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베텔 너마저…
레드불 피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고, 페라리 피트는 박수를 쳤다.
전남 영암에서 열린 2010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은 말 그대로 이변의 연속이었다. 다이내믹한 결승전을 예고하는 듯 새벽부터 내린 부슬비에 젖어있는 서킷에서는 예선전 성적도, 종합 순위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8만 여명의 관객이 운집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젖은 노면 탓에 세이프티카를 선두로 24대의 머신이 조심스럽게 서킷을 돌기를 10여 바퀴. 드디어 세이프티카가 빠지고 달리진 굉음 소리와 빨라진 속도로 세계 최강의 레이싱 머신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출발 그리드 맨 앞을 차지하고 있는 머신은 레드불 팀의 세바스찬 베텔과 마크 웨버, 페라리 팀의 페르난도 알론소, 멕라렌 팀의 루이스 헤밀턴 이었다.
코리아 그랑프리 이전의 16개 대회에서 드라이버 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있던 마크웨버, 팀 동료 베텔에 이어 두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서킷과 젖은 노면의 변수 탓인지 레이스 초반에 사고를 내며 리타이어 했다.
베텔과 알론소, 헤밀턴의 3파전이 된 레이스.
베텔은 가장 앞에서 서킷을 질주하고 있었고 뒤를 쫓고 있는 알론소와도 격차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45 바퀴를 돈 상황. 10바퀴만 더 선두를 유지하면 레드불팀의 우승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베텔이 탄 머신 엔진에 이상이 생겼고 급기야 엔진에 불이 붙는 상황이 벌어져 웨버에 이어 베텔 역시도 리타이어 했다.
처음 온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누구보다 빠르게 결승점을 통과한 알론소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전남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의 첫 번째 우승자가 되었고 시상식 가장 높은 자리에서 멋진 점프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한편, 3년만의 컴백으로 관심을 모았던 미하엘 슈마허는 비에 젖은 서킷에서 노련한 주행으로 4번째로 결승 라인을 통과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승용기자 car@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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