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의 오토뮤지엄] 철도버스로 자동차 거부가 된 함흥의 방씨 형제

[전영선의 오토뮤지엄] 철도버스로 자동차 거부가 된 함흥의 방씨 형제

발행일 2010-11-09 11:58:58 전영선 소장

1920년대 초 함경도 함흥에서 광산업으로 큰돈을 번 북청 출신의 방의석, 예석 형제는 당시 붐을 일으키던 자동차영업에 뛰어 들었다. 형제는 사업을 성공시키는데 남다른 제주와 뱃장을 가진 터라 자동차사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4대의 자동차로 함흥역을 중심으로 계속 노선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40 여대의 자동차로 늘어났다. 당시로서는 경쟁자들이 놀랄 만큼 빠른 성장이었다. 이렇게 급 발전한데에는 그들만의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 1920년대중엽의 함흥역

“이보라우 김씨 아바이, 이리 좀 오라우.”

“예? 사장님 제가 무에 잘 못한거이 있습네까?

“잔말 말고 따라 오라우.” 차고 뒤로 방사장을 놀란 눈으로 따라간 운전수 김씨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내레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못한거이 없는데, 사장님 내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시오.”

“그거이 아니구, 겁 내지 말라우. 내레 김씨 아바이한테 큰 선물 하나 주갔서.”

“네, 선물이라 했시오?”

“그렇디. 김씨 내 다꾸시 가지굴랑 열심히 운전해서 돈 많이 벌어 주니께니 김씨 운전하는 다꾸시 그냥 주겠다는 거이야.“

“녜? 이 다꾸시를 저에게 공짜로 준다는 말씀이야요?.

“그렇다니께니, 내레 거짓말하는 것 보았네!”

“그거이 아니구, 꼭 홍두께 한테 얻어맞은 기분이라 그러는 거야요.”

“김씨 나 위해 열심히 일한 공으로 주는게야. 다른 운전수한테는 절대로 말 안하기야. 알갔어!”

“어이구 정말 고맙습네다 사장님, 이거이 생시가 꿈이가 모르겠구먼.”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내레 이 차 살 때 3천원 주지 않았갔어. 그냥 줄 수 없으니께니 그동안 굴린 값 1천5백원 제하고 나머지 1천 5백원만 내라우.”

“녜, 그냥 주시는게 아니구요?”

“당장에 갚으라는게 아니야. 매달 김씨 월급에서 조금씩 나누어 내라우. 차 값 다 갚을 때 까지 내 밑에서 열심히 일하믄 김씨 차가 되는거이야 알갔어!”

▲ 1930년대초 함흥방씨택시들

이렇게 방씨 형제는 회사를 늘리는 데는 도가 터서 당시로서는 감히 생각도 못했던 사내 모범사원 포상 제도까지 착안하여 운전수들이 열심히 돈 벌어 오도록 만들었다. 20년대 말에는 1백여 대로 늘어난 차에 1백20여명의 운전수들 중에는 요금 삥땅에다가 휘발유 팔아먹는 친구들이 계속 늘어 골치를 썩였다.

그러나 운전수들 중에 열심히 일하고 정직한 운전수들이 있으면 남 몰래 불러다가 이러한 사내 모범사원 포상제도로 돈 열심히 벌어주는 운전수들로 만들었으니 방씨의 재산은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좋은 뜻으로 본다면 오늘날 모범운전사제도의 효시가 된 셈이었으니, 예나 지금이나 택시업계에서 자주 야기되는 노사간의 불신을 해소하는 하나의 건전한 경영방법이기도 했다.

방씨는 실제로 이런 방법을 통해 20여대의 택시를 주었다는 후문이다. 1930년대 초에 와서 방씨의 포드택시는 1백60대로 늘어 나 함남 총 보유대수의 70%를 차지하리 만큼 이 지방 운수업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30년부터 조직된 민간업자 보호단체인 조선자동차협회 임원으로 선출되어 매달 한번씩 서울에서 회의가 열릴 때마다 나타나면 방사장 보다는 “어이, 조선의 포드왕 오셨오”하리만큼 동료 임원들 사이에서 `조선의 헨리 포드`가 그의 애칭으로 통했다.

전영선 소장 kacime@kornet.net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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