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튜닝문화의 현주소, 서울오토살롱…“자극이 필요해”

국내 튜닝문화의 현주소, 서울오토살롱…“자극이 필요해”

발행일 2013-07-16 13:44:20 김상영 기자

올해 11회째를 맞는 ‘2013 서울오토살롱’에 다녀왔습니다. 이틀동안 몇몇 부스에서 받은 자료와 사진을 정리했는데도 막막합니다. 새로운 것이나 이목을 끌만한 '꺼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관계자들은 '자동차 업계에 일반인 관심이 부족하다'고 볼멘소리도 하는데, 상황이 이 정도라면 오토살롱 오겠다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그 돈으로 가까운 영화관이라도 가라고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 2013 서울오토살롱에 참가한 한 업체는 롤스로이스, BMW 등의 올드카를 전시해 주목받았다.

2007년부터 오토살롱을 취재했으니 벌써 오토살롱만 7번째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양적인 규모도 비슷하고 질적으로도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튜닝 산업 규모를 볼 때 이 정도면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체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11년 동안 지속됐다면 저변도 확대됐어야 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그대로니까요. 

▲ 2010 서울오토살롱 현장.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반면 한국의 대표하는 자동차쇼라는 '서울모터쇼'는 어떨까요?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아도 규모는 눈에 띄게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 변변한 자동차가 없다고는 해도 브랜드 참여도 높아지고 '아시아 프리미어'라면서 신차를 모터쇼에 맞춰 내놓는 일도 많으니 점차 세계적인 모터쇼로 발전해가는 과도기라고 생각됩니다. 적어도 노력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서울오토살롱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뭐가 나오는지 관람객들이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관람객은 적고 모델들은 많으니 차라리 사진동호회의 대표적 출사장소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레이싱모델의 팬미팅 현장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중고생들이 '야한 누나'를 스마트폰에 담는 곳이라는 점도 혀를 차게 만듭니다.

몇년째 계속되는 세차쇼, 머슬카 특별관 등도 이름만 거창하지 별다른 감흥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매년 똑같고 색다른 시도가 없으니 관람객들 반응도 냉담하기만 합니다.

▲ 한적한 머슬카 특별관. 처음 머슬카 특별관이 오토살롱에 선보였을땐 인기가 좋았다.

◆ 오토살롱, 일본에선 모터쇼 능가하는 전시회

지난 1월, 일본 도쿄오토살롱을 찾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엄청난 규모와 열기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한때 세계 4대 모터쇼에도 이름을 올렸던 도쿄모터쇼가 규모를 축소해 오다이바의 ‘빅사이트’에서 열린 것에 비해 도쿄오토살롱은 일본 최대 규모 전시장인 마쿠하리메세를 꽉 채웠습니다. 우리나라 전시장 규모에 비유해보자면, 서울모터쇼를 코엑스에서 서울오토살롱은 킨텍스에서 열리는 것 같다고 할 수 있겠죠. 

▲ 2013 도쿄오토살롱 현장. 서울오토살롱의 5배는 족히 넘는 규모다.

도쿄오토살롱 여러 전시홀의 메인 부스는 일본 메이저 브랜드가 자리합니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은 자신의 모터스포츠 및 튜닝 브랜드를 발 벗고 홍보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 젊게 가져가고 마니아층도 형성합니다.

▲ 도쿄에서 진정한 야수가 된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만났었다.

완성차 업체에 뒤처지지 않도록 중소업체도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더욱 특별하고 세심한 제품을 내놓아 관객들 눈길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도쿄오토살롱은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전시회였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모터쇼가 차 한대를 전시하는것이라면, 오토살롱은 차 한대에 들어가는 각종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모두 팔고 전시하는 것이니 더 많은 업체들과 제품이 등장할 수 있겠죠.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산업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 기본적으로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차에 더 해박하고 관심이 많긴 하다.

올해 서울오토살롱은 그 어느 때보다 썰렁했습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많은 중소업체가 불참해 전시장은 텅텅 비었습니다. 효과가 크다면 무리해서라도 참여할텐데, 비용대비 효과가 너무 모험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다는 업체도 많았습니다.

▲ 한산한 서울오토살롱 현장. 여기에 레이싱모델이 등장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관람객을 집중시키기 위해 레이싱모델을 세우는 업체도 있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고 관객들의 관심도 제품이 아닌 레이싱모델에게만 쏠리니 의도했던 성과도 거두기 힘들다고 합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노출수위가 높은 레이싱모델을 세워두면 확실히 사람을 많이 몰린다”면서 “그렇다고 제품을 알리는 효과는 거두기 어렵고, 인터넷에 올라오는 모델들 사진에 회사명이나 제품 로고가 보이는걸 기대하는 정도지만 이것도 포기하기 힘들다”고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전시회는 원래 부익부빈익빈”이라며 “그나마 돈 많은 업체들은 규모도 크고 좋은 위치에 레이싱모델도 많이 세워 놓는데 제품력이나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는 작은 업체는 변방으로 밀려 오히려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고 말했습니다.

▲ 레이싱모델도 없고 메인부스도 아니지만 타이어 프린팅 업체는 관람객들에게 꽤 인기가 좋았다.

◆ 전시문화와 관람문화, 모두 개선돼야

서울오토살롱은 정신이 없습니다. 전시장을 어떻게 둘러봐야 할지 당최 감이 오질 않습니다. 정해진 전시 공간을 입찰하는 만큼 업체는 분류 없이 뒤섞여 있습니다. 동선이 너무 복잡해 제품간 비교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 언제 또 페라리 458 이탈리아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을런지. 하지만 차보단 사람이 먼저다.

또 공간을 채우기 위해 참가 업체의 전시차를 한데 모아 전시하기도 합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의 멋진 차가 모여 있긴 하지만 어떤 업체에서 어떤 부분을 손 봤는지 그래서 차가 어떻게 좋아졌는지 관람객은 알 길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슈퍼카 주차장일 뿐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합니다.

▲ 남아도는 전시공간은 슈퍼카 주차장으로 활용됐다.

레이싱모델 촬영을 위해 통로를 막는 일도 허다합니다. 레이싱모델을 앞에 두고 펼쳐지는 열띤 취재(?) 경쟁 때문에 정작 주인공은 외면당하기도 합니다. 일본 도쿄오토살롱이나 미국의 세마쇼에도 당연히 레이싱모델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요소입니다. 모델이 관람에 방해를 주는 일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이래저래 방해요소도 많고, 뭘 봐야하는지 자체가 혼동 되다보니 자연스레 오토살롱의 재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 수많은 모터쇼를 다녀봤지만 레이싱모델 촬영 때문에 통로가 막힌 적은 처음이다.

언제까지 정부나 완성차 업체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 시장에 완성차 업체가 발을 들여 놓을리 만무하고 정부의 관심도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세차쇼도 이젠 지겹다. 화끈하려면 더 화끈하든가.

이번 서울오토살롱은 우리나라 튜닝산업과 문화의 현주소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아 아쉽고 실망감이 컸습니다. 이제 서울오토살롱에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야한 옷, 선정적인 몸짓으로 한두번 관심을 끌 수는 있겠으나 의미 없는 관객 동원일 뿐입니다. 관람객 숫자를 늘리는 것 보다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