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C 시승기] 높은 완성도 아쉬운 세심함

[코란도C 시승기] 높은 완성도 아쉬운 세심함

발행일 2011-02-24 01:31:26 김한용 기자

"쌍용 코란도C는 현대기아차와 반대로 시트포지션을 높이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더했습니다"

이재완 쌍용차 부사장은 22일, 현대기아차가 투싼, 스포티지등 SUV 신차를 내놓으면서 차체를 낮추고 지나치게 여성적인 CUV로 만들고 있다며 쌍용차는 이와 반대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투' 전략에서 벗어나 코란도 특유의 남성적인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설명이었다.

과연 쌍용차가 현대기아차와 전혀 다른 차를 만들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실내 인테리어…남성적이면서 거칠어

과연 시트에 앉아보니 최근 현대기아차가 내놓는 소형 SUV의 느낌은 찾을 수 없었다. 운전석 시트가 높아서 정체된 도로에 섰을때 전면 시야가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경쟁모델에 비해 지상고(차체하부 높이)가 높은 것은 아니어서 험로 주파 능력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듯 했다.

실내는 남성적 취향이지만 약간 거친 느낌이었다. 운전대에서 시작해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를 이루는 각 플라스틱 부품은 질감이나 조립품질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었다. 내장 오디오 음질도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물론 예전 쌍용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향상 됐지만, 최근 현대기아차나 수입차 인테리어 수준은 따르지 못했다.

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 공간은 합격점을 줄 만 했다. 경쟁모델에 비해 축거(바퀴 앞뒤간 거리)가 10mm가량 길고 차체 높이(전고)를 20mm~40mm 높인 덕분인지 뒷좌석 무릎 공간도 더 넓은 느낌이 들었다. 경쟁모델은 승객이 약간 눕혀진 상태로 다리를 앞으로 뻗어 앉는 스타일이라면 이 차는 그보다는 약간 정자세로 앉게되는 느낌이었다.

◆주행성능 강력하진 않아도…대체로 우수

엔진은 수치로 보면 대단한 수준이다. 181마력, 토크 36.7kg.m을 내는 엔진은 시보레 올란도에 장착된 2.0리터 디젤 엔진(161마력)에 비해 월등하고 현대기아차나 BMW의 디젤엔진 (184마력)에도 육박한다.

운전대를 꺾고 출발하며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ESP(전자자세제어장치)의 불이 연신 깜박였다. 바퀴를 미끄러뜨릴 정도로 엔진의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차의 4륜구동 시스템이 상시 4바퀴에 힘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평상시는 전륜에 힘이 상당부분 전달되고 필요한 경우 후륜으로 절반가량 힘을 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쌍용차 측은 이 차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속 100km로 정속 주행시 경쟁모델에 비해 소음이 적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행 느낌은 그다지 정숙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노면 소음은 적게 들리는 듯 했지만, 공회전이나 가속시 엔진 소음은 경쟁모델에 비해 심했다.

자동 변속기는 최근 중국에 피인수된 호주DSI의 제품인데, 부드럽긴 하지만 동력 전달의 직결감은 떨어졌다. 감속중 변속되는 시점도 의외여서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하지 못한 듯 했다.

엔진성능은 경쟁 차종보다 약간 부족할 뿐이었지만 차체 무게가 140kg이상 무거운데다 변속기 록업(직결)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가속감이 더디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시속 140km 이상에선 가속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경쟁모델에 비해 시트 포지션이 높은 만큼 코너를 접어들기 전엔 약간 걱정됐다. 하지만 일단 코너에 들어서니 기울어짐이 크지 않고 노면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우수한 편이었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차가 아니라 패밀리카로서 이 정도 주행 성능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란도C '옵션' 자세히 살펴야

조수석에 앉아 시트 조작을 하면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운전석은 전동시트였지만 조수석 시트는 수동이었기 때문이다.

시승차는 '코란도C 클래시 럭셔리 모델'(2735만원)에 AWD(180만원),7인치 내비게이션(130만원)을 더해 3045만원에 달하는 차다. 경쟁차종인 현대 투싼ix(1870~3011만원)나 스포티지(1855~3000만원)의 상급모델보다 비싸다. 사실 수입차인 혼다 CR-V나 도요타 RAV4 2륜구동모델과 맞먹는 동급 최고 가격이다. 이 가격의 차가 유용한 기능인 조수석 전동시트를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니 안타까웠다.

또, 타사에서 기본으로 장착하는 사이드&커튼에어백(60만원),엑티브헤드레스트 등 안전장비가 옵션으로 빠져있는 점도 의외다. 요즘 소비자들의 선호옵션인 가죽시트도 최상급(클래시)에다 별도 패키지를 더해야만 장착된다.

쌍용차 측이 '동급 최고연비'라고 밝힌 17.6km/l의 연비는 '기본형(chic모델)'에 수동변속기 기준이다. 자동변속기 연비는 15.0km/l(1등급)라고 밝혔는데 이는 또 '기본형(chic모델)'에만 해당하는 연비고, 나머지 모델은 모두 14.6km/l로 2등급이다. '기본형'은 나머지 차종에 비해 많게는 100kg이나 가볍다. 어찌된 일인가 자세히 살펴보니 '기본형'은 모든 내외장 악세서리 부품을 다 떼고 에어컨은 아예 장착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이는 실제 판매용이라기 보다 연비 측정용으로 만들어진 차로 보였다. 자동변속기에 4륜구동을 장착한 차의 연비는 13.1km/l로 국산차 수입차를 통틀어 동급에서 가장 뒤떨어진다.

코란도C의 팜플렛은 유독 잘못된 정보를 얻기 쉽게 만들어져있다. 영업소에 가기 전에 옵션 먼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겠다.

◆아쉬움 남지만…남성적 스타일, 넓은 실내공간이 포인트

약자를 응원하지만 돈은 강자에게 건다는 스포츠 격언이 있다. 최근 쌍용차가 겪은 어려움이 차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주저하게 만든다. 몇몇 기자들도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이만한 차를 내놨다면 훌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돈 3000만원을 내고 이 차를 사겠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코란도C가 처음 국내 도로에서 위장막을 씌우고 주행시험을 하던 2008년에는 경쟁모델에 비해 우월한 요소가 많았다. 그때 나왔어야 할 차가 3년 늦게 나온 느낌이다. 그동안 경쟁사들은 너무 강력한 경쟁상대들을 내놓고 말았다. 코란도C의 절대적인 가치는 큰 부족함이 없지만 막강한 경쟁 모델에 비해선 여러 부분에서 약간씩 미진하다. 쌍용차 이유일관리인은 "코란도C는 현대기아차 처럼 대량 생산을 통해 이익을 많이 남기는 차가 아니라 4점식 엔진 마운트와 밸런스샤프트 등 경쟁 업체에 비해 고급 부품을 많이 사용한 차"라고 강조했다.

코란도C의 'C'는 클래시(Classy;세련됨,고급스러움)의 약자라고 하는데 차의 성격은 정반대다. 부드럽고 세심한 이미지보다는 당당하고 남성적인 면이 더 부각돼 있었다. 달리기 성능 등 잘 갖춰진 기본기에 개성있는 SUV 스타일과 더 여유로운 실내공간이 필요한 소비자들을 위한 차였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