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골프 GTI, 재미를 추구한 드라이빙머신

[시승기] 골프 GTI, 재미를 추구한 드라이빙머신

발행일 2011-08-16 15:03:41 김상영 기자

“그냥 골프 아니야?”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여자친구가 GTI를 보고 퉁명스럽게 내던졌다. 자존심이 확 상해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보였다.  

“꺄아~”

외마디 비명 소리는 계속 됐지만 rpm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GTI의 우렁찬 목소리만 들린다.

◆ 골프의 탈을 쓴 스포츠카

자동차에 관심 없는 사람은 GTI가 해치백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할테지만 GTI의 무서움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GTI는 2.0리터 TSI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는 28.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그다지 놀라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국산 2.0리터 터보 엔진이 수치상으로는 더욱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2.0리터 터보차량과 GTI의 가장 큰 차이점은 DSG 자동변속기다. GTI에 장착된 DSG 자동변속기는 매우 민첩하고 똑똑하다.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의 기어단수를 콕콕 집어주는데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도 울고 갈 정도다. 변속타이밍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스티어링휠 뒤편에 위치한 앙증맞은 패들시프트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속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과격한 엔진소리와 함께 가벼운 휠스핀이 일어난다. 그리고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상체와 머리가 버킷시트에 바짝 달라붙는다. 기어가 변속될 때마다 엄청난 토크감이 느껴진다.

단단한 하체와 뛰어난 제동성능은 정교한 코너링을 가능케 한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와인딩을 가능하게 한다.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굉음 내며 달리는 기분은 매우 황홀하다. ‘내가 이렇게 운전을 잘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GTI, 오감을 만족시킨다

돌고래 같은 소리를 내며 기겁하는 탑승객이 있어 더욱 즐거운 GTI지만, 혼자서 드라이빙을 할 때도 운전자의 오감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골프와 차별화된 GTI만의 디자인이 시각을 만족시킨다. 레드라인이 그려진 라디에이터그릴과 공격적인 범퍼의 모습이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또한 LED 헤드램프는 아우디의 포스를 능가한다. 리볼버의 탄창을 연상시키는 18인치 휠과 그 사이로 보이는 붉은색 브레이크캘리퍼도 매력적이다.

실내는 매우 정갈하다. 정말 필요한 요소만 옹기종기 모았다. 6세대에 걸쳐 발전한 디자인이라 군더더기가 없다. 조작도 매우 단순해서 GTI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쉽게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실내에 붉은색 포인트를 준 것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손에 닿는 부분의 감촉도 뛰어나다. 딱딱한 가죽 버킷 시트는 몸을 잘 지탱해 줄 뿐 아니라 재질이나 마감도 훌륭하다. 특히 D컷스타일의 가죽 스티어링휠에서 느껴지는 촉감은 매우 우수하다. 물론, 그립감도 뛰어나다. 

청각을 만족시키기 위해 폭스바겐이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기어를 D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멀찌감치 엔진소리가 들려온다. 특징적인 모습은 없다. 하지만 기어를 S모드로 전환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우렁찬 엔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치 레이싱 경기에서나 들을 수 있는 날카롭고 단단한 엔진소리다. 이것은 엔진 옆에 장착된 사운드제네레이터라는 부품 덕인데, 실제보다는 과장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거부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기어변속을 할 때마다 ‘펑’하는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과격하게 차를 몰면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고 지면과의 마찰로 인해 고무 타는 냄새가 느껴진다. 바로 이 맛에 GTI를 타는 것이다.

◆ 승차감과 높은 가격은 생각하지 말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여자친구는 GTI의 판매가격이 4390만원이라는 소리에 다시 한 번 실신직전에 다다랐다.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GTI를 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가보다. 여자친구의 주장은 이랬다.

“덜컹덜컹 하는 승차감이랑 비행기 소리같은 자동차 소리는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어. 하지만 등받이를 수동으로 돌려서 조절하는 게 힘들어. 같은 수동방식이라도 레버를 당겨서 조작하는 방식이 편하잖아. 근데, 4천만원이면 국산 준대형차도 살 수 있지 않아?”
 
대꾸할 수가 없다. 사람에 따라 자동차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GTI를 가슴에 품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이런 불평이 귀에 들어올리 없다. GTI는 몇 개의 단점으로 흠잡을 수 없는 거대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
외관 = 8점 (기존 골프와 차별화두기 위한 노력이 엿보임)
실내 = 7점 (편의사양이 부족한 것은 단점)
성능 = 9점 (현존하는 최고의 전륜구동차량)
승차감 = 6점 (서스펜션은 달리기에 최적화 됨)
가격 대비 가치 = 7점 (4천만원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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