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8시리즈 그란쿠페, BMW 맛이 돌아왔다

[시승기] 8시리즈 그란쿠페, BMW 맛이 돌아왔다

발행일 2019-11-22 15:32:04 이한승 기자

BMW 뉴 840i xDrive 그란쿠페를 시승했다. 8시리즈 그란쿠페는 6시리즈 그란쿠페를 대체하는 새로운 모델 라인업으로 전용 플랫폼을 통해 주행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으로, 7시리즈는 부담스럽고, 5시리즈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젊고 부유한 소비자를 겨냥했다.

BMW는 8시리즈 부활에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BMW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소 평이하게 느껴지려는 찰나, 스포츠카를 재정의 하는 모델로 뉴 8시리즈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뉴 8시리즈는 그랜드 투어러를 추구한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4도어 스포츠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적인 플래그십 대형세단의 성격을 벗어난 포르쉐 파나메라가 새로운 럭셔리카 수요를 확인한 상황에서 BMW는 6시리즈 상위 모델 8시리즈를, 벤츠는 CLS 윗급의 AMG GT 4도어 쿠페를 선보였다.

8시리즈 그란쿠페는 8시리즈의 쿠페, 컨버터블, 그란쿠페 중 볼륨 라인업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6시리즈의 2도어 쿠페에 리어도어를 더한 스타일에서 애초부터 4도어 모델을 고려한 디자인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장이 5미터를 넘어서지만 안정적인 모습이다.

8시리즈 그란쿠페는 쿠페 대비 전장 230mm, 전폭 30mm, 전고 70mm 늘어난 차체를 통해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8시리즈 그란쿠페는 전장 5075mm, 전폭 1930mm, 전고 1410mm, 휠베이스 3023mm로 7시리즈 숏보디 대비 다소 짧지만 낮고 와이드하다.

시승한 모델은 840i xDrive M 스포츠다. 국내에 출시된 8시리즈 라인업 840i와 840d의 그란쿠페 2종, 840i와 M8 컴패티션의 쿠페 2종 중 성능과 편의성을 함께 만족시키는 모델로 전통적인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면부는 쿠페와 그란쿠페가 동일하다. 공격적인 범퍼 디자인은 M 스포츠 전용 디자인이다. 그란쿠페의 경우 전면 윈드실드를 지나 루프가 살짝 높아지는 부분이 차이를 보인다. X2부터 시작된 아래가 넓은 그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과거로 돌아갔으면 한다.

후면부의 조형미는 양산차 중 최고 수준이다. 도드라지게 솟아오른 트렁크리드와 바짝 올라붙은 범퍼, 슬림한 리어램프와 대구경 머플러팁은 과감하다 못해 과격하다. 트렁크 공간은 날렵한 쿠페형 모델 중에서는 상하 높이가 충분한 반면, 용량은 덩치 대비 적다.

측면부는 프로포션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과거 6시리즈 그란쿠페가 기다란 쿠페처럼 보였다면 8시리즈 그란쿠페는 밸런스가 좋다. 매끈한 쿠페형 루프라인을 지녔지만 2열 헤드룸 확보를 위해 곡면 처리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길어진 전방 오버행은 평범하다.

실내는 최근 출시된 여타 BMW 신차와 유사한 레이아웃이다. 실내 대부분을 가죽으로 두르는 등 고급 소재를 아끼지 않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담백하지만 화려함을 강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면 이상적인 시트포지션과 몸에 꼭 맞는 시트는 BMW 다운 설정이다.

2열 공간은 의외로 쓸만한 구성으로 레그룸은 넉넉하고, 헤드룸에는 여유가 있다. 몸을 기대면 등과 허리쪽을 꽤나 감싸주는 쿠션으로 구성돼 1열에 앉은 것과 유사한 감각을 전한다. 2열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감각이나 튀거나 단단하지 않은 설정이다.

840i xDrive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5000rpm에서 최고출력 340마력, 1600-4500rpm에서 최대토크 50.9kgm를 발휘한다. 100km/h 정지 가속은 4.9초, 최고속도는 250km/h, 복합연비는 9.4km/ℓ(도심 8.3, 고속 11.1)다.

복합연비 수치가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공차중량 1965kg, 앞 245/35R20 뒤 275/30R20 타이어, 사륜구동을 감안하면 뛰어난 수치다. 100km/h 항속 주행에서는 평균 16km/ℓ 전후의 연비를 기록한다. 840d의 복합연비는 10.9km/ℓ로 차이가 크지 않다.

정차시와 가감속에서 840i의 배기구에서는 낮은 팝콘 사운드가 들린다. 운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로 M 모델이 아님에도 이같은 설정은 재밌다. 자연흡기 엔진 시대에는 가속페달을 밟아야 배기음이 들려오지만, 터보 엔진 시대에는 발을 떼야 팝콘음이 나타난다.

스포츠모드는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로 세부적으로 나뉜다. 주행모드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답력, 서스펜션의 단단함, 엔진과 기어로직이 달라진다. 스포츠는 조금 경쾌하고 쾌적한 주행을, 스포츠 플러스는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한 설정으로 크게 다르다.

점차 기어노브가 사라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기어노브를 고수하는 BMW의 설정은 적극적인 드라이버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레버를 당기는 것만으로 기어로직을 스포츠로 바꿔 파워풀한 주행이 가능하다. 엄청난 출력은 아니지만 빠른 가속 반응성은 인상적이다.

본격적으로 달리면 340마력 이상의 힘이 전달된다. 커다란 차체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차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가속, 선회, 제동을 이어간다. 작은 차를 모는 감각인데 운전자와 차의 일체감은 훨씬 작은 차체의 G20 3시리즈를 앞선다. 이런 감각은 BMW가 최고다.

가속페달의 힘을 빼고 주변과 속도를 맞춰 달리면 편안한 세단같은 승차감을 전한다. 기본적으로 단단함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소화한다. 타이어 편평비와 짧은 댐핑 스트로크를 고려하면 놀랍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동작도 아주 매끄럽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최고속도 부근까지 이어진다. 직진 안정성은 물론 고속에서의 빠른 차선변경에서도 로드홀딩은 흠을 잡기 어렵다. 운전자 보조장치 드라이빙 어스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차선유지 능력이 출중하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저속 코너까지 소화한다.

필요성에 의문이 들지만 막다른 골목에서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지원된다.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RSU) 기능이 탑재돼 편의성을 높였지만 화려하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내비는 여전하다.

840i xDrive의 가격은 1억3410만원이다. 비슷한 가격대 경쟁차로는 포르쉐 파나메라4가 1억3810만원, 벤츠 AMG GT 43 4도어 쿠페가 1억3420만원이다. 모두 1억3천만원대로 가격이 비슷해 보이지만 840i는 사실상 풀패키지로 구성면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모두 3.0리터 터보엔진과 사륜구동이 지원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840i 340마력, 50.9kgm, 파나메라4 330마력, 45.9kgm, GT 43 330마력, 45.9kgm로 840i가 근소하게 앞선다. 세 모델을 놓고 고민하는 행운아라면 840i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