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박 2일’과 같은 여행 관련 방송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맹목적인 금전적 부의 축적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여행에 있어서 가장 편리한 수단은 역시 자동차 일 것이다. 목적지까지 가장 가까이 갈 수 있고, 체력이 허락하는 한 원하는 곳에 언제든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륙의 크기가 크고 장거리 여행자가 많은 미국과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숙박과 이동이 동시에 가능한 캐러밴이나 캠프밴을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 보급률이 저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고, 사회·문화적 구조가 비슷한 일본에서 최근 자동차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화제다. 잃어버린 10년 이후, 최악이라 불리는 경기 불황 속에서 자동차 여행을 통해 여행과 절약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급증하였고, 자민당 정권하에서 주말 고속도로 요금이 최대 1000엔으로 인하되면서 장거리 여행에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숙박을 위해 공용 주차장을 이용하고 목욕은 근처 온천에서 당일치기 온천을 이용한다. 물론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 보다는 불편하지만, 차량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아낀 돈으로 대신 맛있는 음식을 사먹을 수 있어서 이득이라고 말한다.
자동차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내 숙박 시 쾌적성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상품들도 인기다. 자동차 시트 위에 깔아서 사용할 수 있는 취침용 매트, 자동차 창문용 커튼, 환기와 환풍 그리고 벌레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자동차용 방충망, 노트북이나 텔레비전 등 전자기기의 전원확보를 위한 포터블 배터리, 부탄가스를 연료로 하는 휴대용 전기냉장고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자동차 용품점 MITAKA에서는 자동차 숙박 상품 전문코너를 신설하였고, 인터넷 쇼핑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정권에서는 서민정책의 일환으로 고속도로 무료화를 추진하고 있어 자동차 여행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의 자동차 여행객 증가는 단순히 숙박비의 절약이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요구,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여행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관광, 먹고 마시는 여행에 익숙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박승범 객원기자 fresh6298@gmail.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