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신형 RAV4…크로스오버란 이런걸까

[시승기] 도요타 신형 RAV4…크로스오버란 이런걸까

발행일 2013-06-18 16:18:39 김진아 객원기자

도요타의 장점은 눈에 띄는 단점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을 주로 겨냥하는 만큼 보편적이면서 편안함을 강조한다. 잔고장이 없는 내구성도 도요타의 장점이다. 도요타 RAV4도 마찬가지다. 별다른 특징을 찾기는 어렵지만 흠잡을 부분도 찾기 힘들다. 더구나 완성도는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니 만족감은 높다.

도요타는 이 차를 '크로스오버'의 원조라지만 진짜 원조는 따로 있다. 바로 기아 스포티지다. SUV도 아니고 세단도 아닌 스포티지가 미국서 인기를 끌면서 도요타가 그와 비슷한 사이즈, 같은 콘셉트의 '크로스오버' 자동차를 내놨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 차가 '크로스오버'라는 세그먼트의 원조가 됐다. 

‘차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인생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국내에 출시된 신형 RAV4. 과연 차만으로 인생까지 재미있어질 수 있는지 조금은 삐딱한 호기심을 안고 시승해봤다.

◆ 한층 젊어진 디자인과 넓어진 실내

이전 3세대 RAV4에 비해 신형 RAV4는 날렵한 엣지 라인과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프론트 라인, 뒤로 갈수록 날렵하게 잘 빠진 루프 라인, 1인치 커진 18인치 알로이휠 등으로 한층 젊어진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세대가 바뀌면 차체가 조금씩 커지는 추세지만, RAV4의 차체는 이전보다 오히려 작아졌다. 길이는 50mm(4570mm), 너비는 10mm(1845mm), 높이는 40mm(1705mm)가 작다. 전체적으로 작아지고, 휠베이스도 이전 모델과 같은데도 실내에 들어서면 어쩐지 내부는 넓어진 기분이 든다. 시트 구조와 대시보드 등 인테리어를 변경하면서 얻어낸 공간 덕이다. 2열 시트는 무릎 공간이 넓고 편안해졌으며 트렁크 공간도 더 많이 확보했다.

또 테일게이트는 버튼 또는 무선 리모트키로 전동개폐가 가능해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릴 때 유용하고 개방 높이도 저장할 수 있어 키가 작은 사람이 문을 여닫을때는 물론 천장이 낮은 차고에서 사용하는 것도 고려됐다.

타이어 공기압 체크장치(TPMS)도 장착됐고 옆 차선이나 사각지대에 차량이 접근하면 감지 센서가 작동해 양쪽 사이드 미러에 경고등을 깜박이는 기능도 갖췄다. 패밀리 SUV를 표방하면서도 운전석 시트에만 전동시트가 적용된 것은 아쉽다. 

뒷좌석에 별도 에어컨 송풍구는 없지만, 센터페시아의 넓은 송풍구를 통해 충분한 공기가 다다랐다. 

◆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성능, "무난하다"

시승코스는 서울 서초동에서 출발해 태안반도까지 왕복 400km의 온·오프로드 코스로 구성됐다.

신형 RAV4는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179마력, 최대토크는 23.8kg·m의 무난한 성능을 발휘한다.

실내 정숙성은 꽤 좋았다.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은 물론 타이어와 차 하부에서 전해지는 소리도 잘 차단된 느낌이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트로 선택할 수 있다. 에코 모드는 부드러운 운전을 할 수 있는 대신 가속페달과 엔진 반응이 다소 느려져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출퇴근시 막히는 시내에서는 꽤 유용할 것 같다. 에코모드 덕분인지 4륜구동 모델의 경우 공인연비가 리터당 10.2km로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약 5% 가량 향상됐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자 차는 이전에 비해 약간 단단하게 느껴지고 엔진과 변속기 반응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경쾌하게 차의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전륜과 후륜 사이의 토크 전달을 끊임없이 모니터하고 제어하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을 통해서 안정적인 핸들링도 가능하다.

요즘 국산차들과 달리 시야가 탁 트였고, 사이드 미러도 넓직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400km를 주행했지만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감 있어 피로감도 적었다.

신형 RAV4는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다. 성능과 성격이 비슷한 혼다 CR-V가 있고,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주행성능이 약간 앞서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BMW X1, 국산차로는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 투싼, 가격대로 보면 싼타페나 쏘렌토 같은 쟁쟁한 상대들과 모두 경쟁해야 한다. 특출난 장점을 찾기 힘든 반면 무난함을 무기로 삼는 이 차가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이전 RAV4의 아쉬웠던 디자인이 이번 세대에서 큰 폭으로 향상 된 것은 분명하지만, 파워트레인까지 완벽하게 바뀐 것은 아니다. 캐치프레이즈는 '인생이 재미있어진다'고 했지만, 주행감각으로 보면 경쟁모델 중 가장 재미없는 차다.

다만 앞으로 10년간은 막히는 도심에서 출퇴근을 하고 주말마다 짐을 가득 싣고 캠핑장까지 여행을 다녀와도 큰 무리 없을 것은 분명해 보였다. 어마어마한 내구성으로 인해 보유 스트레스가 가장 적은게 바로 도요타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무난함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원조 크로스오버'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을 시승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아 카니발 디젤의 단종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대형 SUV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인승 이동시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기아는 카니발 부분변경(KA4 PE)을 지난 2023년 11월, 하이브리드는 12월 출시했다. 사전계약에서 90%의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며, 출고 대기가 1년을 넘어서기도 했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가 G90 쿠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X Gran coupe concept)의 실차 이미지와 영상을 추가로 공개해 주목된다. 이탈리아 동부 마르케 지역에서 촬영된 이번 콘텐츠를 통해 엑스 그란 쿠페가 단순히 목업 차량이 아닌, 실제로 구동계가 탑재된 실차임을 보여줘, 양산 가능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시 예고한 6개 모델 라인업에 '니어 럭셔리 스포츠 쿠페'를 포함하는 등 쿠페형 모델 출시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이후 2016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은 신형 실피(SYLPHY) 외관 디자인을 12일 공개했다. 신형 실피는 부분변경으로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풀사이즈 LED 라이트바와 독특하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 등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신형 실피는 내년 중국에 출시되며, 미국에서는 센트라로 판매된다. 실피는 닛산의 준중형 세단이다. 신형 실피는 4세대 부분변경으로 2026년 1분기 중국 시장에 투입된다. 실피는 미국에서 센트라로 판매되는데,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 K4, 혼다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AMG E53 에스테이트, 미국서 가장 저렴한 퍼포먼스 왜건

메르세데스-AMG는 12일 AMG E53 에스테이트(Estate) 가격을 미국서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총 출력 612마력을 발휘하며,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다. E53 에스테이트는 신형 E클래스 에스테이트의 고성능 버전이다. 국내에는 E53 세단이 출시됐는데, 에스테이트 출시는 미정이다. E53 에스테이트의 미국 가격은 9만4500달러(약 1억3000만원)로 BMW M5 투어링, 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 랜드크루저 랠리 에디션 공개, 오프로드 스포츠카

토요타는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Rally Raid Edition)을 11일 공개했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튜닝된 전용 서스펜션과 전용 휠 등을 탑재해 오프로드 성능이 강화됐다.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랜드크루저 팀이 다카르 랠리 양산차 부문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스페셜 모델이다. 랜드크루저 GR 스포츠 랠리 에디션은 일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시승기]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퍼포먼스와 사운드 매력적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다. EX30 크로스컨트리는 EX30을 기반으로 오프로더 스타일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19mm 높아진 지상고를 통해 전통적인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428마력 듀얼 전기모터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1040W 사운드 장비는 주목된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4일 크로스컨트리 최초의 전기차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는 볼보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라인업으로, 스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그랑 콜레오스 2026년형 살펴보니, 선루프로 개방감 높였다

르노코리아가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였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도입하고, 퓨어 화이트 그레이 인테리어가 추가됐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신규 내외장 컬러, 아웃도어 감성의 스페셜 에디션 에스카파드(escapade)를 함께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해 openR(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 바탕화면 내 공조장치 위젯 추가 등 UI를 개선했다. 동승자는 20가지 캐주얼 게임이 포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 750S JC96 에디션 공개, 도로용 레이스카

맥라렌은 750S JC96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750S JC96 에디션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모델로 타이거 스프라이프 디자인을 특징으로 MSO 750S 전용 다운포스 키트(HDK)를 통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61대만 한정 생산된다. 750S JC96 에디션은 1996년 일본 그랜드 투어링카 챔피언십(JGTC)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맥라렌 F1 GTR에 경의를 표현하는 스페셜 모델이다. 750S JC96 에디션은 쿠페와 스파이더로 운영되는데, 199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 볼란테 60주년 에디션 공개, 희소성 높인 오픈카

애스턴마틴은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 오픈톱 라인업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전용 디자인 요소로 고급감을 높였다. 각각 60대 한정 생산된다. 뱅퀴시와 DB12 볼란테 60주년 에디션은 애스턴마틴의 오픈톱 라인업을 의미하는 볼란테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스턴마틴의 맞춤형 비스포크 서비스 Q 바이 애스턴마틴에서 제작했다. 각각 60대 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