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CR-V 하이브리드, 실연비와 주행성능 인상적

혼다 CR-V 하이브리드 2WD를 시승했다. 6세대 모델인 CR-V 하이브리드는 중형급에 준하는 커진 차체와 적재공간, 그리고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특히 2-모터 하이브리드를 통한 높은 실연비와 함께 혼다 고유의 스포티한 주행성능, 안전성, 최신 모델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성과 주행감성을 함께 높이는 쪽으로 진화했다. 최신 모델인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6세대 CR-V 하이브리드에는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가 적용되는데, 전기모터와 엔진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하이브리드의 이질감을 줄이고 주행감성을 높였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23년 6세대 올 뉴 CR-V를 국내에 선보였다. 5세대 대비 길어진 전장과 휠베이스를 통해 2열 레그룸을 15mm 확대하고, 트렁크 공간은 1113리터에 달한다. 3열을 제외하면 중형 SUV 수준의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에는 가솔린 터보와 하이브리드가 출시됐다.

시승한 모델은 CR-V 하이브리드 2WD 모델이다. CR-V 트림은 가솔린 터보(4170만원), 하이브리드 2WD(5180만원), 하이브리드 4WD(5480만원)로 구성된다. 혼다의 새로운 글로벌 트림 정책으로 하위 트림에는 가솔린 터보가, 중상위 트림에는 하이브리드가 기본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 디자인은 단단하면서 스포티한 분위기다. 혼다는 비슷한 시기에 전체 모델 라인업의 풀체인지를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낮은 수평형 보닛과 샤크 노즈 스타일의 전면부를 공통적으로 적용했다. CR-V의 전면부는 동급에서 가장 스포티한 분위기로, 프로포션은 후륜기반 모델이 연상된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와 대시보드 일체형 에어벤트를 통해 단순하게 구성했다. 특히 에어벤트의 경우 조작감이 좋은데, 타스만이 유사한 스타일을 채용했다. 디스플레이 중심의 최신 트렌드와는 다른 모습인데, 물리 버튼을 유지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신형 CR-V 하이브리드 2WD에는 2.0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으로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6kgm, 전기모터는 184마력, 34.1kgm, e-CVT와 조합된다. 합산 최고출력은 204마력이다. 19인치 휠 기준 공차중량 1740kg, 국내 복합연비 15.1km/ℓ(도심 15.8, 고속 14.4)다.

운전석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낮은 대시보드와 함께 저중심 설계를 통해 세단과 유사한 안정적인 포지션을 확보했다. SUV 구입시 꽤나 중요한 부분인데, 시트만 높인 경우에는 장거리 주행시 피로감이 누적된다. 혼다의 최신 SUV 라인업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설계를 잘했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탄탄한 타입이다. 일반적으로 준중형 SUV가 주는 다소 낭창한 느낌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섀시의 견고한 감각은 경쟁차에서 주지 못하는 강점이다. 이같은 특성은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으로 이어진다. 미국형 모델이지만 유럽형 주행감각을 지녔다.

중저속 구간에서는 저속 클러치를 통해 엔진의 개입을 확대, 연비를 높이고 하이브리드 고유의 동력계 전환시의 이질감을 줄였다. 반면 적극적인 가속시에는 고속 클러치로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가속시 내연기관의 기어변속을 구현한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신형 CR-V는 체감 가속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최대토크가 기존 32.1kgm에서 34.1kgm로 강화된 것과 함께 리드미컬한 변속감, 이질감이 적은 가상 사운드가 조합된 것이 이유다. 정지에서 100km/h 가속은 8초대, 풀가속시에는 180km/h 부근까지 꾸준히 가속력을 유지한다.

코너링에서는 날렵한 모습을 보이는데, 핸들링 즉시 차체 앞부분이 코너를 향한다. 일상적인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모델로는 이례적이다. 누적 평균연비는 20km/ℓ를 상회한다. 테스트 주행이 포함된 것으로 고려하면 최상급의 실연비다. 차로유지기능이 준수해 장거리 피로감을 줄여준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5천만원 전후에서 패밀리 SU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다. ACE 보디를 통한 충돌 안전성, 스포티한 주행감각, 여기에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한 높은 효율성까지 챙겼다. 적당한 크기의 2~3인 가족 패밀리 SUV를 고려한다면 추천할만 하다.

이한승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