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기차에 기생하던 철도자동차 시대

[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기차에 기생하던 철도자동차 시대

총독부 철도국에서 장악했던 일제시대 자동차영업

발행일 2010-09-28 13:47:02 전영선

지금은 자동차교통이 철도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철도를 피해 기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으로 도로를 놓아 자동차 전용의 교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는 기차에 붙어먹고 사는 기생자동차에 불과했다. 이유는 물동량과 행객들의 교류가 전국적이 아니라 도시중심으로 교류하였고 경제와 기술의 낙후로 자동차전용 도로 닦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바로 교통의 대동맥 역할을 철도가 담당했다는 뜻이다.

이래서 일제시대의 자동차 운수업은 전국의 기차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적 발달에 불과 했다. 1920년대 후반부터 뻗어 나간 1급 국도도 대부분 부설하기 쉬운 철도변을 따라 전국으로 이어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따라서 자동차는 기차가 수송한 승객과 화물을 인근 지역으로, 인근 지역에서 행객과 화물을 기차에 전달하는 기차의 보조수단이었다.

▲ 1920년대초 지방역 기차,승합차

우리나라가 현대적인 교통혁명을 일으킨 것은 1899년 5월 서울 서대문과 청량리 간에 등장한 전차가 그 시발점이 된다. 이어 4개월 후인 9월에는 대량 수송수단인 기차가 처음으로 경인간에 나타나면서 1905년에는 경부선이, 1906년에는 경의선이, 1914년에는 호남선과 경원선이, 1928년에는 함경선이 각 각 개통되어 1960년대 말 고속도로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 나라 현대교통의 주역을 기차가 담당했다.

철도가 없던 시절, 부산에서 서울, 신의주에서 서울이나 청진에서 서울까지 도보로 15일 이상 걸리던 거리가 기차가 등장하면서 7~10시간이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어 육로교통의 혁명을 일으켰다.

일제시대에 개통됐던 모든 간선 철도들은 총독부의 철도국에서 관장하여 일본의 배만 불려주었다. 그런데 철도를 놓아 가면서 승객과 화물을 기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각 곳으로 연계시켜주는 문제가 골치 거리였다. 기차가 역마다 내려놓은 승객과 화물이 인근 목적지까지 가는데 많은 불편을 겪었다.

따라서 기차의 인기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짜낸 아이디어가 자동차를 투입하여 연계시킨다는 것이다. 이래서 우선 물동량이나 승객이 많은 역에다가 1915년부터 철도국에서 버스나 트럭을 투입하기 시작해 철도자동차가 탄생했다. 그런데 시내교통이 원활한 서울, 평양, 부산 등 대도시보다 지방 도시부터 시작했다.

▲ 1920년대말 전주역,버스

“예 간난아, 너 땡 잡았다.”

“무언데 그리 호들갑이냐 또‘”

“너 애간장 태우던 서울 간 낭군님 만나러 읍내 기차역까지 60리길 타달타달 걸어가지 않아도 편히 기차 타게 생겼다.”

“아이 이것아 개벽이라도 났냐, 무슨 넋두리가 그리도 기냐.”

“우리 마을에도 거 뭐냐 한꺼번에 사람 많이 태우는 노리아이(버스)가 아참 저녁 하루에 두 번씩 들어 와 기차역으로 냅다 달린다는 구나.”

이렇게 철도국 직속의 철도자동차가 각 역마다 생겨나자 재력이 있는 민간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기차의 수송량을 한정된 철도국 자동차가 다 수용할 수 없게 되자 민영 철도부속 자동차 영업이 1916년부터 각 지방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논밭을 팔아 한, 두 대의 자동차를 도입하여 역과 인근 마을사이의 화객수송을 연계하는 철도자동차시대가 개막됐다. 이래서 초기에는 철도기생자동차 신세로 지방의 자동차 영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민영 자동차영업이 발달하여 철도국자동차를 앞지르게 되자 호황을 누리는 민영 노선마다 차례로 수탈하여 철도국으로 편입시키는 바람에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1928년에는 최초로 순수 민간업자 보호단체인 조선자동차협회가 생겨났다.

전영선 소장 kacime@kornet.net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을 시승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아 카니발 디젤의 단종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대형 SUV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인승 이동시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기아는 카니발 부분변경(KA4 PE)을 지난 2023년 11월, 하이브리드는 12월 출시했다. 사전계약에서 90%의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며, 출고 대기가 1년을 넘어서기도 했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가 G90 쿠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X Gran coupe concept)의 실차 이미지와 영상을 추가로 공개해 주목된다. 이탈리아 동부 마르케 지역에서 촬영된 이번 콘텐츠를 통해 엑스 그란 쿠페가 단순히 목업 차량이 아닌, 실제로 구동계가 탑재된 실차임을 보여줘, 양산 가능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시 예고한 6개 모델 라인업에 '니어 럭셔리 스포츠 쿠페'를 포함하는 등 쿠페형 모델 출시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이후 2016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은 신형 실피(SYLPHY) 외관 디자인을 12일 공개했다. 신형 실피는 부분변경으로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풀사이즈 LED 라이트바와 독특하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 등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신형 실피는 내년 중국에 출시되며, 미국에서는 센트라로 판매된다. 실피는 닛산의 준중형 세단이다. 신형 실피는 4세대 부분변경으로 2026년 1분기 중국 시장에 투입된다. 실피는 미국에서 센트라로 판매되는데,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 K4, 혼다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메르세데스-AMG는 12일 AMG E53 에스테이트(Estate) 가격을 미국서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총 출력 612마력을 발휘하며,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이다. 국내에는 E53 세단이 출시됐는데, 에스테이트 출시는 미정이다. E53 에스테이트의 미국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로 BMW M5 투어링, 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는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Rally Raid Edition)을 11일 공개했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튜닝된 전용 서스펜션과 전용 휠 등을 탑재해 오프로드 성능이 강화됐다.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랜드크루저 팀이 다카르 랠리 양산차 부문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스페셜 모델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일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다. EX30 크로스컨트리는 EX30을 기반으로 오프로더 스타일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19mm 높아진 지상고를 통해 전통적인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428마력 듀얼 전기모터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1040W 사운드 장비는 주목된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4일 크로스컨트리 최초의 전기차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는 볼보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라인업으로, 스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르노코리아가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였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도입하고, 퓨어 화이트 그레이 인테리어가 추가됐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신규 내외장 컬러, 아웃도어 감성의 스페셜 에디션 에스카파드(escapade)를 함께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해 openR(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 바탕화면 내 공조장치 위젯 추가 등 UI를 개선했다. 동승자는 20가지 캐주얼 게임이 포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은 750S JC96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750S JC96 에디션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모델로 타이거 스프라이프 디자인을 특징으로 MSO 750S 전용 다운포스 키트(HDK)를 통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61대만 한정 생산된다. 750S JC96 에디션은 1996년 일본 그랜드 투어링카 챔피언십(JGTC)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맥라렌 F1 GTR에 경의를 표현하는 스페셜 모델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쿠페와 스파이더로 운영되는데, 199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은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 오픈톱 라인업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전용 디자인 요소로 고급감을 높였다. 각각 60대 한정 생산된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의 오픈톱 라인업을 의미하는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스턴마틴의 맞춤형 비스포크 서비스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제작했다. 각각 60대 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