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울림 뱅가리에 대한 우려

[기자수첩] 어울림 뱅가리에 대한 우려

발행일 2013-01-18 14:24:46 김한용 기자

한국만큼 재미없는 자동차 시장도 드물다.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0%가 넘는 시장은 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 밖에 없는데, 자국 브랜드가 20여개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사실상 1개 회사가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 그러다보니 길에 다니는 차들을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런 시장에 어울림모터스 같은 작은 자동차 회사의 행보는 가뭄의 단비 같은 느낌이다.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어 네덜란드에 수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독특한 세그먼트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탈리아의 수작업 자동차 제조자들을 일컫는 말로 흔히 쓰이는 '까로체리아'나 영국의 '코치빌더'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어울림은 2인승 스피라 완전개조차를 모터스포츠에 투입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하는 등 바람직한 자동차 문화를 만드는 듯 했다.

어제는 여기에 한발 더 나가 4인승 스포츠카 '뱅가리'를 내놓는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기대를 했다.

▲ 어울림 뱅가리

그러나 참석한 기자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코엑스의 거대한 관을 빌려 여러 사람들을 불러모은데비해 차의 품질이 너무 조악했기 때문이다.

스티커로 대충 마무리한 부분이나 울퉁불퉁했던 도장 품질은 둘째로 치자. 뒷문은 코치도어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코치도어를 여닫기 위한 방법은 따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뒷좌석에 앉으면 스스로 차 문을 닫지 못하는 황당한 헤프닝도 연출됐다.

자세히 살펴보니 왼쪽 뒷문은 오른쪽 앞문을 그대로 거꾸로 붙이는 방법으로 만들어져 앞뒤 문짝이 완전 대칭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코치도어인데도 문이 작아 드나들기 불편했다.

차체의 길이는 무려 5미터60cm. 마이바흐에 육박하는 길이지만 실내는 어지간한 중형차 정도의 공간밖에 안나왔다.

시트는 레카루제 범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적용해서 좌우 독립식으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오디오나 리모컨, 선루프도 실제 동작되는게 아니고 임시로 붙어있었다. 아직도 에어백, VDC 같은 안전장비도 없었고, 충돌시험도 거치지 않았다. 어느모로 보나 제대로 판매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어울림 측에 따르면 일단은 연구시험용차량으로 임시번호판을 받았고 해외 반응을 봐서 국내 판매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행사장에는 쌩뚱맞은 광고판이 서 있었다. 이 차를 '유료 시승'한다는 광고다. 시승 가격표에 따르면 3시간 시승에 40만원을 받고 빌려준다고 했다. 웨딩카로도 이용 가능하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안전시험도 하지 않은 연구시험용 차를 일반인에게 돈 받고 빌려주겠다는 의미다.

기존차들에 비해 빠르거나, 럭셔리하거나, 가볍거나, 코너를 잘 돌거나. 그런 하나라도 있었어야 박수를 쳐 줄 수 있을텐데, 이 차는 차를 잘 만들고 못만들고를 떠나서 차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이나 경외심, 추구하는 방향 같은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실 어울림네트워크 등 어울림모터스의 관계사들은 코스닥에서 모두 상장 폐지됐고, 대표와 임원들은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고발 당한 상태다. 어느모로 보나 막대한 돈을 들여 신차 발표를 할 상황이 아니다. 이에 대해 묻자 '우리는 매년 수익이 나고 있는데, 초기 과도한 적자로 인한 장부상 적자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는 이해 안되는 답변을 했다.

이 날 완성되지 않은 차를 부랴부랴 내놓은 이유가 뭐였는지 모르겠으나 그 순수성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자동차 시장의 다양성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부디 소규모 제조사들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자동차를 경제적이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우수한 제품으로 성공하려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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