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뉴 GS 시승기, "타보고도 믿기 힘든 도요타의 변화"

렉서스 뉴 GS 시승기, "타보고도 믿기 힘든 도요타의 변화"

발행일 2012-03-20 14:31:02 김한용 기자
"음.. 믿어지지 않는 정도다"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한 F1 서킷. 운전석에 앉은 한 선배는 GS350 F 스포트를 잠시 운전하더니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도 핸들의 반응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다고 했다. BMW나 벤츠와 비교했는데, 이 차만 유독 노면에 달라붙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설마 그렇게까지 대단할까. 운전석에 직접 앉아 시승을 해보기로 했다.

▲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렉서스 GS 350 F SPORT의 뒤로 메르세데스-벤츠 E300이 따라오고 있다.
◆ 완전히 새로운 렉서스. 새로운 디자인과 플랫폼

렉서스 GS는 새로운 디자인과 플랫폼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 차다. 렉서스 브랜드가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일본 본토에서도 이 차는 판매를 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당초 계획을 훌쩍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차에 앉자 마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차는 어떤 면으로 보나 그동안의 도요타나 렉서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감해진 겉모양은 물론, 실내 내장의 고급감도 기존 렉서스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이었다.

금속, 가죽, 우레탄이 절묘하게 둘러진 실내는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이다. 디자인이 과감하면서도 탁월해 '렉서스는 미국사람들이나 좋아할 차'라는 낡은 관념을 깨뜨리는데 충분했다. 운전석에서 왼발을 놓는 번쩍거리는 풋레스트는 이 차가 달리기 위한 차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센터터널이 넓고 다리 공간의 폭이 비교적 좁은데, 이는 스포츠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 렉서스 IS-F SPORT의 실내

출발하자마자 신형 GS의 주행 감성도 이전 렉서스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전 렉서스는 지나치게 조용하고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이 차는 배기음을 풍부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일부러 소리를 키우는 사운드 제너레이터까지 적용해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낸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GS350과 GS350 F 스포트(SPORT) 등 2개 모델이다. 렉서스는 여기에 BMW 528i와 메르세데스-벤츠 E300을 경쟁차로 가지고 왔다. 독일 최고의 세단과 다른 곳도 아니고 F1 서킷에서 직접 맞붙는다니, 도요타의 배짱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믿어지지 않는 핸들링…뒷바퀴를 꺾어?

급가속을 할 때 엔진 사운드는 렉서스 GS가 E300이나 528i에 비해 오히려 더 크고 강력한 느낌이다. 하지만 실제 가속 감각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를 몰았을 때 더 든든한 느낌이 들었고, 여전히 더 나은 인상을 받았다. 독일차 주행의 기분 좋은 느낌은 단순히 기술적이나 숫자로 앞선다고 해서 풀리는 문제가 아니고, 뭔가 미스터리한 영역인 듯 하다.

정말 놀라운 것은 GS350 F스포트의 핸들링이었다. 중형차로 믿어지지 않는 수준의 기민한 핸들 감각이다. BMW 528i나 벤츠 E300으로는 이와 비슷한 정도의 핸들링도 불가능할 정도였다.

GS350 F스포트는 운전대를 돌리면 앞바퀴와 동시에 뒷바퀴도 함께 조향을 한다. 렉서스는 이를 LDH(렉서스 다이내믹 핸들링 시스템)이라고 표현한다. 고속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저속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노면을 추종하는 능력을 크게 증가 시킨다. 그 효과가 대단해 고속에서 핸들을 돌려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 영암 서킷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렉서스 뉴 GS F 스포트의 뒷모습

LDH는 핸들을 급격하게 돌리는 상황, 즉 장애물 회피시에는 저속에서와 마찬가지로 핸들의 방향과 거꾸로 뒷바퀴를 꺾어 기민하게 회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기계식 4WS(4 Wheel Steering)와 달리 모든 것이 전자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같은 다양한 조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경쟁 브랜드 BMW에도 뒷바퀴를 꺾는 기능이 있긴하다. 7시리즈의 일부 모델에만 이 기능이 내장되는데, LDH와 비교하면 효과가 확연히 떨어진다.

GS350에는 이 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아 조향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 GS350은 벤츠 E300에 비하면 월등히 우수하고, BMW 528i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약간 부족한 정도다.

◆ 달려보니 장점과 아쉬움도

렉서스 GS는 호쾌한 가속감이나 강력한 사운드,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은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다. VDIM(전자자세제어장치)의 스위치를 꺼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노면과 엔진의 잔진동이 실내에 들어오는 수준만 놓고 보면 오히려 벤츠나 BMW쪽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잔진동의 느낌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더 안심하고 달릴 수 있게 해주는 느낌도 든다. 어느쪽을 선호하는지는 순전히 소비자의 취향 문제다.

주행모드는 조그셔틀을 돌려 노말, S, S+ 등 총 3가지로 선택 할 수 있다. S모드는 변속기 모드가 스포티하게 바뀌고, S+ 모드에서는 핸들의 특성과 서스펜션의 강도까지 바뀌게 된다.

S+ 모드라고는 하지만 BMW의 스포트+ 모드처럼 ESP의 동작을 줄여줘 뒷바퀴 미끄러짐을 약간씩 즐길 수 있게 하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안전한 상황에서 더 재미있게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 렉서스 GS 350이 영암 서킷을 달리고 있다

변속기는 총 6단 자동변속기로 경쟁 차종인 BMW가 8단 변속기를, 메르세데스-벤츠가 7단 변속기를  장착한 것에 비해 아쉬움도 있다. 연비가 떨어지고, 변속을 자주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렉서스는 일찌감치 렉서스 LS용으로 8단 변속기를 장착해왔지만, 무게가 다소 무겁다는 이유로 여기 장착되지는 못했다.

◆ 실내 공간, 뒷좌석에서도 만족할 듯

기존 렉서스 GS는 렉서스의 가장 고급스런 스포츠세단이면서도 정착 판매 포지션은 애매했다. ES에 비해 비싼 차이면서도 IS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실내 공간을 내놨기 때문이다.(GS는 IS와 플랫폼을 공유해왔다) 뒷좌석 공간의 부족과 주행성능의 아쉬움으 더해져 지난해 GS는 국내서 1년 내내 52대 밖에 팔리지 않은 비인기 차종이었다.

하지만 GS는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의 허리격인 '프리미엄 중형세단'이다. 즉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와 같은 존재다. 그러다 보니 렉서스가 세계적으로 다시 부활하려면 반드시 이 시장에서 성공해야한다는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차를 만든듯 하다. 그러다보니 이전의 GS와는 단 한가지도 공유하지 않고, 나사 하나까지 새롭게 개발했다는게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실제 실내 공간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이번 GS의 실내 공간은 뒷좌석에 앉아서도 무릎공간이 좁지 않고 차에 타고 내릴때 머리가 천장에 닿을 걱정 없는 수준이 됐다. 하지만 이날 경쟁한 독일 세단들에 비하면 머리공간은 좁은 편이다. 독일 세단들은 대체로 아시아권보다 키가 훨씬 큰 자국 국민들을 기준으로 차를 만들다보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 렉서스 GS 350이 영암 서킷을 달리고 있다.

달리는 느낌은 조금 과하다는 정도다. 이 정도라면 패밀리세단이라기 보다는 스포츠세단이라는 느낌으로 타게 된다. 타보지는 않았지만 GS250이라도 그리 스트레스 받지 않고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GS에 장착되는 2.5리터 엔진은 V6로 4기통 엔진이 장착된 528i에 비해 오히려 정숙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19인치 타이어보다 노면의 잔 충격도 훨씬 잘 흡수한다는 점에서 패밀리세단으로는 더 적합할 수도 있겠다.

렉서스 GS F 스포트 모델의 가격은 7730만원, GS350모델은 6580~7580만원이다. GS250은 5980만원이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