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주행 중 눈을 찌르는 강렬한 상향등 불빛에 당황한 적이 있을겁니다. 제 경우는 매일 한두번쯤 상향등 점등 차량을 마주치곤 하는데요. 이런 경우 신호대기 중 내려서 해당 차량 운전자에게 상향등이 켜졌다고 알려주곤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상향등이 켜진것을 모르거나 하향 전조등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모르는 운전자가 절반을 넘습니다. 왜 이런 운전자가 많은지 곰곰히 생각해 보면, 운전면허 교육 과정 탓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상향등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가급적 멀리, 그리고 밝게 비추도록 하는것이 그 목적입니다. 평상시 사용하면 앞 차는 사이드 미러와 룸미러 등으로 비춰지는 강한 조명 때문에 강렬한 서치라이트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듯 한 눈부심에 시달리게 됩니다. 당연히 주변 사물을 제대로 판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안전운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위는 이해를 돕기 위해 운전자 눈높이 정도에 카메라를 고정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사람눈도 카메라와 유사한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서, 강한 광원이 직접 눈에 비춰질 경우 동공이 좁아져 주변 사물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낮시간이라면 태양광이 밝기 때문에 피해가 덜하지만 전조등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 밤 시간이라면 운전에 위험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계기판의 알림/경고등이 대부분 노란색, 붉은색 계통으로 구성된 반면 상향등 표시는 유독 강렬한 파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운전자가 전면의 조명 상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계기판의 을 파란 불빛을 통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계기판 위에 하향등 점등 표시가 없는 차량은 많이 존재하지만, 상향등 점등 표시가 없는 차량은 단 한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차량에서 상향등은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를 앞으로 밀어 젖혔을 때 상향등이 고정 작동되고, 잡아 당겼을 때는 당기고 있는 동안만 상향등이 잠시 점등되었다가 하향등으로 전환됩니다. 간혹 상대 차량에 경고를 위해서 레버를 여러번 당겼다 놓았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자칫 힘을 많이 주는 경우 튕겨서 밀어 젖혀지며 상향등 고정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행중 실수로 상향등이 켜 졌는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계기판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주행중에는 무엇보다 전방 주시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전방 주시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요령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상향등이 켜져 있는 경우에는 본인 차량의 상하 흔들림에 맞추어 먼 곳의 도로표지판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거나, 운전자의 눈높이 보다 높은 사물들이 밝게 빛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조등 조작 레버나 계기판 등을 통해 상향등 점등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에 반드시 상향등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도 존재 합니다. 조명이 어두운 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경우, 본인의 차량이 주변 차량 대열에서 가장 앞에 있다면 반드시 상향등을 사용하여, 나와 내 뒤를 따르는 차량의 안전한 주행을 도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앙분리대를 넘어 맞은편 주행 차량의 라이트가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경우는 잠시 하향등으로 전환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맞은편 차량의 전조등 빛이 직접 확인이 가능한 경우라면 나의 상향등도 상대차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안개등이나 상향등의 경우, 다른 차량들에 의해 자기 자신이 불편한 만큼 나의 실수에 의해서도 같은 불편을 남들이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서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자동차는 순간의 판단 실수로도 생명을 좌우하는 살생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더불어 차량 정비소흘로 인하여 자신의 하향 전조등이 상향등 못지 않은 높이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계기판은 하향인데 상향등이 점등되고 있는 상태는 아닌지를 가끔 확인하는 것도 나와 타인을 위한 배려의 시작입니다.
조혁준 객원기자 skywolf@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