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자동차 엔진의 역사(상)…다빈치부터 엔초 페라리까지

[백과사전] 자동차 엔진의 역사(상)…다빈치부터 엔초 페라리까지

발행일 2012-03-12 08:50:08 김한용 기자

주유소에 갈때 마다 훌쩍 오른 기름값에 놀라곤 한다. 이게 다 땅 밑에 감춰진 기름을 태우는 엔진을 만든 탓이다. 누가 이런 엔진과 자동차를 만든 것일까. 다양한 자동차 엔진의 역사를 되돌아보도록 하자.

◆ 너도나도 '최초의 자동차'…진짜는 어떤 것?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광고를 보면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어 인류에게 선물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초의 자동차'가 무엇인가를 놓고 수많은 이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독일이 자동차를 처음 만들었다는 주장은 어쩌면 다소 과대 평가 돼 있는지도 모른다.

▲ 퀴뇨가 만든 최초의 증기자동차
사실 ‘자동차’라고 부를만한 물건을 처음 만든 것은 1769년 프랑스인 니콜라 퀴뇨에 의해서다. 퀴뇨는 증기기관을 개조해 사람이 탈 수 있는 3륜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증기 기관의 특성상 무겁고, 방향을 전환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사고도 잦았다는 기록이 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
최초의 동력 자동차를 만든 것은 그보다 앞선다. 지금으로부터 530년전인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다. 그가 만든 것은 태엽을 이용한 자동차였다. 당시 그가 직접 만든 차체는 비록 지금 존재하지 않지만, 최근의 연구진들이 그의 설계도 스케치를 통해 차를 만들어 본 결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더구나 다빈치는 1509년에는 내연기관 엔진의 설계도를 그려내 근대 엔진을 만드는 근간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후세에는 그의 엔진을 현실화시킨 '레오나르도 기관'이 특허를 받기도 했다.

다빈치가 이 설계를 했을때는 미대륙이 처음 발견된 즈음이며, 로마가 멸망하는 시점이었다. 그런 시대에 그는 이미 자동차의 개념과 엔진의 개념까지 만들었다. 더구나 최초의 양수기를 만들었고, 비행기나 낙하산, 헬리콥터 등의 원리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까지 그려냈다. 다빈치는 외계인이거나 미래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요즘 '자동차(Automobile)'라면 흔히 내연기관 엔진을 달고 있는 탈 것을 뜻한다. 이 자동차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자동차용 엔진의 발명

벨기에의 에티엔트 르노와르는 1859년 처음으로 2행정 내연기관을 양산화했다. 땅속의 석탄 대신 석유를  동력으로 활용한 역사적 사건이다.

17년이 지난 1876년 니콜라우스 오토는 이를 토대로 효율이 우수한 4행정 가스 내연기관을 처음 실현해냈다. 이 엔진은 당시로선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오토(otto)'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오토의 엔진 특허는 독일 법원에서 특허 무효처분을 받게 돼 이후 누구나 오토의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오토는 고틀립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를 조수와 직원으로 두고 있었는데, 이들이  오토와 결별하고 유명한 '다임러 자동차회사'를 열게 된다.

▲ 최초의 내연기관 만든 니콜라스오토(좌), 그의 조수 고틀리프 다임러(중), 그의 경쟁자였던 카를벤츠(우)
당시 니콜라우스 오토는 이 내연기관을 우체국 기계 등을 동작하는데만 활용했다. 탈것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치 못했던 것이다.

그의 조수였던 고틀립 다임러는 1885년 동료 빌헬름 마이바흐와 함께 보조바퀴가 달린 2륜 탈 것, 요즘 기준으로 보면 오토바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제작했다. 다임러의 작업실은 작은 문을 통해 드나들어야 했는데 이 통로의 폭은 4륜 자동차가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았기 때문이다.
▲ 카를 벤츠의 최초의 3륜차.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센터에 의해 200대가 복원, 판매됐다.

이듬해 1886년 카를 벤츠는 3륜 휘발유 자동차를 만들게 된다. 다임러 또한 뒤질세라 같은해 4륜 자동차를 내놓으며 이에 맞섰지만 자동차에 대한 특허는 카를 벤츠가 앞서 따내게 됐다. 다임러는 생전에 특허를 비롯해 자존심까지 걸고 벤츠와 끊임없는 싸움을 거듭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다임러와 벤츠는 살아 생전 절대 만나지 않았을 만큼 앙숙이었지만 이들의 사후인 1926년, 두 회사는 다임러-벤츠(현 다임러AG)로 통합됐다.


▲ 고틀립 다임러가 만든 최초의 탈 것. 벤츠와 같은 해 발표됐지만 특허 출원이 늦었다.
1892년에는 루돌프 디젤이 압축 착화기관을 만들었다. 기존의 엔진은 점화플러그를 통해 불을 붙이는 방식이었지만 디젤 엔진은 압축을 통해 말 그대로 폭발을 시키는 방식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초의 디젤엔진은 디젤(경유)를 사용하지 않고 석탄가루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경유와 비슷한 연료를 이용한 것은 1900년의 세계박람회에서의 일이다. 당시 디젤은 땅콩 기름을 이용한 엔진을 선보였다. 말하자면 최초의 디젤엔진은 친환경적인 바이오 디젤을 연료로 한 셈이다.

당시 가솔린 엔진은 일부 호사가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정도였다면 보다 규모가 크고 고장이 없는 디젤엔진은 순식간에 산업을 뒤흔드는 혁명을 가져왔다. 당시 열차 기관차나 선박, 대형 장비, 발전소 등에 널리 사용되던 증기기관이 빠른 속도로 디젤엔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디젤엔진이 승용차에 사용되는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1970년대에 들어서다. 유럽에서는 최근 50% 가량의 차에 디젤엔진이 장착되고 있으며 이 숫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를 비롯한 미국 등에서도 주로 대형자동차나 오프로드 자동차 등에 사용됐지만 최근엔 높은 연비와 우수한 성능으로 그 수는 점차 늘고 있다.

증기자동차의 선전자동차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증기 자동차'다. 턱없이 낡은 기술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연기관 엔진이 등장하고도 오랜동안 증기기관이 자동차 역사를 함께 이끌었다. 가솔린 자동차를 처음 만든 칼 벤츠는 자신의 특허를 세계 시장, 특히 미국 시장에까지 진출 시켰다. 지금 같으면 특허를 회피해 차를 제작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는 포괄적인 특허가 허용돼 미국 자동차 회사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한 자동차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 스탠리 자동차회사의 증기 자동차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는 증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를 계속 발전시켰다. 더구나 증기기관은 당시 기술로는 내연 기관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효율을 갖고 있었으므로, 주행 속도면에서는 오히려 앞섰다.

증기기관이 발전하면서 버스나 승용차에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증기기관 자동차는 시속 60km를 넘는 속도로 주행할 수 있었다.

1897년에 스텐리 형제가 ‘스텐리 증기자동차회사’를 차린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어서다.

최근은 내연기관이 기본이지만, 친환경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로 인해 증기자동차와 유사한 외연기관이 차세대 동력원으로 재조명되기도 한다.

◆ 엔진의 발전…누구나 자동차를 살 수 있게

그동안 엔진은 모두 4행정 1기통이었다. 헨리포드는 최초로 2기통 엔진을 만들어냈고 1898년에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장차 포드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포드는 최초로 대량생산 방식을 도입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던 자동차를 실제 구입이 가능한 수준까지 가격을 끌어내렸다. 포드 모델T는 1500만대를 판매함으로써 베스트셀러가 됐다.

▲ 최초의 대량생산 자동차 포드T
당시까지도 대부분 엔진은 크랭크 샤프트를 돌리는 방식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 방식은 힘들기도 했지만 킥백(Kick Back)이라고 하는 엔진의 반발로 인해 샤프트를 돌리던 사람의 팔이 부러지게 되는 경우마저 흔했다. 찰스 케터링은 크랭크 샤프트를 돌려서 엔진 시동을 걸던 기존 방식을 개선해 전기 모터를 이용한 셀프 스타터를 개발했다. 이게 1912년의 일이다.

1920년대는 엔진의 배기량을 큰 폭으로 늘려가는게 기술의 과시였다. 더 큰 엔진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기술력을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직렬 6기통 8리터 엔진을 장착한 벤틀리 8리터 모델이 나오는가 하면, 192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알려진 부가티 타입 41 르와이얄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대공황으로 인해 이 같은 차들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30년대에는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토유니온(현재 아우디), 폭스바겐 타입1(딱정벌레차) 등이 등장했다. 엔초페라리에 의해 페라리의 전신인 Auto Avio Construzioni가 만들어진것도 이때다.

이후 세계 자동차 업계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2차 세계대전을 맞이하게 된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