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경제공황 된서리로 혼줄 난 택시들

[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경제공황 된서리로 혼줄 난 택시들

발행일 2011-01-04 10:26:21 전영선 소장

한량들과 기생들 덕에 잘 나가던 택시들이 제1차 세계대전 후유증으로 생긴 20년대 초 세계적인 경제공황의 거센 파도는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밀려와 부자들이 돈주머니를 졸라매는 바람에 한동안 택시업계가 파리를 날린 적이 있었다.

▲ 1920년대 불경기에 발 묶인 택시

이 파동을 당하기 직전까지 대절택시 사업이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매일신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수년전부터 부랑탕자들이 기생들과 자동차타고 한강철교, 창경원, 장춘단공원 등으로 횡행하는 행락이 발동하야 이것이 시작된 후로는 차차 정도가 심하야 근래에 이르러서는 시내 각 자동차영업자들은 부랑탕자나 기생 아니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 밀접한 관계로 인하야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탕자들이요 찾는 것은 자동차분일진데, 재물에는 X광선만큼 밝은 자본가들은 서로 다투어 수 만원씩 투기하야 우후죽순같이 자동차부(自動車部; 자동차회사)를 설치하게 된 것이 근래에 이르러서는 경성내만 하여도 30여 군데나 되더라. 그리하여 4~5척의 자동차를 놓고 한 1시간에 6원씩 받고 세를 놓는데도 어찌나 주문이 답지하는지 얻어 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비록 대절한다 하여도 기계 좋고 자리 편한 자동차는 주문하기 어렵다더라. 더욱이 일요일 같은 날에는 자동차부를 모조리 뒤지더라도 병난 차밖에는 노는 차를 보지 못할 만큼 기세가 좋더니…⌟ 봄, 가을 성수기 때는 자동차들이 불이 나듯 불려나가자 업자들도 뱃장을 튕겼다. 즉 부자들도 3등급으로 나누어 돈 후하게 주는 갑부는 미제 최고급차인 컨닝험이나 비크를, 중급 세도가들에게는 시보레나 월리스를, 하급인 보통부자들은 싸구려차인 포드를 빌려주었다.

▲ 1920년대초 승객찾는 서울역 택시들

그런데 기고만장하던 택시업자들은 1920년 5월부터 불어 닥친 세계적인 경제대공항의 타격으로 시중에 돈이 바닥나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자 e자동차 찾는 주문이 뚝 끊어져 울상이 되고 말았다.
⌜수년전부터 그리도 세월이 좋던 경성의 대절자동차들이 요즘에는 어찌된 일인지 자동차주문에 불이 난 듯 하던 전화통이 잠잠하여진 이후로는 하루 두 세통씩 쓰던 휘발유가 며칠 전에 사다 놓은 것을 그 반통도 사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며, 혹시 때때로 낮잠 깨우는 전화가 온다하여도 알고 보면 외상 자동차 좀 태워달라는 간청뿐이라.

이러므로 그만 무슨 큰 수나 날듯이 논문서 밭문서를 앗김 없이 전당을 하여가며 만든 빚을 얻어 가지고는 일건 벌려 놓은 자동차부는 쓸데없이 사무원들의 장기 바둑판집이 되어가고, 머나먼 곳에서 거액의 운임을 들여 사 온 자동차는 부질없이 일없는 운전수들의 낮잠터가 되는 모양이더라.⌟ 이 경제공황여파는 그 후 1921년 중반부터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여 다시 대절 자동차는 호황을 누렸다.

전영선 소장 kacime@kornet.net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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