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그랜저 디젤 막히는 시내 주행 연비는?

[시승기] 현대 그랜저 디젤 막히는 시내 주행 연비는?

발행일 2014-09-12 15:50:57 김진우 기자

국내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대형 디젤 세단 그랜저 디젤의 국내 공인연비를 보면 복합 기준이 13.8km/l, 고속연비는 17.3km/l, 시내 연비는 11.8km/l라고 표기되어 있다.

복합 연비가 13.8km/l면 좋지 않은가? 라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그랜저와 크기가 비슷하고 배기량도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입 디젤 승용차는 복합 연비가 14km/l 이상이다. 직렬 5기통 2.4L 디젤 엔진을 탑재한 볼보 S80 D5의 복합 연비는 14.2km/l, 그랜저 디젤과 배기량이 비슷하지만 최고출력, 최대토크가 더 높으면서 AWD까지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E250 CDI 4Matic의 복합 연비는 14.9km/l로 모두 그랜저 디젤보다 높다.

하지만 비교된 수입 차들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볼보 S80 D5의 가격은 6,000만원이 넘고 메르세데스-벤츠 E250 CDI 4Matic의 가격은 무려 7,070만원이나 된다. 반면 현대 그랜저 디젤은 3,254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비교된 수입 디젤차보다 약 3,000-4,000만원 더 저렴한 셈이다.

그랜저 디젤은 사실 지난 미디어 시승회에서 시승 후 시승기를 작성했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시승기를 작성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넓은 간선도로에서 최대한 연비 운전할 때 측정된 연비 그리고 서울 시내 출근길 꽉 막히는 시내 연비를 측정하고 처음 시승할 때 시도해 보지 못했던 주행성능 테스트 후 소감을 작성하기 위해서이다.

디젤 엔진 연비 떨어지면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디젤 엔진이 탑재된 승용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가솔린 엔진보다 뛰어난 연비 때문이다. 최근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의 발전 속도를 크게 뛰어넘고 있으며 같은 배기량을 가진 가솔린, 디젤 엔진을 비교해 보면 연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디젤이 뛰어나고 최대토크, 최고출력 모두 디젤이 높고 그러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디젤이 가솔린보다 더 적게 배출된다.

하지만 여전히 디젤 엔진은 시끄럽고 진동이 크다. 그리고 관리도 가솔린 엔진보다 까다롭다. 가솔린 엔진은 차가운 겨울철에 시동 걸자마자 출발해도 문제 없지만 디젤 엔진의 경우 디젤 엔진의 핵심 부품인 터빈 수명이 크게 단축된다. 관리가 소홀한 승용 디젤차를 운전하면 가속할 때마다 터빈에서 나는 휘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소리가 들리면 머지 않아 터빈을 교체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디젤 엔진은 높은 압축비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고 디젤 엔진 인젝터 또한 가솔린 엔진 인젝터보다 훨씬 높은 압력에서 분사하기 때문에 원가가 훨씬 더 비싸다. 최근에는 강화된 환경규제로 인해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등이 추가되어 원가는 더욱 상승하게 되었다. 따라서 같은 모델이라도 디젤 엔진을 선택하면 가솔린 엔진보다 200-300만원 더 비싸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때보다 200-300만원 더 비싼 만큼 높은 연비를 보장하며 디젤이 가솔린보다 리터당 200원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이고 가솔린이 리터당 1900원, 디젤이 리터당 1700원 이라고 가정할 경우 연간 유류비는 그랜저 디젤이 그랜저 2.4L 가솔린 모델보다 약 96만원 절약된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2만km 주행하는 경우 구매한 지 3년 지나면 디젤이 가솔린보다 비용이 더 절약되는 셈이다. 물론 엔진오일 교체비용, 기타 소모품 비용이 디젤이 가솔린보다 더 비싸지만 요즘은 신차 구매하면 엔진오일 교환 쿠폰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일 교환 비용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랜저 디젤 실제 주행 연비는 어떨까?

그랜저 디젤 시승하면서 가장 연비가 잘 나오는 시속 70-80km/h 정속 주행할 때 연비 그리고 경기도 하남시-서울 가산동 출근길 연비를 측정해 보았으며 모두 트립으로 측정했다. 주유소에서 가득 채우고 일정 거리를 주행 후 다시 연료를 가득 채워 연비를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트립 연비와 실제 연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먼저 자유로에서 시속 70-80km/h 정속 주행할 때 트립 연비는 24km/l를 기록했는데 이 정도 속도가 그랜저 디젤 연비가 가장 잘 나오는 속도이다. 시속 70km/h 이하로 속도를 낮추게 되면 6단에서 5단으로 단수가 낮아지며 연비도 떨어진다. 트립 연비만 보면 상당히 뛰어난 연비라고 생각하겠지만 배기량 2.0-2.5L 수입 디젤차들도 그 정도는 나온다.

그리고 그랜저 디젤에서 가장 궁금한 막히는 출근길 연비를 측정해 보았다.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 연비가 뛰어난 승용 디젤이 가다 서다 막히는 구간에서 시내 연비는 어느 정도일까? 아래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꽉 막힌 시내 도로에서 측정된 연비는 9.7km/l이며 공인연비 시내 11.8km/l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비가 내려 평소보다 더 막혔고 평균속도가 15km/h에 불과한 걸 감안하면 크게 나쁜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랜저 디젤의 단점은?

처음 미디어 시승회에서 캐치 못했던 단점이 두 번째 시승할 때 노출되었다. 한적한 장소에서 주행테스트를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브레이크 성능이 기대 이하였다.

처음 급 제동할 때는 괜찮았다. 다시 가속해서 100km/h 이상 속도를 올린 뒤 다시 급 제동하면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시작하더니 다시 급 제동하면 제동 거리가 현저하게 길어진다.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의 마찰열이 높아지면서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페이드(Fade)현상이 빨리 온다는 증거다.

사실 그랜저 디젤 뿐만 아니고 대다수 현대 기아차의 경우 가혹한 스포츠주행을 하면 페이드 현상을 쉽게 느낄 수 있지만 그랜저 디젤처럼 2-3번 급 브레이크 밟았다고 해서 바로 페이드가 온 적은 없었다. 같은 그랜저 모델이지만 예전에 시승해 보았던 가솔린 모델은 2-3번 급 브레이크 밟아도 페이드가 발생하지 않았다.

디젤의 공차중량이 무거워서일까? 공차중량을 확인해보니 2.4GDI 모델은 1,575kg부터 시작되고 3.0 GDI 모델은 1,590kg이다. 반면 디젤은 약 100kg 이상 더 무거운 1691kg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가솔린 모델에서 별 문제 없었던 브레이크가 100kg 더 무거운 디젤에서는 같은 제동을 해도 마찰열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한계가 가솔린보다 더 빨리 온 듯 하다. 브레이크 디스크 크기를 키우든지 아니면 브레이크 패드 수명이 짧더라도 스포츠패드가 적용되었다면 2-3번 만에 브레이크 페이드가 발생되는 어이없는 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되었을 것이다.

브레이크를 제외한 나머지는 딱히 단점이 없다. 조용한 정숙성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방음 처리에 신경 쓴 점 그리고 진동을 상당히 잘 억제한 부분은 그랜저 디젤의 가장 큰 장점이라 본다.

그랜저 디젤은 배기량 2.0L를 초과하는 국산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대형 세단 모델이다. 그랜저 디젤 출시 이전에는 디젤 대형 세단은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의 독무대였는데 이제 그랜저 디젤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게 되었다. 대형 디젤 세단을 구매하고 싶지만 비싼 가격이 부담 되는 수입 디젤 세단이 부담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그랜저 디젤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높다면 브레이크 패드는 가능한 빨리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픽업트럭 라인업을 4종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세일즈는 현대차 호주법인 CEO 돈 로마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가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와 경쟁할 래더 프레임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 시점은 2027년 중반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25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현재 북미시장에 판매중인 싼타크루즈 외에 바디 온 프레임(BoF)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까지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코리아가 플래그십 SUV 투아렉 오너의 라이프스타일 스토리와 철학을 담은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화보를 공개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투아렉 오너 클럽’은 오너와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활동으로 변호사, 마케팅 전문가, 신경외과 전문의, 기업인 등 자신만의 기준으로 리더의 삶을 살아가는 여섯 명의 오너들로 구성되었다. 오너 클럽의 첫번째 활동인 이번 화보는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본질의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캐딜락 수제차 셀레스틱,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인상

캐딜락 수제차 셀레스틱,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인상

캐딜락의 최상위 모델, 셀레스틱(CELESTIQ)의 시작 가격이 40만달러(5억7784만원)로 인상된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캐딜락은 2026년형 셀레스틱의 가격을 기존 34만달러(4억9116만원)에서 40만달러로 올리고, 글래스 루프 등 고급 사양을 기본화한다. 2026년형 셀레스틱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 루프가 표준으로 제공되며, 8년 동안 커넥티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한 구매 고객들을 위한 개인화 서비스를 간소화해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아우디 Q4 e-트론, IIHS 충돌 테스트에서 낙제점

아우디 Q4 e-트론, IIHS 충돌 테스트에서 낙제점

아우디의 최신 전기차, Q4 e-트론과 Q4 e-트론 스포트백이 IIHS 충돌 테스트에서 수준 이하의 점수로 탑 세이프티 픽 대상에서 제외됐다. IIHS에서 최근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Q4 e-트론은 2열 안전벨트의 구속력 미흡으로, 충돌시 2열 승객의 가슴에 심각한 부상이 가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2025 IIHS 테스트는 2열 승객에 대한 보호 기능을 통합해 40% 옵셋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런 평가는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정면 충돌하는 경우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그랜저 부분변경은 이런 모습, 전기차 디자인 미리보기

그랜저 부분변경은 이런 모습, 전기차 디자인 미리보기

현대차 그랜저 부분변경 기반의 전동화 모델 디자인이 일부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의 SDV 요소 중 하나인 플레오스 OS 스파이샷을 통해 공개된 그랜저 부분변경 전기차의 전면부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수평형 LED DRL의 디자인과 함께 헤드램프의 형상, 범퍼 디자인을 개선했다. 신형 그랜저의 전면부는 수평형 LED DRL의 변화로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데, 현행 모델이 스타리아와 유사한 느낌과는 다르다. 현행 모델의 4구형 LED 헤드램프는 제네시스 최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볼보,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온라인 한정 판매

볼보,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온라인 한정 판매

볼보자동차코리아(대표: 이윤모)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과 자연의 감성을 결합한 한정판 모델,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Forest Lake Edition)’을 10대 한정 출시하고, 오는 11월 11일 오전 10시부터 볼보자동차 디지털 숍을 통해 선착순 판매한다고 밝혔다. V60CC 포레스트 레이크 에디션 판매가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6340만원으로, 구매 고객 전원에게 140만원 상당의 ‘루프탑 자전거 캐리어 패키지’를 함께 제공한다. 볼보자동차 디지

신차소식탑라이더뉴스팀 기자
기아, 英 모타빌리티와 PBV 보급 위한 업무협약 체결

기아, 英 모타빌리티와 PBV 보급 위한 업무협약 체결

기아는 지난 3일 기아 사옥(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기아 송호성 사장, 김상대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모타빌리티 앤드류 밀러(Andrew Miller) CEO, 다미안 오톤(Damian Oton) CCO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내 PBV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모타빌리티는 약 86만명의 고객과 약 3만5천대의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휠체어용 차량) 및 약 9만4천대의 EV 등을 보유 중이다. 이와 함께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전기차 콘셉트 모델 &lsqu

업계소식탑라이더뉴스팀 기자
볼보자동차, 쏘카와 'XC40 무료 시승 프로그램' 운영

볼보자동차, 쏘카와 'XC40 무료 시승 프로그램' 운영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쏘카와 손잡고 프리미엄 컴팩트 SUV XC40의 무료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시승 프로그램은 쏘카의 새로운 '시승하기' 서비스 공식 론칭에 맞춰 진행되는 첫 협업으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프리미엄 컴팩트 SUV인 XC40의 울트라를 지원한다. 쏘카 앱 내 '시승하기' 메뉴를 통해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응모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고객은 오는 11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1주일간 XC40의 무료 시승 기회를 제공받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보조금..2830만원 할인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보조금..2830만원 할인

마세라티(Maserati)가 올해 말까지 약 2달간 브랜드 자체 보조금을 통해 9천만원 대에 럭셔리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Grecale Folgore)를 구매할 수 있는 '에코 리워드'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브랜드 자체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 이탈리안 럭셔리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더 많은 고객에게 알리고, 국내 친환경차 시장 다변화 및 확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그레칼레 폴고레 신차를 구매할 경우, 기존 1억2730만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2830만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