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308…"기름값이 오르든 말든"

[시승기] 푸조 308…"기름값이 오르든 말든"

발행일 2011-11-14 22:21:01 김상영 기자

요즘 시승차를 받으면 사방팔방으로 쏘다닌다. 사나흘의 시간동안 고속도로도 타보고 막히는 도심도 다니면서 차를 테스트하다보니 추가로 주유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푸조 308은 3일 내내 수백킬로의 도로를 엄청난 속도로 달렸음에도 기름이 반 이상 남았다.

▲ 푸조 308

◆ "연비 하나는 '갑(甲)'이네"

서울 성수동에서 차를 받고 인천으로 향했다. 토요일 오후라 서울 시내는 대형주차장이 돼버린 것만 같았다. 1시간 넘게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발목이 저릴 정도였다. 트립컴퓨터를 슬쩍 봤다. 연비는 리터당 20km가 넘었다. 약속시간에 늦어 S모드로 주행하고 스탑앤스타트 기능도 해제한 상태였다. 악조건에서도 공인연비에 근접한 연비가 나오는 것에 놀랐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대략 15km 정도다. 왕복으로 30km. 이 정도의 연비면 하루 기름값으로 3천원정도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중교통과 큰 차이가 없다. 조건만 잘 맞는다면 교통비가 더 적게 들수도 있다.

▲ 푸조 308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22.6km다

시승을 하는 동안 평균연비는 리터당 25km정도였다. 주로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주행해서 공인연비보다 높은 결과가 나왔다. 연비가 잘 나왔다고 자부했지만 푸조의 이번 연비왕 대회 우승자는 308로 리터당 51km가 나왔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지만 어쨌든 연비가 좋은 것은 확실하다.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의 연비는 매우 중요해졌다. 디자인, 성능을 떠나서 연비 하나만으로도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조 308은 연비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 쓰는 말로 하면 "연비가 갑"이다.

◆ 디젤차의 톡 쏘는 맛은 덜하다…울렁거림도 아쉬워

경제성에 많은 초점이 맞춰있어 손해 보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일단, 가속능력이 아쉽다.

▲ 디젤 특유의 톡 쏘는 맛은 덜하다

308에는 1.6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112마력, 최대토크는 27.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푸조 측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1.4초에 도달한다.

보통의 디젤차는 마력이 낮아도 톡톡 튀어나가는 토크감을 맛볼 수 있다. 308은 이런 면에서 다소 아쉽다. 제원상으로는 골프 블루모션보다 성능이 높은데 민첩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RPM만 먼저 상승하고 뒤늦게 속도가 붙는다. 즉각적인 반응이 부족한 점은 큰 단점이다.

▲ 기어 변속 시 울렁거림은 큰 단점이다

또 시속 100km가 넘어가면 속도가 매우 더디게 올라간다. 진동이 크지 않지만 풍절음이나 엔진소음은 귀에 거슬린다.

승차감도 불만 중에 하나다. 차를 반납할 때쯤 돼서야 변속기에 적응했다. 308에 장착된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시 울렁거림을 유발한다. 그 느낌이 웃어넘길 수준은 아니다. 기어 변속시 RPM이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그래서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가지 못한다. 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도 울렁거림이 심하게 느껴진다.

울렁거림을 줄이는 방법은 있다. 푸조의 MCP 변속기는 자동변속기보다 수동변속기와 구조적인 부분이 더 가깝다. 그래서 수동모드로 전환 후 기어변속을 할 때 가속페달에서 살짝 발을 떼 주면 울렁거림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 스티어링휠은 그립감이 매우 우수하다

308 운전석에 처음 앉아서 놀랐던 것은 기어 변속을 위한 패들시프트였다. 형태나 조작감이 매우 우수해 이 차에 달려있는 게 아깝다고까지 생각됐다. 하지만 변속기 성격을 파악하니 왜 패들시프트가 달려있는지 이해가 갔다.

◆ 수준급의 핸들링…다른 장점도 눈에 띄어

푸조 308은 가속성능에서 아쉬움이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잘 만들어진 차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티어링휠은 그립감도 매우 좋고 BMW를 능가할 정도로 묵직하다. 기어 변속을 위한 패들시프트는 생김새도 좋고 사용감도 매우 우수하다. 스티어링휠은 떼어가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났다.

▲ LED 주간 주행등이 장착됐다

핸들링도 전륜구동치고 날렵하다. 전륜구동으로 이처럼 날카로운 핸들링을 선사하는 차량은 흔치 않다. 하체도 단단하고 서스펜션도 쫀득쫀득한 느낌이어서 안정적이고 제동능력도 수준급이다. 오랜 기간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경험이 녹아든 듯하다. 출력이 조금 더 강하다면 재미있는 와인딩을 즐길 수도 있겠다.

▲ 전륜구동치고 날카로운 핸들링을 구사할 수 있다

색다른 특징도 있다. 천장을 온통 뒤덮은 파노라마 글라스루프다. 썬루프처럼 열리는 구조는 아니지만 개방감을 상당하다. 오픈카를 타고 있는 것처럼 햇빛이 들어온다. 차 안에서 비나 눈이 오는 하늘을 바라보거나 밤하늘의 별을 감상할 수 있는 낭만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매우 깔끔하다.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기능버튼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고 사용감도 괜찮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돼있다. 전방을 살피며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는 좋은 위치지만 미적인 부분에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마감 상태도 썩 좋지 못하다.

▲ 파노라믹 글라스루프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 해치백과 왜건…입맛대로 고르기

이전 모델에 비해 외관의 꽤 크게 변했다. 헤드램프는 크기가 줄어들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했다. 앞모습에서 귀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릴도 한층 얌전해졌다. LED 주간 주행등이 적용돼 존재감도 높아졌다.

해치백답게 화물 적재는 우수하다. 기본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넓고 뒷좌석까지 접으면 소형 냉장고 정도는 거뜬하게 들어갈 수준이다.

▲ 해치백답게 실용성이 높다

푸조 308은 해치백·왜건 두가지 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해치백보다 왜건이 길이나 휠베이스가 더 길다. 화물 적재에도 이점이 있다. 가격은 해치백 3190만원, 왜건 3390만원이다.

[푸조 308 기본 제원 및 평가]

전장×전폭×전고 : 4275×1815×1500mm
축거(휠베이스): 2610mm
윤거 앞/뒤 :1525mm/1520mm
차량중량 : 1350kg
연료탱크 : 60리터
트렁크용량 : 348~1398리터
엔진 : 1560cc 직렬 4기통 디젤
최고출력 : 112마력 @4000rpm
최대토크 : 27.5kg·m @1750rpm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크로스멤버
타이어 앞/뒤: 205/55R/16
연비 : 22.6km/ℓ
가격 : 3190~3390만원

외관 = 7점 (푸조 디자인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실내 = 6점 (소재나 마감이 값싸 보인다)
성능 = 6점 (연비, 핸들링은 발군이다)
승차감 = 5점 (민감한 사람은 울렁거림을 참기 힘들다)
가격 대비 가치 = 6점 (국산 해치백보다 나은 점을 찾기 힘들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을 시승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아 카니발 디젤의 단종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대형 SUV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인승 이동시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기아는 카니발 부분변경(KA4 PE)을 지난 2023년 11월, 하이브리드는 12월 출시했다. 사전계약에서 90%의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며, 출고 대기가 1년을 넘어서기도 했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가 G90 쿠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X Gran coupe concept)의 실차 이미지와 영상을 추가로 공개해 주목된다. 이탈리아 동부 마르케 지역에서 촬영된 이번 콘텐츠를 통해 엑스 그란 쿠페가 단순히 목업 차량이 아닌, 실제로 구동계가 탑재된 실차임을 보여줘, 양산 가능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시 예고한 6개 모델 라인업에 '니어 럭셔리 스포츠 쿠페'를 포함하는 등 쿠페형 모델 출시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이후 2016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은 신형 실피(SYLPHY) 외관 디자인을 12일 공개했다. 신형 실피는 부분변경으로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풀사이즈 LED 라이트바와 독특하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 등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신형 실피는 내년 중국에 출시되며, 미국에서는 센트라로 판매된다. 실피는 닛산의 준중형 세단이다. 신형 실피는 4세대 부분변경으로 2026년 1분기 중국 시장에 투입된다. 실피는 미국에서 센트라로 판매되는데,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 K4, 혼다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메르세데스-AMG는 12일 AMG E53 에스테이트(Estate) 가격을 미국서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총 출력 612마력을 발휘하며,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이다. 국내에는 E53 세단이 출시됐는데, 에스테이트 출시는 미정이다. E53 에스테이트의 미국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로 BMW M5 투어링, 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는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Rally Raid Edition)을 11일 공개했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튜닝된 전용 서스펜션과 전용 휠 등을 탑재해 오프로드 성능이 강화됐다.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랜드크루저 팀이 다카르 랠리 양산차 부문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스페셜 모델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일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다. EX30 크로스컨트리는 EX30을 기반으로 오프로더 스타일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19mm 높아진 지상고를 통해 전통적인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428마력 듀얼 전기모터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1040W 사운드 장비는 주목된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4일 크로스컨트리 최초의 전기차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는 볼보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라인업으로, 스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르노코리아가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였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도입하고, 퓨어 화이트 그레이 인테리어가 추가됐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신규 내외장 컬러, 아웃도어 감성의 스페셜 에디션 에스카파드(escapade)를 함께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해 openR(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 바탕화면 내 공조장치 위젯 추가 등 UI를 개선했다. 동승자는 20가지 캐주얼 게임이 포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은 750S JC96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750S JC96 에디션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모델로 타이거 스프라이프 디자인을 특징으로 MSO 750S 전용 다운포스 키트(HDK)를 통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61대만 한정 생산된다. 750S JC96 에디션은 1996년 일본 그랜드 투어링카 챔피언십(JGTC)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맥라렌 F1 GTR에 경의를 표현하는 스페셜 모델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쿠페와 스파이더로 운영되는데, 199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은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 오픈톱 라인업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전용 디자인 요소로 고급감을 높였다. 각각 60대 한정 생산된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의 오픈톱 라인업을 의미하는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스턴마틴의 맞춤형 비스포크 서비스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제작했다. 각각 60대 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