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3세인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48년을 거주하면서 30년여 동안 다수의 클래식카(고전적인 자동차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1960년대 이전의 자동차’를 말함)를 보유하고, 일본의 수많은 클래식카 동호인들과 함께 활동해온 자동차 마니아입니다. 이에, 한국에도 클래식카문화를 전달해보려는 생각에 2년 전부터 일본과 한국을 수시로 왕래하면서 한국의 자동차 마니아들과 자동차 기자 분들을 만나서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정리하여 이렇게 기고해 봅니다.
외국에 나가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쌍둥이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외국인들의 눈에는 양국이 옛날부터 교류가 활발하고 지리적 위치나 생활 환경이 비슷해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재일교포3세인 제 목적은 순수하게 한국에서 클래식 자동차 문화를 넓혀가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아직 한국에는 클래식카 문화가 없기 때문에 자동차문화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자동차문화, 그 이전의 궁금증이 생겨서 기고를 결심하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제 한국은 세계 톱클래스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요. 자동차 분야에서도 그런데요.
제가 가지게 된 첫 번째 의문은 한국은 국민소득이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치면서, 자동차 기자들은 "왜? 정작 한국국민들이 당장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경차나 소형차는 외면하고 비싼 수입고급차에 대해만 이야기를 하고 있고 있는가?"와 "왜? 다수의자동차기자들은 왜 자국 메이커를 외면하는가?"입니다.
저는 업무적으로 많은 나라의 기자들과 교류를 해왔지만, 세계 어느 나라 기자와 이야기 해봐도 한국의 기자들처럼 유별나게 자국의 메이커를 부정 하는 기자들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보통 외국의 자동차 기자들은 "자국의 메이커가 몇 가지 부분만 개선하면 괜찮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한국기자들은 "국산메이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쓸데없다"고까지 이야기하기도 하더군요.
제가 왜 "수입고급차에 집중합니까?"라고 물으면 많은 기자들은 “국민성”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즉, 전후의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한국인들이 중대형차를 좋아 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그렇게 대형 차량이 좋다고 하는 분들에게 묻습니다. 그럼 GM의 자동차들은 어떤가요? 점유율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또. 일부 기자 분들은 한국의 길이 충분히 넓어졌고 고속도로가 발전하고 있어서 큰 차를 타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을 주장하시기도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이 것 역시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중요한 것은 도로가 넓기 때문에 중형, 대형 차량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구입하려는 사람의 소득에 따라 필요성이 높은 차량이 무엇이냐는 생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실제로 주요 도로는 넓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면도로에서 정체가 얼마나 심하고,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까?
또, 어떤 분들은 자동차는 허영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주시던데요. 이는 마치 일본의 30~40년 전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일본엔 TOYOTA의 크라운이란 대형 차량이 있었는데요. "언젠가는 크라운을 타고 말꺼야~"라는 유행어가 있었을 만큼 자동차가 성공한 사람을 대표하던 시절이 약 40년 전의 일본입니다. 그런 모습이 바로, 지금의 한국 아닌가요?
물론 일반소비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자동차기자님들은 한발 더 앞을 봐야 하는데, 다수의 자동차기자들이 아직도 일반소비자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자동차 매체의 목적과 역할에 따라서,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자동차 매체들은 자동차시장을 육성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자동차 시장의 육성이란 “자동차 시장 육성”과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육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국 메이커를 비판하는 것뿐 아니라 육성하는 기사도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지금의 자동차 매체들을 보면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일부 부유층만을 위한 기사만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동차 기자들이 클래식카를 모르는 것이 그런 기사를 쓰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어, 포르쉐의 경우 356으로 시작해서, 75 연식 까지 911,912이 나왔고. 지금 케이맨도 914의 개발 모델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이런 포르쉐 본래의 흐름이나 특징을 모른다면, 슈퍼 승용차로서의 파나메라를 평가할 수는 있어도, 포르쉐라는 자동차브랜드를 이야기하기라고 어렵다는 것입니다. 포르쉐가 왜 스포츠카가 되었는지에 대한 가치관을 담은 기사는 지금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단지, 현재의 포르쉐라는 이름의 자동차에 대한 기사밖에 없죠.
▲ 포르쉐 356
▲ 포르쉐 파나메라S e-하이브리드
왜 포르쉐인가? 라는 브랜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파나메라의 홍보 기사를 쓰는 것이 자동차 전문기자 기자라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인가요? 물론, 포르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 최근에는 재규어 F 타입, 마세라티 기블리. 등등이 다 그렇지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자국브랜드에서 이렇다할 경차나 소형차가 생산되지 않으면, 더욱 더 자국 메이커에게 경차와 소형차가 생산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기사가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일본이 지금 세계에서 유례없는 자동차 산업 국가가 된 것은 항상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차를 기업이 개발할 수 있도록 호소하던 일부 자동차 기자의 기사에도 원인도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자동차 기자들이 애국심이란 기본적인 마인드와 저널리즘을 함께 마주하면 국민들이 원하는 차를 생산해 달라는 주장과 같은 , 메이커에 소비자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역할은 의미 없다고 느끼면서 기자 자신도 구입할 수없는 차에 대한 기사만을 쓰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많은 한국의 자동차기자들이 자국 메이커가 마케팅을 잘 못하고 소비자를 무시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럴수록, 메이커가 잘할 수 있도록, 알 수 있도록 비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본 자동차기자들은 국내에 먼저 관심을 가지고 국민의 생활을 위해 차를 만들어 달라고 자동차 기자들이 비판하고, 요구를 했지만, 한국의 기자들은 자국 메이커인데 국민 생활을 무시하고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둔 채로, 부족한 차량을 국민에게 판매한다고만 이야기합니다. 그래가지고야 어떻게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차량 만들기가 가능할까요?
첨언하자면, 자본 비율상으로 이미 외국기업이 되어버린 메이커들도 큰 문제입니다. 외형적으로는 자국 기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는 모기업과 본질은 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자본을 끌어드리면 파산은 면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고, 자국 브랜드가 납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또, 실제로 자동차를 차를 구매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드라이빙 테크닉에 300,400,500 마력의 차가 필요한 것일까요? 일본에는 선데이 레이스란 일반인이 참가하는 이벤트가 있는데요, 그 이벤트에 참가를 해보니, 마력이 작은 엔진으로 한계 속도에서 즐기는 것과 자신이 컨트롤 불가능한 수백 마력에서 스피드 감을 마비된 상태로 즐기는 쪽,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는 쉽게 알게 되더군요.
그런데, 자동차기자들은 수백 마력의 자동차 연비를 알리거나 짧은시내주행과, 잠깐의 고속도로주행만을 통해서 그 자동차의 무엇을 전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눈길에서 4WD 스포츠카의 성능을 기사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관심있는 것은 그 것이 아니지요. 서울의 거리에 눈이 쌓여 눈길에서 스포츠 주행을 하는 차량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2억 원이 넘는 4WD 스포츠카보다는 4000 만 원대의 4WD 승용차의 눈길 주행 쪽이 일반 사용자에게 관심이 높을 것이라 왜 생각하지 못할까요?
최근, 일본에서 혼다도 어코드와 피트를 비슷한 시기에 발표했지만, 어코드가 1 개월에 수천 대 밖에 팔리지 않는 반면 피트는 최소 1 만 5000 대, 도요타의 아쿠아는 2~3 만대가 팔렸습니다.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일본조차도 경차, 소형차가 주력 상품으로 각 메이커를 대표하는 차량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메이커는 약 60년, 소비자의 그 목소리들을 메이커에 전하는 모터 저널리스트들에 의해서 성장한 것도 사실이고, 그런 모습이 자동차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이고, 진정한 애국심이 아닐까요?
하지만 슬프게도 한국의 자동차 기자중 누구에게도 그런 생각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들 입을 모아서 “경차와 소형차는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지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메이커 측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문제도 바로 잡는 것이 모터 저널리스트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클래식카 문화를 알리고자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지만, 그 기본은 즐거운 자동차 생활을 하자는 데에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클래식카 문화는 지금의 한국의 자동차역사로만은 시작하기 쉽지 않은 문화입니다, 그래서,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클래식카 문화도 결국은 수입차에 의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므로, 오히려 국민 사용자에 소득에 큰 부담으로 직결로 연결된다는 의견으로 되돌아오더군요.
올해의 2013 서울 모터쇼가 끝나고 나서, 몇몇 기자들에게서도 좀 더 다양한 경차와 소형차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물론, 이럴 경우, 시판되지 않는 차량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없으므로, 제조업체에 호소하기 위해서라도 대신에 일본에서의 시승 평가를 통해서, 한국에 맞는 스타일의 경차 소형차의 제안 기사를 써주시기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문제는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일본이 걸어온 50년의 자동차 문화는 한국국민의 의식이 달라진다면 10년이면 가능하다고 믿으므로, 이참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활동을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
여성왕씨는…….
일본에서 30년간 다양한 클래식카를 보유하며 클래식카 마니아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운전자들의 요청을 받아서, 일본에서 구입 가능한 클래식 카、올드 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성왕씨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980년대까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자동차의 탁월한 특징은 현 시대의 자동차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그 시대와 현재의 차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클래식카 문화가 한국에도 빨리 정착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