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국내 누적관객수가 55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한지 한달이 다돼가지만 여전히 예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세계 흥행 수익은 7억3300만달러(약 8270억원)을 넘어섰다. 이 정도면 ‘배트맨 신드롬’이라고 불릴만하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캐릭터를 본 딴 티셔츠나 신발, 완구 등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열광하는 마니아들이 많은 만큼 영화에 등장하는 사소한 소품하나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는 이전 배트맨 시리즈와 같이 다양한 차량이 등장한다. 먼저, 배트맨인 브루스웨인이 가장 즐겨 타는 람보르기니. 전작에서 무르시엘라고 LP640를 박살낸 경험이 있는 그가 이번에 새로 구입한 차는 아벤타도르 LP700-4다. 하지만 이번에는 섹시한 여자 도둑이 차를 훔쳐 달아난다. 이 정도면 브루스웨인과 람보르기니는 궁합이 잘 안맞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집사는 웨인 저택에서 굴러다니는 또 다른 차로 브루스웨인을 모시는데, 이때 등장하는 차는 벤틀리 아나지. 브루스웨인은 워낙 널리 알려진 부자이기 때문에 이제 그가 타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다. 참고로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브루스웨인의 재산은 약 69억 달러(약 7조8246억원)다. 람보르기니든 페라리든 모든 차종을 색색별로 구입하고도 남는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통해 가장 수혜를 받을 자동차는 스바루 아웃백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스바루의 인지도 그리 높지 않아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등장 자체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악당들이 도시 곳곳에 설치한 폭탄이 터져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다. 미식축구 경기장이 가라앉고 모든 도로가 붕괴된다. 도로 위의 차들이 옴짝달싹 못할 때 혼자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차가 아웃백이다.

스바루 아웃백은 스바루의 중형세단 레거시를 기반으로 제작한 도심형 크로스오버다. 오프로드나 험로 보다는 일반적인 도로에서 잘 달리게끔 만들어진 차다. 하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서 정통 SUV 못지않은 오프로드 성능과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발휘한다. 스바루 아웃백의 출연은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깨알 같은 사실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미국 시장에서 스바루 레거시, 아웃백, 포레스터 등은 성능 좋으면서 잔고장 없는 차로 인기가 높다. 특히 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브랜드가 스바루다.

스바루는 독특한 박서엔진과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자신만의 확실한 색을 가진 몇 안되는 브랜드다. 몇몇 대형 브랜드가 스바루의 기술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크게 인정받고 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차를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다르겠지만 스바루는 국내에서 유독 인지도가 낮다. 국내에서는 좋은 자동차의 기준이 디자인과 마력, 토크 등 수치상 성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스바루의 진가가 표현되기 힘든 시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은 때마다 변하고 좋은 차는 언젠간 꼭 인정받기 마련이니 스바루의 미래는 어둡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