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바 모터쇼에 올드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포르쉐AG는 1일(현지시간) 신차 파나메라S 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현장에서 신차를 공개하기 전에 포르쉐 믹스떼(Mixte)를 공개했다.
믹스떼는 1900년에 페르디난드 포르쉐가 만든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로 가솔린 엔진을 구동시켜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 전기를 이용해 바퀴가 움직이도록 만든 차다. 영상을 통해 당시 믹스떼의 혁신성을 강조하면서 차가 주행하는 모습을 등장시켰다. 이어 무대에 포르쉐 관계자들이 믹스떼를 몰고 등장해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펼쳐진 아우디 신차 프리젠테이션에서도 이색적인 방법으로 역사를 표현했다.
홍보 영상에서는 한 중년의 여성과 젊은 딸이 함께 등장한다. 중년의 여성은 아우디의 빨간색 신형 A3RS를 보더니 딸에게 키를 달라고 주책을 부린다. 딸이 못이기는척 키를 넘기자 중년 여성은 갑자기 돌변해 차를 과격하게 주행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젊은 딸은 이를 즐기는 표정이다. 경찰이 이 차량을 발견하고 차를 세우려 하지만, 여성 운전자가 WRC의 유일한 여성 우승자 미쉘무통(Michèle Mouton)임을 알아채고는 오히려 존경을 표하는 경례를 보낸다.
미쉘무통은 차를 귀신같이 몰며 굽이굽이 산길을 달린다. 그녀의 전성기에 아우디 랠리카를 타고 달리던 경기 장면이 오버랩된다. 잠시후 차를 세우더니 미쉘무통은 딸에게 "여전히 최고구나(Still best)"라 말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대위에 빨간색 A3가 달려나온다. 조금 전 화면에서 보던 미쉘무통과 그녀의 딸이 영상에서와 같은 옷을 입고 차안에 타고 있어서 마치 화면에서 튀어나온 듯 한 느낌이다. 기자들은 차량에 대한 축하와 그녀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 일제히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무대 뒤편에 올드카를 선보였다. 이태리 피아트도 40년대의 피아트 레이스카를 선보였다.
유럽 메이커들이 일제히 과거의 모습을 부각한 것은 역사와 전통을 통해 차량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국, 일본등 신흥 제조업체들이 독일차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면서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는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편, 포르쉐는 이번 모터쇼에 믹스떼를 내놓기 위해 부품 일부를 재생산해 당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주행하는 차를 재현해냈다. 믹스떼는 가솔린 엔진이 개발된 직후인 1800년에 만들어진 하이브리드카로 2011년 북미올해의 차로 선정된 시보레 볼트의 혁신적인 '레인지 익스텐더'와 최근 여러 제조사들이 연구중인 '휠 모터' 방식을 당시 이미 구현했다. 또 이 차는 세계 최초의 전륜구동 차량이기도 하다. 당시는 전륜구동의 필수 부품인 '등속조인트'가 개발되기 전이라서 구동축이 조향을 겸하도록 제작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