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BMW의 i를 바라보며…전기차 미래 놓쳐선 안된다

[기자수첩] BMW의 i를 바라보며…전기차 미래 놓쳐선 안된다

발행일 2011-08-10 15:01:58 김한용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BMW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i브랜드의 콘셉트카를 공식 발표했다. 하늘하늘해 보이는 투명한 문짝이 실제 차량에 구현될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대부분의 주요 기능은 모두 완성된 차량이다. 지난 2008년부터 예고됐던 메가시티비히클, 즉 'i브랜드'가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다.

BMW는 이 출시 행사를 위해 설치된 부스를 다음달 개최될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한번의 부스 설치로 일석이조의 부수적인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 경차 i3, 4륜구동 스포츠카 i8…전기차라면 독특해야

이날 선보인 i3는 전기모터를 통한 3.85m길이의 소형 승용차지만 엔진과 변속기 등이 없기 때문에 실내 공간은 경차에 비해 월등히 넓다. 여기 후륜구동 방식으로 170마력에 250Nm의 토크를 내는 모터를 장착했다. 특히 전기모터 특성상 초반 가속력이 일반 3.0리터 승용차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 알루미늄 차체와 카본 실내를 더해 무게는 1250kg으로, 무거운 배터리를 싣는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볍다. 그 결과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7.9초, 최고속도는 150km/h에 달한다.

항속 거리는 한번 충전으로 130-160km를 달리지만, 레인지익스텐더(Range Extender)라 불리는 발전기와 소형 엔진을 장착한 사양의 차는 기름을 태워서 충전하고, 이를 이용해 보다 먼 거리를 달릴 수도 있다. 삼성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생산한 배터리에 BMW가 제작한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240볼트 가정 전원으로 6시간만에 완전 충전이 되고, 급속 충전은 1시간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성능이 현재 등장한 전기차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다. i3의 예상 가격은 4만~4만5000유로(약6200만원~6977만원)로 동급 모델에 비해 2배 가량 비싸고, 미쓰비시 i MiEV등 동급 양산 전기차에 비해서 훨씬 비싸다.

이날 함께 공개된 i8은 '비전이피션트다이내믹스(Vision Efficient Dynamics)'라는 콘셉트카가 보다 발전한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스포츠카지만, 실은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뒷바퀴는 3기통 223마력의 미드십 직분사터보 엔진을 장착해 구동하고, 전륜은 130마력 전기모터의 힘으로 주행하는 4륜구동 방식이다. 이 두가지 구동방식이 합쳐져 353마력에 토크 550Nm을 낸다.

외관에서 봐도 걸윙도어를 갖춰 스타일이 걸출한 4인승 쿠페 차량이라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알루미늄차체로 인한 경량화로 인해 무게도 1480kg에 불과하다. 동급 차량에 비해 300kg이상 가벼워진 셈이다. 전기만을 이용한 항속거리는 35km고, 이후는 엔진을 이용해 달리면서 감속시 충전을 병행한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가동시키면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4.6초만에 이뤄지고 시속 25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연비는 유럽기준으로 37km/l에 달한다.

◆ 너무 비싼 전기차, '카쉐어링'에 적합

BMW는 독일의 렌트카회사와 함께 드라이브나우(Drive Now)라는 카쉐어링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카쉐어링이란 차를 빌려탄 후 미리 정해진 여러 정거장(Station) 중 아무곳에나 차를 버려두면 다른 사람이 그 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차가 필요한 사람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차를 찾고, 자신이 운행한 만큼의 요금만 내면 되는 방식이다. 아침에는 거주지에서 도심으로의 차량 이동 수요가 많고, 저녁에는 도심에서 거주지쪽으로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이같은 개념이 가능할 것으로 BMW측은 전망하고 있다.

카쉐어링을 위한 차량으로는 전기차가 가장 적합하다. 가솔린 엔진 대비 연료(전기)비용이 월등히 저렴한데다 연료주유(충전) 방법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솔린 차량을 주행하려면 필연적으로 주유소에 들어가야 하고 돌보는 사람이 없는 카쉐어링에서는 이 부분이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카쉐어링은 사업 특성상 하루에도 여러차례 정거장에 정차하게 되는데, 전기차는 이 때마다 충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주유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다. 전기차의 충전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낮아진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가솔린에 비해 매우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별도의 장소가 아니라 식당이나 사무실 주차장 등 곳곳에 전기차 정거장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전기차는 구조가 간단해 유지보수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

BMW의 i시리즈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구입하겠다고 나서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런 이유에서 '드라이브나우' 같은 카쉐어링을 주력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 우리의 전기차는 다른 방향?

현대차는 '블루온'이라는 브랜드로 전기차의 시험모델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는 BMW가 추구하는 i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 가솔린 차보다 모든 면에서 못하다는 점이다.

▲ 현대차가 만든 전기차 블루온

더 멀리 가지도 못하고 더 빠르지도 않다. 그렇다고 실내 공간이 넓은 것도 아니다. 엔진 소리가 조금 조용하다고 하지만, 방음수준이 낮은 소형차에 있어서는 엔진소리 외에도 시끄러운 요소가 많기 때문에 조용한 엔진도 별 장점이 되지 못한다.

전기 양산차로서 손색없는 기능을 갖췄지만, 지나치게 실용성만 추구하다보니 가솔린차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팔 수가 없다. 결국 정부 보조금이 얼마나 나와주느냐에 따라서 양산 계획이 좌우되는 상황이다.

BMW는 "지루한 차는 만들지 않는다"라는 철학으로 차를 만들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도 기존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BMW와 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들은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카쉐어링의 필요성에도 눈을 떴다.

따지고 보면 전기차도 결국 자동차고 그 중에서도 '비싼 자동차'에 속한다. 사고 싶어 밤새 안달하고 눈을 감아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핵심적인 요소를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들 지갑을 열기 어렵다. 또, 카쉐어링 등 전기차 보급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 또한 전기차를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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