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알핀 브랜드 한국 진출' 르노 고성능차 브랜드 알핀의 국내 론칭에 앞서 알핀 만들기의 전 공정, '레 쥘리스, 알핀 엔지니어링센터'와 '알핀 디자인센터', 그리고 '디에프 장 르델레, 알핀 공장'을 방문했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 고성능과 운전 재미에 대한 집착, 그리고 깔끔한 생산 공정과 향후 알핀 전기차 생산 준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5일(파리 현지시간) 오전 9시.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24km 떨어진 레 쥘리스(Les Ulis) 알핀 엔지니어링센터(Alpine Engineering Center)는 A390 프로토타입의 테스트와 성능 조율에 한창이다. 이곳에는 25명의 테크니션들이 배터리 테스트까지 진행한다.


알핀 엔지니어링센터에서는 콘셉트카 제작과 조립을 위한 목업카를 만들고, 파이롯트(조립)과 함께 프로토타입 차량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된다. 특히 차량 테스트를 포함해 배터리 테스트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알핀 브랜드는 100% 전동화 브랜드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시뮬레이션 룸'이라고 불리는 가상의 실차 테스트 장비다. 광각 스크린을 통해 실제 차량 운전 환경을 조성, 차량의 소음, 성능, 신차 개발을 위한 개선점 확인이 주된 역할이다. 2025년 상반기에는 보다 정밀한 신규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도입된다.


엔지니어링센터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알핀 A110과 연말 출시를 앞둔 A390의 테스트 트랙 비교 자료였다. 1톤 초반의 경량 스포츠카와 준중형 전기 SUV의 트랙 테스트에서 가속과 감속, 코너링과 탈출 가속에 있어 아주 흡사한 특성을 보였다. A390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엔지니어링센터에 이어 방문한 알핀 디자인센터는 프랑스 기앙쿠르 지역 르노 테크노센터내에 위치한다. 독특한 계단형 건물이 인상적인 이곳에서 알핀 디자인 담당 디자인부서 임직원 수는 총 40~50명. 지난 2018년 10명 남짓으로 시작해 많은 인적 투자가 진행됐다.


알핀 디자인 조직은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심볼(마크)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접근 방식, 또는 프랑스 브랜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자유로움이 특징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디자인은 확연히 다르다.


이곳에서는 A390 양산차를 위한 콘셉트카, A390_β(베타)의 디자인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알프스 산을 뜻하고, 알프스의 굽은 길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답게, A390_β 소재와 디자인, 가공법은 알프스와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들이 많아 타 브랜드와 구분된다.


A390_β의 실내 바닥 소재는 알프스 산맥의 암석을 의미한다. 단단해 보이지만 새로운 가공법을 통해 내부에서는 부드럽게 표현됐다. 시트는 삼각형 콕핏 콘셉으로 운전자가 앞을 향하도록 전진성을 살렸으며, 1열과 2열 모든 좌석에서 센터 대시보드를 보도록 의도했다.


또한 F1에 참가하고 있는 알핀 BWT 팀의 레이싱 차량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스카처럼 시트가 뒤로 젖혀지며 누워서 타는 방식, 일반적인 운전 방식의 2가지 운전 자세를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티어링 휠은 F1 레이스카의 디자인에 약간의 변형을 준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이원화된 방식은 A390을 타는 사람들도 A110을 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스티어링 휠은 일상주행시 노멀 방식(디지털)과 스포츠주행시 F1 방식(아날로그)으로 변경된다. 시트는 눈 속에 파묻힌다는 느낌을 받도록 디자인해 바닥과 대비를 이룬다.


특히 이곳에서는 디자인과 함께 소재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여졌다. 흔히 스포츠 차량에서 사용한 소재를 비롯해, 소재들간의 비교를 통한 믹스&매치, 협력사와 함께 재생물질 혹은 신소재 개발로 보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 디자인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16일(파리 현지시간) 오전 9시. 디에프 장 르델레, 알핀 공장에서는 앤 캐서린 바셋 알핀 제조 및 디에프 공장 담당 디렉터가 알핀의 연혁부터 판매량 추이, 알핀 공장의 특징, 그리고 알핀이 앞으로 선보일 신차를 준비하는데 있어 알핀 공장의 변화를 직접 설명했다.


디에프 알핀 공장은 르노그룹 생산 공장 중 가장 작은 규모를 갖는다. 10만9000㎡ 부지에 4만720㎡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371명의 임직원과 90명의 시간제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생산량 증대를 위해 2022~2023년에는 34명, 2024년 26명 등 매년 인원을 늘려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11대의 A110 양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클리오 레이싱에 출전하는 레이스카와 레이스 파츠도 생산한다. A110의 경우 보디샵 AS1, 페인트샵, 트림&섀시, 체크&리페어의 크게 4개 공정을 거친다. 100% 알루미늄 보디를 로봇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간다.


공장 내부는 밝고 정돈된 모습이다. 3~5개의 자동화 기계는 수작업이 어려운 부분에서 도움을 받는다. 섀시 밸런스와 용접 부위 확인에 필요한 최신 스캐닝 공정이 설비되어 있으며, 생산을 마친 차량은 주행 시험장에서 면밀한 출고 전 테스트 이후 출고가 이뤄지게 된다.


알핀 A110의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117대에서 2018년 3304대, 2019년 4239대, 2020년 1279대, 2021년 3005대, 2022년 3782대, 2023년 4708대, 2024년 9월까지 3489대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면 견고한 성장세다. A110 R의 비중은 50% 이상이다.


알핀 라인업 중 A290은 프랑스 북부지역의 두에(Douai)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두에 공장에서는 르노 5(R5), 세닉(Scenic), 메간(Megane) 등 전기차를 생산한다. 디에프 알핀 공장에서는 A390과 A110 전동화 모델이 생산될 예정으로, 2030년에는 100% 전기차만 생산한다.


A390 생산을 위해 1년전부터 1000만 유로(약 150억원)를 투자해 공장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으며, 하루에 24~81대의 트럭을 통해서 부속 수급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고, 임직원 전기차 조립 교육을 진행했다. 두에 공장을 통해 배터리 및 전기차 관련 부속품을 공급받게 된다.


이곳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는 43세, 여성 직원 비율은 22%다. 제조업 중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많은 편이다. 임직원들은 알핀 차를 만드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탄소절감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는데, 2030년까지 생산 전 공정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