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협력금 제도’ 공감하지만 신중해야

‘저탄소 협력금 제도’ 공감하지만 신중해야

보조금/부담금 50만원이면 50% 마음 바꿔

발행일 2014-05-04 16:30:58 박태준 기자

보조금/부담금 50만원이면 50% 마음 바꿔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해 소비자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제도의 배경과 내용, 실시 계획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한 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물었다.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나타날 정책 효과도 비교적 정확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도의 도입에는 현실적인 고려가 따라야 하며, 내년도 실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었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향후 2년 이내에 새 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다는 소비자 616명을 대상으로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실시했다. 조사결과 이 제도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다’는 소비자는 3명중 1명(34%)에 그쳤으며, 이들에게 그 제도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단 3%(전체 중에는 1%)만이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조금 알고 있다’를 합하면 전체의 23%다[그림 1]. 이는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제도의 ‘도입취지’, ‘도입효과’, ‘도입방안’에 관련된 12개 질문을 던졌다. ‘도입취지’와 관련해서는 ‘작고 연비 좋은 친환경 차가 많이 팔리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83%)’, ‘저탄소 차량을 지원해줘야 경차소형차의 보급이 늘어날 것이다(71%)’등 친환경 차량의 보급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국내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도 ‘당장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긴 안목으로 적극 호응해야 한다(84%)’, ‘지금까지 친환경에 투자하지 않은 국내업체가 불리한 것은 어쩔 수 없다(73%)’는 인식이 강해 국내업체가 친환경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이 도입하지 않은 제도를 우리가 먼저 할 필요는 없다’라는 의견에 과반수가 ‘아니다(56%)’라고 답한 것은 소비자의 환경의식이 국익우선고려라는 판단을 앞설 만큼 확고함을 보여준다. 
 
이 제도를 도입했을 때 ‘국산 자동차’와 ‘휘발유 차’에 불리(각각 43%, 62%)하고, ‘디젤하이브리드 차’에 유리(60%)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는 다수의 소비자가 국내 자동차 업체에 불리하더라도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규범적 과제로 받아 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입방안과 관련해서는 최대 700만원이라는 보조금과 부담금의 액수(환경부 안)는 너무 크고(52%), 단계적으로 올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68%)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한 환경부의 입장뿐만 아니라 ‘유관 부서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70%), ‘장기적으로는 실시해야겠지만 내년부터 실시는 어렵다’(54%)는 현실적인 고려도 놓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이 제도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문제에 대해 매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의 핵심은 보조금과 부담금을 얼마로 할 것인가다. 보조금과 부담금이 자동차 구입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금액이 50만원,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 수준일 때 구입하려는 차가 바뀌는지 측정했다. 응답자들에게 구입의향 1순위 모델과 2순위 모델을 답하게 한 다음, ‘1순위 차에 부담금이 부과된다면 2순위 모델로 바꿀 생각인지’, 반대로 ‘2순위 차에 보조금을 준다면 2순위로 바꿀 생각인지’를 물었다[그림2]. 그 결과 보조금인가 부담금인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그 금액의 크기 만이 중요했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의해 50만원의 차이가 생기면 약 50%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으나, 나머지 50%는 2순위 차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협력금이 100만원일 경우에는 약 70%, 200만원일 경우에는 85%, 300만원일 경우에는 90%가 1순위 차 대신에 2순위 차로 옮겨가겠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2년내 새 자동차를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한 태도는 매우 건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지만 친환경적인 의식도 뚜렷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해 기대와 주문도 합리적이다. 또한 이런 제도의 도입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시행되어야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소비의식도 건실해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소비자 보다 정부와 자동차 업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부터 도입하겠다는 제도에 대해 정책수혜자들은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상태인데 정부도 자동차 업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어느 정도의 보조금과 부담금으로 어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없고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 예측도 없다. 이런 제도의 경우 도입 시기와 협력금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 철저한 사전 연구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특정 모델이나 업체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자체를 완전히 재편하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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