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아직까지 F1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마지막 결승경기는 한국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인 8만 명이 운집했다는 영암경기장에서 직접 본 현장은 어떤 매력이 있었을까? TV중계로 볼 때와의 차이가 있다. 아마도 이런 차이를 기대했기에 직접 경기장을 찾았을 것이다.
24일 결승경기는 우천상황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었다. 약 1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동안 빨리 경기가 시작하기를 바라는 관중들과는 달리 드라이버들과 엔지니어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경기가 미뤄지는 만큼 컨디션이나 심리적인 압박감이 생겼을 만도 한데 그들은 가볍게 서킷을 산책하거나 초콜릿 바를 먹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르노 팀은 동료들끼리 사진을 찍기도 하며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스릴있는 속도감이나 엔진정비의 분주한 모습만 보이던 TV 중계와는 달리 현장이었기에 직접 볼 수 있었던 모습은 F1의 감춰진 이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중계카메라 보다 빨리 현장을 잡아낼 수 있던 것도 현장 속에 있는 관중이기에 즐길 수 있었던 우월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결승경기때 가장 최악의 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비탈리 페트로프선수의 사고 현장도 카메라보다 관중석에서 먼저 잡아내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모았다.
F1 중계 속에서는 머신의 스피드나 사고가 집중적으로 보여지지만 현장에서는 머신 이외의 또 다른 광속들이 있다. 관중의 시선도 여기에 포함이 될 것이며 24일 경기처럼 위험한 경기상황에서 머신을 이끼는 세이프티카 또 한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었다. 경기 중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 타이어 교체도 엄청난 속도로 진행된다. 불과 3-4초 사이에 이루어지는 타이어교체는 마법과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광속은 엔지니어 팀이다. 머신이 출발 후 경기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재빨리 피트로 복귀하여 제자리를 찾는 모습은 또 하나의 광속이었다.
F1 그 현장의 짜릿함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 국내 팬들은 내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 때까지도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정서연 객원기자 via0110@nate.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