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트렁크 용량 엉터리 표기…소비자는 '아리송'

자동차 트렁크 용량 엉터리 표기…소비자는 '아리송'

발행일 2013-06-17 18:09:08 전승용 기자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트렁크 용량을 엉터리로 표기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9월, 소형 SUV인 포드 이스케이프를 국내에 출시하며 트렁크 용량이 971리터에 달하며, 2열을 접을 경우 1920리터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와 브로셔 등을 통해 광고했다. 

▲ 포드 이스케이프의 트렁크 크기를 줄자로 직접 측정했다

하지만 탑라이더에서 직접 측정 해본 결과 이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 차의 트렁크 크기는 가로 1020~1140mm, 세로 850mm, 높이 800mm였다. 트렁크 내부를 굴곡없는 이상적인 사각형 상자로 가정해도 최대 775리터, 손실 공간까지 감안하면 500리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측정용으로 제작했던 27리터(30cm×30cm×30cm) 큐브의 적재 개수도 최대 12개(324리터)를 넘지 못했다. 

▲ 줄자로 직접 측정한 포드 이스케이프의 트렁크 크기(트렁크 용량은 포드코리아 제공)

◆ 소형 SUV 트렁크가 초대형 SUV보다 큰 것으로 표기

포드 이스케이프의 트렁크 용량은 나라마다 제각기 달리 표기된다. 국내선 무려 971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광고한 반면, 유럽에서 판매될 때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스케이프(유럽명 쿠가)의 트렁크 용량은 유럽에선 481리터에 불과한 것으로 표기되고 있다.

혼다 CR-V도 트렁크 공간이 1053리터인 것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589리터로 표기 된다. 혼다 오딧세이도 국내에서는 1087리터, 유럽에서는 708리터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프 그랜드체로키의 경우도 국내에서는 1028리터, 유럽에서는 782리터로 표기돼 판매되고 있다.  

▲ 포드 이스케이프 브로셔. 트렁크 용량이 971리터라 적혀있다

반면 국산차나 유럽차들은 이보다 훨씬 적은 용량으로 표기 된다. 현대차 싼타페는 516리터, 기아차 쏘렌토R은 536리터, 폭스바겐 투아렉은 580리터, BMW X5는 620리터, 렉서스 RX450h는 446리터, 메르세데스-벤츠 ML은 690리터, 볼보 XC60 D5는 655리터, 아우디 Q5는 540리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909리터 등으로 표기 돼 있다. 

표시대로라면 차체 길이가 5m에 달하는 레인지로버가 400mm 이상 길이가 짧은 이스케이프와 CR-V보다 트렁크 공간이 훨씬 작다는 의미가 된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포드 이스케이프 트렁크 용량은 미국에서 측정한 것을 그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각 나라마다 측정하는 표준 방식이 달라 차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 제조사, '내 맘대로 표기'…정부는 '나몰라'

이같은 혼란은 트렁크 측정 기준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국내 트렁크 측정 기준은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ISO3832 표준이다. 그러나 미국차 브랜드를 비롯해 일부 일본차 브랜드는 국내에서도 미국식 표준(SAE J1100a)을 멋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동차간 트렁크 공간을 비교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단체나 정부의 입장은 소극적이다. 

▲ 27리터(30cm×30cm×30cm) 큐브 12개가 들어갔다

한국표준협회 한 관계자는 "국내는 트렁크 공간을 측정하는데 유럽식 표준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 기준이 아니어서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는 "트렁크 용량 표기는 안전이나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지정된 법규가 따로 없어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트렁크 공간 표기는 공정위의 제재 범위에서도 한발짝 떨어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비록 트렁크 용량이 허위거나 과장됐더라도 차를 구입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신고를 해야 조사를 한다"면서 "또 자동차 트렁크 공간을 과대표기했더라도 중대한 위반은 아니어서 경고나 시정 명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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