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대시보드 위에 놓여있던 캔음료가 터지는 뉴스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뙤약볕 아래 주차된 차량 내부 온도가 무려 90도까지 치솟기 때문에 음료수 캔, 라이터 등이 폭발한 것이다.
그만큼 여름은 자동차가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뜨거운 태양볕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폭우, 불쾌감을 유발하는 습기까지… 자동차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도 없는 노릇. 오너들은 여름이 다가오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름이 오면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내 차. 요주의가 필요한 부품은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연약한 그대 이름은 배터리!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운행 중이나 정차 중에나 늘 에어컨을 켜게 된다. 특히 비가 오는 여름밤에는 에어컨, 전조등, 와이퍼 등을 한꺼번에 가동시켜야 하는데 이렇듯 장시간 에어컨을 켰을 경우, 배터리는 점점 과열되어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또한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곳에 차를 주차했을 경우, 외부 기온만으로 배터리의 온도가 상승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약한 배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대한 그늘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단열재를 이용해 외부 열을 차단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전기장치를 많이 가동하는 여름에는 배터리가 완전충전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전기장치를 모두 끈 상태에서 시동을 꺼야 한다.
혹시 엔진룸에 빗물이 새어 들어갈 수도 있으니 배터리 배선을 확인하여 피복이 벗겨지거나 헐거워진 전선이 없는지 확인하고,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배터리의 녹을 제거하고 녹 방지제를 뿌려둬야 한다. 에어컨은 30분~1시간 가동 후 5~10분 정도 휴식하며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배터리의 수명에 맞게 적정시기가 되면 교체해줘야 한다.
자동차의 두뇌 ECU를 사수하라
언제나 뜨거운 감자인 ‘자동차 급발진’의 주범이 ECU(전자제어장치)라는 보도가 있었다. ECU는 자동차의 가속력을 조절하는 일종의 소형 컴퓨터다. 이 장치는 센서로부터 각종 정보를 전달받아 분석해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ECU는 주로 엔진룸 내부에 탑재되어 있는데, 차 한 대에 적게는 10개 많게는 100여개가 장착되어 있다. 엔진을 제어하는 ECU는 엔진의 소음이나 열로부터 ECU를 보호하고 센서가 수집한 정보가 다른 정보와 섞이지 않도록 납으로 밀폐되어 있다.
이렇게 중요한 ECU에 물이 들어간다면 매우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장마철 폭우로 인해 침수된 도로로는 절대 접근하지 말고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침수지역을 지나가야 한다면 저단기어를 사용해 신속히 한번에 지나가야 한다.
점검이 늦으면 나의 안전은~ 끝! 타이어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는 타이어를 파손시킬 수 있으며 고온이 타이어 내부의 압력을 팽창하게 만들어 타이어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타이어 파손 및 자동차 관리소홀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가 여름이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타이어 점검에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타이어의 성질은 파악하지 못하고 기초과학만으로 계산한 잘못된 상식이다. 자동차 타이어의 권장 공기압은 여름철 내부공기가 팽창할 경우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때문에 계절에 따른 공기의 수축 및 팽창 여부와 관계없이 타이어 공기압은 권장수치에서 5~10% 가량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중고차 사이트 카즈(www.carz.co.kr)의 매물관리부 최경욱 팀장은 “자동차 관리는 여름나기를 얼만큼 안전하게 해내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운전자라 할지라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내차를 살핀다면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