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큐브 1000km 시승기…비교 불가능한 '원조' 박스카

닛산 큐브 1000km 시승기…비교 불가능한 '원조' 박스카

발행일 2011-11-22 16:19:03 전승용 기자

3~4년전 큐브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 중고차 웹사이트를 뒤적이던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큐브는 국내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았지만 일명 '효리차'로 불리며 젊은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모았다. 우핸들 차량이라는 불편쯤은 이 차의 매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했다.

▲ 지난 8월 출시된 닛산 큐브

지난 8월, 드디어 큐브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그런데 신차의 반가움 보다는 '너무 늦게 출시된 것이 아난가?'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큐브는 국내 자동차 역사상 정식 수입 전 국내에 가장 많이 들어온 수입차일거다. 반대로 길에서 흔하게 보이는만큼 큐브 인기가 한물 간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큐브는 출시 이후 3달만에 118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5위권을 유지하는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연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박스카 큐브의 매력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약 1000km의 거리를 달리며 시승을 해봤다.

◆ 큐브, 천천히 달릴 때 빛나는 차 

마침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취재가 있어 큐브를 타고 서울에서 약 400km 떨어진 전남 영암으로 향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밟고 큐브의 주행 성능을 확인했다.

▲ 닛산 큐브의 저속 주행감은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저속구간에서의 큐브의 주행 성능은 부족함이 없다. 최고출력 120마력을 발휘하는 1.8리터급 4기통 DOHC 엔진은 무단자동변속기(CVT)와 결합돼 부드럽고 안정적인 가속력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핸들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지만, 조금 더 주행 해보니 오히려 적당한 탄성이 느껴졌다. 차체가 높아 코너에서의 쏠림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예상외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시속 120km가 넘는 속도에 이르자 완전히 다른 차로 바뀌었다. 부드럽던 가속력은 눈에 띄게 더뎌졌고, 속도를 올릴 수록 엔진소음과 풍절음, 노면소음이 매우 크게 들려 불안함이 느껴졌다. 고장난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급가속을 위해 가속폐달을 끝까지 밟아보았다. 엔진은 굉음을 내며 힘을 발휘하려고 했지만 속도계가 올라가는 것은 무척 느렸다. 고속주행에서는 엔진소리와 가속력이 따로인 것 같은 괴리감이 느껴져 아쉬웠다.

▲ 닛산 큐브의 고속주행 성능은 조금 아쉽다

그러나 고속 안정성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120km/h 이상의 고속주행에서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며 차량을 흔들어 봤지만 그리 큰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급커브 구간에서도 차체의 쏠림이 예상보다 적어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 닛산 큐브에는 1.8리터급 DOHC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20마력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큐브는 한눈에 봐도 고속 주행에 유리한 차는 아니다. 네모난 디자인 때문에 일반 차량에 비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 공차중량은 일반 준중형 차량에 비해 100kg가량 더 무거워 가속력도 좀 느리다. 게다가 큐브는 배기량에 비해 엔진 성능이 우수한 차도 아니어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모두 무리한 고속주행을 할 때 발생되는 문제일 뿐, 일반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큐브 디자인을 맡은 히로타다 쿠와하라가 “슈퍼카들은 빠른 속도에서 빛이 나지만, 큐브는 천천히 달릴 때 빛을 발하는 차”라고 말한 것이 조금 이해가 됐다.

◆ 달려도 막혀도 안정적인 주행연비 

서울에서 전남 영암까지 왕복하고, 주말에는 막히는 시내를 주행하는 등 총 1000km 가량을 달리며 틈틈히 연비를 체크했다. 공인 연비와 실 주행 연비가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큐브의 공인 연비와 비슷한 수준의 주행 연비는 놀랍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110km/h 사이로 주행을 할 때 큐브의 연비는 리터당 14.9km 수준으로 공인 연비인 14.6km/l를 조금 웃돌았다. 속도를 올려 120~180km/h 사이로 주행 했을 때도 13.2km/l 수준으로 만족스러웠다. 주말에 막히는 시내를 주행했을 때도 연비가 11.0km/l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800km, 시내 200km 등 총 1000km를 주행하고 나서의 연비는 12.34km/l로 나타났다.

◆ 원조 박스카 큐브…직접 보면 둥글둥글

큐브를 보면 묘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분명 네모나게 생긴 박스카인데 보면 볼수록 둥글둥글하다는 생각이들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체적인 모습은 네모나지만 모서리 부분을 둥그런 느낌으로 다듬었다. 또, 앞뒤 범퍼와 보닛, 휀더 등 대부분의 외관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각진 네모의 느낌보다 둥그런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안개등과, 사이드미러, 창틀까지도 모두 둥글둥글해 더욱 매력적이다.

▲ 큐브는 네모난 박스카임에도 불구하고 둥글둥글한 느낌이 든다

큐브에 적용된 비대칭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조수석 뒷자리의 C필러를 과감히 생략해 오른쪽 창문이 트렁크까지 쭉 연결된다. 이같은 비대칭 디자인도 매력적이지만 내부가 훤히 보이는 느낌도 독특하다. 마치 큐브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을 충분히 즐기라고 말하는 듯 했다. 

▲ 조수석 쪽 C필러를 삭제한 큐브의 비대칭 디자인은 트렁트를 밀고 당기게 만들었다

트렁크는 앞으로 잡아당기는 여닫이로 설계됐다. 이런 방식의 트렁크는 처음이어서 생소했지만 몇 번 사용해보니 위로 올리는 방식의 트렁크보다 짐을 넣고 뺄 때 편리했다. 마치 냉장고에서 물건을 넣고 빼는 기분이어서 여성과 노인들에게는 더욱 편리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동급 최대의 실내 공간…편의 사양은 아쉬워

큐브의 넓은 시야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큐브의 크기는 전장 3980mm, 전폭 1475mm로 국산 소형 해치백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고는 1690mm로 소형 SUV인 스포티지R 보다 55mm나 높다. 여기에 군더더기 없는 실내 인테리어와 C필러를 생략한 디자인으로 실내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얻었다.

▲ 닛산 큐브의 실내

무릎 공간도 다른 준중형급 모델에 비해 넓게 느껴졌다. 큐브의 휠베이스는 2530mm로 아반떼의 휠베이스인 2700에 비해 140mm 짧지만 체감 공간은 오히려 더 넉넉하다고 느껴졌다. 앞뒤 좌석 모두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었고, 뒷좌석 의자는 뒤로 젖혀져 편의에 따라 더욱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겉으로 봤을 때보다 넓어 보이는 실내, 짧은 휠베이스에 비해 더 넓은 공간 활용은 큐브에 어떤 마술을 부린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신기했다.

▲ 큐브의 하위트림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어 불편하다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지만 소박하다. 기본적으로 인테리어에 워낙 군더더기가 없어 깔끔하지만 전반적인 실내 품질이나 마감이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편의 사양도 아쉬움이 있었다. 시승한 1.8S 모델에는 내비게이션 및 오토라이트 기능 등이 제외됐으며, 상위 트림인 1.8SL 모델에도 안개등 및 시트 열선 기능이 제외됐다. 그러나 큐브에는 기본 모델에도 ABS, EBD, VDC, 어드밴스드에어백 등의 적용돼 안전 사양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 큐브의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수납 공간이 마련됐다

◆ 수입차 최고의 가격 경쟁력

큐브의 가격은 1.8S 모델이 2190만원, 1.8SL 모델이 249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수입차 중 가장 저렴하다. 이 가격은 몇년 전 인기를 끌던 큐브의 병행수입 가격보다도 저렴한 것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큐브를 출시하며 한국닛산의 켄지 나이토 대표는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 큐브는 조수석 C필러가 없어 실내 공간이 더 넓어보인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려다보니 큐브의 실내 인테리어 및 기타 편의 사양은 조금 부족한 수준이어서 일부 소비자들은 조금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큐브를 시승해보니 가격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아 이러한 서운함을 모두 잊게 만드는 매력적인 차였다. 또,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진 않았지만 하나하나 직접 꾸며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닛산 큐브]
외관 = 8.5점 (디자인 만으로도 사고 싶다)
실내 = 6.5점 (공간은 넓지만 계속 꾸며야 한다)
성능 = 5.5점 (저속에서는 부드럽지만 고속에서는 힘이 부족하다)
승차감 = 8점 (오랜 시간 운전해도 피곤함이 적다. 서스펜션도 만족스럽다)
가격 대비 가치 = 8.5점 (가격대비 만족도는 매우 높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픽업트럭 라인업을 4종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세일즈는 현대차 호주법인 CEO 돈 로마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가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와 경쟁할 래더 프레임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 시점은 2027년 중반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25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현재 북미시장에 판매중인 싼타크루즈 외에 바디 온 프레임(BoF)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까지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코리아가 플래그십 SUV 투아렉 오너의 라이프스타일 스토리와 철학을 담은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화보를 공개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투아렉 오너 클럽’은 오너와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활동으로 변호사, 마케팅 전문가, 신경외과 전문의, 기업인 등 자신만의 기준으로 리더의 삶을 살아가는 여섯 명의 오너들로 구성되었다. 오너 클럽의 첫번째 활동인 이번 화보는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본질의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캐딜락 수제차 셀레스틱,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인상

캐딜락 수제차 셀레스틱,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인상

캐딜락의 최상위 모델, 셀레스틱(CELESTIQ)의 시작 가격이 40만달러(5억7784만원)로 인상된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캐딜락은 2026년형 셀레스틱의 가격을 기존 34만달러(4억9116만원)에서 40만달러로 올리고, 글래스 루프 등 고급 사양을 기본화한다. 2026년형 셀레스틱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 루프가 표준으로 제공되며, 8년 동안 커넥티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한 구매 고객들을 위한 개인화 서비스를 간소화해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아우디 Q4 e-트론, IIHS 충돌 테스트에서 낙제점

아우디 Q4 e-트론, IIHS 충돌 테스트에서 낙제점

아우디의 최신 전기차, Q4 e-트론과 Q4 e-트론 스포트백이 IIHS 충돌 테스트에서 수준 이하의 점수로 탑 세이프티 픽 대상에서 제외됐다. IIHS에서 최근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Q4 e-트론은 2열 안전벨트의 구속력 미흡으로, 충돌시 2열 승객의 가슴에 심각한 부상이 가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2025 IIHS 테스트는 2열 승객에 대한 보호 기능을 통합해 40% 옵셋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런 평가는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정면 충돌하는 경우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그랜저 부분변경은 이런 모습, 전기차 디자인 미리보기

그랜저 부분변경은 이런 모습, 전기차 디자인 미리보기

현대차 그랜저 부분변경 기반의 전동화 모델 디자인이 일부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의 SDV 요소 중 하나인 플레오스 OS 스파이샷을 통해 공개된 그랜저 부분변경 전기차의 전면부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수평형 LED DRL의 디자인과 함께 헤드램프의 형상, 범퍼 디자인을 개선했다. 신형 그랜저의 전면부는 수평형 LED DRL의 변화로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데, 현행 모델이 스타리아와 유사한 느낌과는 다르다. 현행 모델의 4구형 LED 헤드램프는 제네시스 최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볼보,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온라인 한정 판매

볼보,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온라인 한정 판매

볼보자동차코리아(대표: 이윤모)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과 자연의 감성을 결합한 한정판 모델,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Forest Lake Edition)’을 10대 한정 출시하고, 오는 11월 11일 오전 10시부터 볼보자동차 디지털 숍을 통해 선착순 판매한다고 밝혔다.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판매가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6340만원으로, 구매 고객 전원에게 140만원 상당의 ‘루프탑 자전거 캐리어 패키지’를 함께 제공한다. 볼보자동차 디지

신차소식탑라이더뉴스팀 기자
기아, 英 모타빌리티와 PBV 보급 위한 업무협약 체결

기아, 英 모타빌리티와 PBV 보급 위한 업무협약 체결

기아는 지난 3일 기아 사옥(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기아 송호성 사장, 김상대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모타빌리티 앤드류 밀러(Andrew Miller) CEO, 다미안 오톤(Damian Oton) CCO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내 PBV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모타빌리티는 약 86만명의 고객과 약 3만5천대의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휠체어용 차량) 및 약 9만4천대의 EV 등을 보유 중이다. 이와 함께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전기차 콘셉트 모델 &lsqu

업계소식탑라이더뉴스팀 기자
볼보자동차, 쏘카와 'XC40 무료 시승 프로그램' 운영

볼보자동차, 쏘카와 'XC40 무료 시승 프로그램' 운영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쏘카와 손잡고 프리미엄 컴팩트 SUV XC40의 무료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시승 프로그램은 쏘카의 새로운 '시승하기' 서비스 공식 론칭에 맞춰 진행되는 첫 협업으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프리미엄 컴팩트 SUV인 XC40의 울트라를 지원한다. 쏘카 앱 내 '시승하기' 메뉴를 통해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응모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고객은 오는 11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1주일간 XC40의 무료 시승 기회를 제공받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보조금..2830만원 할인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보조금..2830만원 할인

마세라티(Maserati)가 올해 말까지 약 2달간 브랜드 자체 보조금을 통해 9천만원 대에 럭셔리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Grecale Folgore)를 구매할 수 있는 '에코 리워드'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브랜드 자체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 이탈리안 럭셔리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더 많은 고객에게 알리고, 국내 친환경차 시장 다변화 및 확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그레칼레 폴고레 신차를 구매할 경우, 기존 1억2730만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2830만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