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시로코R…'공도의 레이싱카' 꿈꾼다

[시승기] 폭스바겐 시로코R…'공도의 레이싱카' 꿈꾼다

발행일 2012-10-26 16:19:30 김상영 기자

자동차마니아들이 열광하던 폭스바겐 시로코R이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 출시됐다. 이제야 '무늬만 고성능'이라는 허물을 벗을 수 있겠다. 혹시 시로코R을 기다리다 지쳐 시로코R라인을 선택한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너무 배 아파할 필요는 없다. 그저 출력만 높다고 '좋은 차'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 폭스바겐 시로코R

본격적인 스포츠쿠페를 표방하고 있는 폭스바겐 시로코R을 시승했다.

◆ 폭스바겐의 ‘얼굴마담’

외관은 시로코R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개등 대신 LED 주간주행등이 장착됐고 휠디자인, 트윈 머플러 정도가 다르다.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지 않는 이상 분간하기 힘들다. 

▲ 외관은 시로코R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로코는 CC와 함께 폭스바겐의 ‘얼굴마담’을 맡고 있는데 보는 이를 자극하는 디자인임은 분명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뛰게 할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에서나 느낄 법한 자극이다.

시로코R은 부릅뜬 눈과 꽉 다문 입술로 앙칼진 얼굴을 하고 있다. 바디 라인은 매끈하면서도 말 그대로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갔다. 은근히 근육질이여서 위압감도 느껴진다. 야무진 외관 디자인은 누구든 좋다 나쁘다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다.

▲ 호불호가 없을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는 높다

실내 디자인도 크게 바뀐 점은 없지만 레이싱카에서나 볼 법한 스포츠 버킷시트가 적용돼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다. 버킷시트만으로도 이 차의 성격을 확연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생김새와 달리 실제 앉았을 때의 만족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 스티어링휠, 알루미늄페달, 시인성이 우수한 계기반 등은 이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버킷시트와 썬루프가 장착된 것을 제외하면 실내 역시 시로코R라인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그나마 썬루프는 오픈은 안되고 틸트만 지원된다.

폭스바겐 특유의 정갈함이 묻어나는 실내지만, 화려한 외관과 조금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다. 좀 더 차별화를 뒀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계기판 바늘이 외관색과 같은 파란색인 점이 재미있다. 적당한 크기의 스티어링휠은 그립감도 좋고 밑부분이 평평하게 잘려있어 사용감도 우수하다. 스티어링휠 뒤편이 붙어있는 패들시프트는 사용감이나 내구성도 좋다.

▲ 계기반 바늘이 파란색인 점이 눈에 띈다

뒷좌석은 의외로 좁지 않다. 썬루프가 달려서 답답함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 하지만 장거리 탑승에 적합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나 체구가 작은 여성이라면 문제가 없을 듯 하다.

◆ 강력하고 강력하지만 시트포지션은 더 낮아져야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 문을 여니 큼지막한 버킷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중세시대의 갑옷 같이 단단함이 느껴지고 운전자를 안전하게 감싸줄 것만 같다. 일단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었다. 배기음이 골프 GTI보다 더 우렁차게 느껴진다.

▲ 인위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배기음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본격적으로 시승을 하기 위해 시트포지션을 조정하는데, 시트가 이상하다. 포지션이 너무 높다. 버킷시트가 달린 차 중에서 아마 가장 높은 듯 싶다(이보크는 제외다). 운전시야가 향상되는 것은 좋지만 도통 스포츠카의 느낌이 살지 않는다. 시트포지션이 높다보니 속도감도 덜하고 짜릿한 쾌감도 반감된다.   

▲ 보기엔 그럴싸한 버킷시트지만 시트포지션이 너무 높다

시로코R은 시동을 건 순간부터 시종일관 아드레날린을 발산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난폭함이 느껴질 정도로 달려 나간다. 빠르기도 빠르지만 청각을 자극하는 요소가 더해지기 때문에 운전 재미도 상승된다.

변속할 때마다 독특한 배기음이 느껴지며 운전자를 자극한다. 레이싱카에서나 들릴법한 소리다. 이 소리가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이게 '사운드 제너레이터' 장치를 통한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조금 실망스럽다. 과장된 소리는 쉽게 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랑카랑한 엔진소리는 역시 매력적이다.

▲ 엔진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자

엔진의 제원성능만 봐도 이 차가 빠르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거기에 변속기는 운전자의 마음을 꿰뚫어본다는 6단 DSG 변속기다. 어느 정도는 과속을 조장하는 변속기다. 힘껏 달리다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변속기는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유지한다. 마치 ‘왜 멈춰. 더 밟아’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한참이나 버티다 소식이 없으면 그제야 기어를 낮춘다. 

무게중심이 낮고 회전반경도 극히 좁아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는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출력이 센 전륜구동차는 보통 언더스티어가 극심하게 발생하는데 시로코R은 매우 안정적이다. 웬만해선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틀고 다시 가속하는 과정이 완벽하게 이어진다.

▲ 누구나 쉽게 와인딩을 즐길 수 있다

운전하기 어려운 차는 아니지만 고속에서는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 고속에서 서스펜션은 원초적일 정도로 단단해진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상쇄한다는 느낌보다는 받아치는 기분이다. 그래서 고속에서 종종 중심을 잃고 ESP가 작동할 때가 있다.

▲ 최고출력 265마력을 발휘하는 2.0 TSI 엔진은 고급휘발유를 좋아한다

◆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 시로코R은 매력적인 차

시로코R은 흥미롭고 매력적인 차임에는 분명하다. 단순히 얼굴만 멋진 것이 아니라 내실도 튼튼하다. 본격적인 스포츠쿠페를 지향한다면 스포츠카가 가져야 할 필수요건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개선되면 곱절 이상의 가격이 되는 스포츠카도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4천만원대의 가격대에서 이러한 운전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는 그리 많지 않다. 뻔하디 뻔한 차들이 즐비한 도로에 개성 넘치는 시로코R이 튀어나오니 무척이나 반갑다. 스포츠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더욱 기뻐할 일이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