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오토살롱 가보니…튜닝 산업, 정부·제조사 나서야

도쿄오토살롱 가보니…튜닝 산업, 정부·제조사 나서야

발행일 2013-01-21 12:53:00 도쿄=김상영 기자

사실 1월의 도쿄는 서울에 비해 한결 따뜻했다. 쌀쌀한 바람이 불긴 했지만 영상이라 가벼운 차림으로 활동하기 좋았다. 그런데도 도쿄 사람들은 목도리를 꽁꽁 싸맨채 벌벌 떠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그들이 추위속에 도착한 곳은 마쿠하리메세. 그곳에서 펼쳐진 도쿄오토살롱의 열기는 내리쬐는 여름의 태양보다 뜨거웠다.

도쿄오토살롱은 올해도 일본 최대 전시장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렸다. 도쿄모터쇼가 규모를 축소해 오다이바의 빅사이트에서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세가 등등한 셈이다. 전시장 규모만해도 서울모터쇼가 열리는 킨텍스나 부산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에 비해 두세배는 족히 됐다.

사실 한국은 자동차 부품, 모터스포츠, 튜닝용품의 불모지라 할 수 있다. 이들을 전시하는 ‘서울오토살롱’도 아주 작은 전시회로, 일반인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일본인들의 튜닝에 대한 열광은 생소하다.

▲ 2013 도쿄오토살롱 현장

◆ 일본의 오토살롱, 완성차 업체가 앞장서

일본 튜닝업체들의 분위기는 우리와 사뭇 달랐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 닛산 니즈모, 혼다 무겐 등이 메인부스에 자리했고 바디킷, 머플러, 타이어 및 휠, 서스펜션, 오디오, 차량용 필름 및 LED 등 1100여개의 다양한 부품업체가 참가했다.

일본의 자동차 튜닝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20조원으로 매우 활성화돼있다. 일본의 한 중소 머플러 튜닝업체의 연간 수익만 해도 20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국내서 가장 유명한 튜닝 머플러 업체의 연간 수익이 약 4억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다.

▲ 닛산 니즈모 패키지가 적용된 전기차 리프

특히, 자동차 제조사가 앞장서 튜닝 산업을 이끌어 가는 점이 고무적이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대표적인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는 독자적인 모터스포츠 및 튜닝 브랜드를 갖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차량을 갖고 싶어 하는 욕구를 직접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부품을 구매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고, 튜닝 부품에 대한 애프터서비스까지 손쉽게 받을 수 있다.

▲ 도요타가 직접 내놓은 86 튜닝 부품

반응은 뜨겁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튜닝 부품은 차량 개발 초기단계부터 깊이 관여해 완성도가 높다. 또 모터스포츠에서 활약도 중요하다. 이른바 '팬심'이 크게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의 유니폼이나 모자를 사는 것과 비슷하다.

◆ 중소 업체가 살아남는 법…더욱 새롭고 독특하게

일본은 자동차 제조사가 튜닝 산업 깊숙이 관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소업체의 밥그릇이 빼앗기는 일은 드물다. 오히려 일부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는 제조사 튜닝에 비해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일본 도쿄의 중심가만 가도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할 패션을 소화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 도쿄오토살롱에는 초대된 손님만 받는 배짱 좋은 중소업체도 있다

일본의 중소 튜닝 업체는 제조사에 뒤지지 않기 위해 더욱 새롭고 독특한 튜닝 제품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작은 부분까지 고려해 제품을 만든다. 조금 유별난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층이 워낙 넓기 때문에 수요는 끊이지 않는다.

▲ 브레이크 관련 부품 업체가 전시한 제품

또 하나 자동차 튜닝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요인은 일본 정부가 장기적인 계획과 전폭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관련 법규가 명확하고 인증을 통과한 부품은 누구나 자유롭게 장착이 가능하다.

◆ 잠자고 있는 국내 튜닝 시장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자신만의 독특한 차량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단지 차를 꾸미고 부품을 바꾸는 것이 어려웠고 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해 ‘음지’에서 암암리로 튜닝이 행해져왔을 뿐이다.

국내에서는 불법개조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부품 하나를 바꿀 때도 차량의 설계도를 준비하고 환경 및 안전 규제 등 까다로운 검사와 인증을 비롯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불법은 아니지만 개인이나 중소업체에서도 쉽게 손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 튜닝 시장의 잠재력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합법화를 위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 국내 중소 업체로는 유일하게 도쿄오토살롱에 참가한 '피코사운드'

정부부처와 경찰, 관련업계 등으로 구성된 튜닝태스크포스(TF)의 지휘를 맡고 있는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지난해 “국토부가 올 상반기(2012년)에 자동차 구조변경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틀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19대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과 함께 6개월간의 시범 적용 기간을 거치면 2013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튜닝산업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도 튜닝 시장을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곤 있다. 현대차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를 론칭했고 르노삼성차도 일부 차종에 한해 전용 바디킷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범위가 좁고 다양성이 적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튜닝 산업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튜닝시장은 현재 연간 7천억원 수준이지만 합법화할 경우 연간 3∼5조원 수준으로 성장하고, 연간 고용창출도 5∼6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