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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돗토리현을 배낭에 담다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돗토리현을 배낭에 담다

배를 타고 떠나는 캠핑은 다르다. 설렘을 넘는 긴장감이 가방에 실린다. 이 배가 국경을 넘어 낯선 땅에 닻을 내리면 눈이 머무는 곳은 모두 신세계가 된다. 강원도 동해항에서 저녁 5시 크루즈에 올랐다. 밤새 우리땅 동쪽 바다를 달린 크루즈는 다음날 아침 일본 돗토리에 다다른다. 지는 해와 뜨는 해가 모두 바다 위에 둥실댄다. 일상을 살듯 캠핑하라캠핑은 일상의 범주에 있다. 40년 동안 한결같이 캠핑을 다닌 베테랑 캠퍼는 대뜸 이렇게 말을 건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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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문패를 달다

[김산환의 캠핑폐인] 문패를 달다

초록이 깊어가는 날, 선배의 초대를 받았다. 학창 시절의 그는 샌님 소리를 들을 만큼 도시적인 취향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캠핑에 꽂힌 후 주말이면 아예 캠핑장을 끼고 살고 있다. 그는 특히, ‘장비의 달인’이라 불릴 만큼 캠핑장비에 대한 식견이 풍부했다.내가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 선배는 얼추 텐트를 다 쳤다. 꼼꼼한 성격답게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 중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타프의 폴에 메달아 놓은 문패였다.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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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배낭 하나에 캠핑을 싣다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배낭 하나에 캠핑을 싣다

일상의 무게가 삶을 짓누를 때가 있다. 가족도 친구도 일상의 무게를 덜어주지 못하는...이럴 땐 훌쩍 떠나는 거다. 배낭 하나에 일상을 털어 어디로든 떠나는 거다.차 없이도 어디든 OK, 백패킹의 세계 배낭 하나로 길 위에 서보았는가. 오토캠핑이 각광을 받는 요즘 ‘불편함’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 훌훌 털어버린 일상을 가방에 넣은 채 나만의 캠핑장으로 떠나는 사람들. 바로 ‘백패킹족’이다.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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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새벽 5시, 다음 세상으로 가는 시간

[김산환의 캠핑폐인] 새벽 5시, 다음 세상으로 가는 시간

새벽 5시 어딘가 떠나려고 할 때 이 때 만큼 좋은 시간이 있을까. 세상은 아직 잠에서 덜 깬 그렇다고 칠흑의 밤도 아닌 동편 하늘이 코발트블루로 물들고 어둑어둑한 세상 속에서 사물들이 희미하게나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 서둘러라. 하짓날 새벽 5시는 늦다. 늦춰라. 동짓날 새벽 5시는 이르다. 새벽 5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봄가을을 위한 시간. 새벽 5시는 이 세상에서 다음 세상으로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때 그 징검다리를 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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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캠핑] 하늘아래 첫 동네, 걷고 싶은 길을 끌어안고...

[슬로캠핑] 하늘아래 첫 동네, 걷고 싶은 길을 끌어안고...

아웃도어란 무엇일까. 외래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 안에 우리는 등산, 낚시, 자전거타기 등 모든 스포츠 활동을 집어넣는다. 흔히들 야외에서 놀거나 여행을 하는 것으로 혹은 다소 모험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책 <여기에 사는 즐거움>의 저자 야마오 산세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웃도어의 개념에 나는 ‘산다’는 시야를 포함시켰다. 그 이유는 가장 참다운 아웃도어란 사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정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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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남자, 캠핑을 말하다

[김산환의 캠핑폐인] 남자, 캠핑을 말하다

캠핑은 남자의 놀이다. 남자를 위한 소꿉장난이다. 스포츠카나 할리데이비슨에 열광하는 사나이 기질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남자는 캠핑을 갈 때마다 사냥을 나선 사자처럼 야생본능이 꿈틀거린다. 꼿꼿하게 일어선 사자의 갈기처럼 온몸의 감각이 곤두선다.캠핑은 자연에 집을 짓는 일이다. 텐트는 내 집처럼 아늑해야 하며, 집에서 필요한 것은 그곳에 있어야 한다. 그것을 만드는 일은 고스란히 남자의 몫이다. 때로 거친 자연과도 싸워야 한다.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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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캠핑] 식물원 옆 캠핑장, 동화 같은 캠핑을 꿈꾸다

[슬로캠핑] 식물원 옆 캠핑장, 동화 같은 캠핑을 꿈꾸다

푸릇푸릇 생명이 움틀 댄다. 꽁꽁 얼었던 대지가 걷히고 물렁물렁한 속살이 새싹을 품는다. 그 어디보다 빨리 봄의 전령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온갖 새생명을 잉태하는 식물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물원과 캠핑장, 그 오묘한 조화 봄을 빨리 맞이하겠다는 욕심에 식물원을 찾았지만 왠지 식물원과 캠핑장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기대 반, 의심 반의 마음으로 368번 지방도로를 지나 포천 갈월2리 마을길로 들어선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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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꿈꾸는 봄

[김산환의 캠핑폐인] 꿈꾸는 봄

나에게는 아들이 있다. 밤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아들이 있다. 녀석의 꿈은 공룡이 부활하는 것. 그리고 그 공룡과 함께 친구가 되어 더불어 사는 것이다. 아들을 위해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경남 고성의 상족암. 빨래판처럼 평평한 이곳의 해안가 바위에는 초식공룡의 거대한 발자국이 남아 있다. 그것을 기려 공룡박물관을 지었다. 그 곁에 아담한 캠핑장도 만들었다. 캠핑장 앞에는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번뜩이는 눈으로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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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캠핑] 포효하는 파도를 감싼 은빛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슬로캠핑] 포효하는 파도를 감싼 은빛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얼음 소리에 놀라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과연 지난 걸까. 동장군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우리땅 서쪽 바다의 움직임도 여전히 거세다. 변산반도의 은빛 모래가 으르렁 포효하는 바다에 한껏 몸을 움츠린다. 알려주기 아까운 고사포의 절경 전북 부안 고사포는 변산해수욕장에서 격포로 가는 해안선의 중간 지점에 있다.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양옆에 포진해 있지만 고사포는 인근 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선 해수욕장 입구부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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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강물 곁에 눕다

[김산환의 캠핑폐인] 강물 곁에 눕다

해마다 3월이 오면 강의 숨결이 그리워진다. 메마른 겨울을 나면서 야윌대로 야윈 강물의 숨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다시 봄이 왔다고, 강줄기가 이 땅의 튼실한 동맥이 되어 다시 힘찬 맥박을 뛰고 있다고 웅변하는 그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3월의 강은 숨결이 가늘다. 특히, 섬진강은 더욱 그렇다. 한강이나 낙동강처럼 큰 줄기가 아니라서 제 몸에 싣고 가는 강물도 적다. 때로 실개천이라 불러도 항변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가늘게 흐르기도 한다. 야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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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캠핑]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이 움터 나오다, 양주 씨알캠핑장

[슬로캠핑]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이 움터 나오다, 양주 씨알캠핑장

봄처녀의 비단치마가 나풀거린다. 지난 겨울 동장군이 유독 맹위를 떨쳤지만 봄의 입김은 막을 수 없다. 겨울 하늘이 마지막 눈을 게워 세상이 다시 새하얘져도 대지는 여기저기서 봄 내음을 풍긴다. ‘겨울과 봄 사이’ 씨앗이 움터 나오는 양주 씨알농장에 다녀왔다. 도시 속 자연농장, 저수지를 품다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여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널찍한 도로에 아파트 단지, 빠르게 오가는 차들. 이런 곳에 캠핑장이 있을까.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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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낡은 캠핑 장비를 꺼내며

[김산환의 캠핑폐인] 낡은 캠핑 장비를 꺼내며

서른 중반까지 나에게 가족은 없었다. 법적으로는 아내와 아이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내 인생에 끼어들 여지는 많지 않았다. 물론 나는 돈을 벌어왔고, 주말이면 유모차를 끌고 놀이공원을 다녔다. 처갓집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그러나 내 속에는 나만 있었다. 나의 꿈은 언제나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내 속에는 가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그리움만 가득 차 있었다. 2004년 1월.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아내와 아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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