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F1 영암경기장.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중 하나는 아직 아스팔트가 마르지 않아 비가 오면 문제가 크다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다행이도 그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은 경기장의 일부분은 2% 부족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래도 영암경기장 많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면모들은 모자란 2%를 차차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첫 째, 앞서 언급했듯 대한민국최초의 경기장이라는 것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인 F1에 눈을 뜨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둘 째, 반시계 방향의 코스이다. 영암경기장을 포함하여 터키, 싱가포르, 브라질, 아부다비는 세계에서 단 5개뿐인 반시계 방향의 코스이다. 반시계방향 드라이버들에게 낯선 경기장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을 일어나게 한다. 반시계 방향 코스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들은 보는 이들에게는 놀라움과 새로움을 선사하지만 드라이버들에게 자신의 적응력과 능력을 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셋 째, 세계최장직선 코스이다. 곡선 코스에서의 추월이나 미끄러짐은 아찔함과 스릴을 주지만 무엇보다도 F1의 가장 큰 매력은 광속이다. 이런 광속을 드라이버들이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직선코스는 F1의 노른자 코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른자 코스가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라는 것은 세계 F1 팬들에게 광속의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지게 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코스이다.
넷 째, 경기장에 한국을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암그랑프리의 BI도 태극의 문양에 그랑프리의 상징적인 체커기를 결합시켜 한국의 대표적인 상징을 녹여냈다. 또 한 경기장의 시상식장과 경기 종료선의 건축에도 태극기를 사용해 한국의 태극기를 경기장 전체에 나타내고 있다.

첫 해이기에 세계 3대 스포츠를 치러내기에 역부족인 모습들도 보이긴 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이번 영암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한국 모터스포츠의 절반을 이루어 낸 것이다. 여대생인 내가 영암경기장에서 본 것은 꿈에 그리던 F1, 그리고 한국 모터스포츠의 희망이었다. 지나간 말 많고 역부족이었던 모습에 주눅 들고 뒷말을 하기보다는 이제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차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서연 객원기자 via0110@nate.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