있는 음을 들려줬다. 특히 피아노 트릴(trill, 2도 차이 나는 음 사이를 빠르게 전환하는 꾸밈음)시에 감지할 수 있는 정확한 타건이 인상적이었다. '살아있는 라흐마니노프'로 불리며 1983년 라흐마니노프 콩쿨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임이 틀림없었다.

2부에서 만난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은 지휘자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곡이었다.

암보로 지휘를 한 페트르 브론스키는 퍼포먼스적인 면에서도 뛰어났다. 각 파트별로 몸을 돌려 영감을 주고받던 지휘자는 왈츠 리듬이 물결치는 3악장이 끝난 후에는 오케스트라를 향해 가벼운 목례를 내보이기도 했다. 또한 공간 좌우를 많이 쓰는 여타의 지휘자와는 달리 상하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감상자들이 지휘자의 몸놀림만으로도 교향곡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받게 했다.

앵콜곡은 '드보르작의 슬라브무곡 10번'이었다. 친절한 지휘자는 객석을 바라본 채 천천히 제목을 언급했다. 발음상 한국인이 이해하기엔 쉽지 않았지만 관객과 눈을 맞춘 지휘자의 연출에 모두들 호기심과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오케스트라를 응시했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채 두 손으로 빚어낸 수제 교향악에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6월 1일 두번째 공연 역시 하늘이 두쪽 나도 가야 할 것 처럼 보였다.

한편, 1926년 창단해 1945년 대형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확대된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은 체코 공화국의 대표 교향악단이자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교향악단이다. 1985년 블라디미르 발레크(Vladimir Valek)가 수석지휘자로 선임되면서 음악성이 더욱 높아졌을 뿐 아니라 유럽 제일의 방송관현악단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은 6월1일에는 모차르트의 '피가로결혼 서곡',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한다.

이후,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2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3일)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피아니스트 쉐르바코프는 노원과 구미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