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파일럿, 팰리세이드가 부러워할 승차감

[시승기] 혼다 파일럿, 팰리세이드가 부러워할 승차감

발행일 2021-07-23 05:40:14 이한승 기자

혼다 파일럿 2021년형을 시승했다. 2021 파일럿은 고정형 발판과 LED 사이드 스탭 가니쉬가 추가된 상품성 강화 모델이다. 파일럿은 1열과 2열, 그리고 3열 승객 모두에게 여유로운 공간과 넉넉한 시트를 제공하는데, 특히 2~3열 승차감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생각된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형 SUV 시장의 확대다. 캠핑 등 레저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중형 SUV 수요가 대형 SUV로 옮겨가는 추세다. 2021년 상반기 판매량 기준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판매량은 2만9541대로 싼타페의 2만1723대를 앞섰다.

혼다 파일럿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모델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며 해당 세그먼트 포드 익스플로러와 함께 판매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3세대 파일럿은 고장력 에이스(ACE) 보디를 통해 스몰오버랩 테스트 도입 초기 이미 안전성을 충족했다.

2021 파일럿은 전장 5005mm, 전폭 1995mm, 전고 1795mm, 휠베이스 2820mm의 차체를 갖는다. 전고는 모하비와 유사하고, 전장과 전폭은 오히려 파일럿이 크기 때문에 덩치에서 오는 존재감이 대단하다. 반면 높은 전고를 고려하면 의외로 승하차가 쉬운 특성을 보인다.

실내에 들어서면 2열과 3열의 시트가 눈에 먼저 들어오는데, 운전석 시트와 크기와 형상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3열의 경우 휠하우스의 실내 침범이나, 보디 하부의 이런 저런 구조물로 인해 공간이 좁아지기 마련인데, 파일럿의 3열은 오딧세이 만큼이나 여유롭다.

이런 3열에 대한 배려는 단순히 시각적인 부분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승차감까지 이어진다. 최근 3열 구조의 대형 SUV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3열 승차감에 대한 이슈가 자주 얘기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파일럿의 3열 거주성과 승차감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나다.

사실 차체가 크고 높은 SUV, 그 중에서도 3열에까지 승객을 태우는 3열 대형 SUV가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승차감까지 만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무게 중심이 높고 무거운 SUV가 안정적이려면 서스펜션이 단단해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후열 승차감이 훼손된다.

차체가 크고 길수록 1열과 2~3열의 승차감은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모델은 팰리세이드다. 팰리세이드의 1열 승차감은 꽤나 준수한 편이나, 2열이나 3열의 승차감은 지나치게 단단한데, 이런 부분에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파일럿은 이미 해결했다.

파일럿에는 최신 ADAS 시스템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함께 동작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정차와 재출발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반면 차선유지보조 기능은 꽤나 정확하게 동작하는 독특한 조합을 보여준다. 

파일럿에는 3.5리터 V6 가솔린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950kg, 국내 복합연비는 8.4km/ℓ(도심 7.4, 고속 10.0)이다. 단일 사양으로 245/50R20 휠, 타이어가 조합된다.

아이들링시 소음과 진동은 대배기량 엔진에 걸맞게 실내로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1열과 2열 윈도우에 모두 이중접합차음유리가 적용돼 속도를 높여도 좀 처럼 외부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다. 전자식 기어버튼을 적용해 기어봉으로의 진동 전달도 없다.

전자식 기어버튼은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유사한 형태를 취하는 다른 차량과 비교시 오작동이 거의 없다. 유사한 방식이 사용되는 국산차가 버튼 조작 후 딜레이가 있는 것과 달리 즉답식이다. 여기에 후진은 버튼을 당겨 누르는 타입이라 오작동 가능성이 적다.

이런 완성도라면 전자식 기어버튼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터널에는 노트북도 수납 가능한 넓은 공간이 숨어 있다. 최근 출시된 스타리아 라운지의 구성은 파일럿의 것을 그대로 닮았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은 공조장치 아래 위치한다.

파일럿의 실내에는 수납 공간이 많아 장거리 여행에서 특히 힘을 발휘한다. 1열에서 사용 가능한 컵 홀더의 갯수는 1열 시트 사이에 2개, 도어 패널에 또 하나가 있어 생수병 4개를 기본으로 챙길 수 있다. 여기에 상하로 나뉜 도어 포켓이 넓어 추가 수납도 가능하다.

2열에서는 도어 손잡이 쪽에 2개씩, 하단에 1개, 그리고 시트 사이에 2개가 수납 가능해 총 8개, 3열에서는 좌우측 2개씩 총 4개다. 1~3열의 기본 컵홀더 갯수만 12개다. 이 정도면 컵홀더 집착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이즈도 넉넉해 대용량 아이스커피까지 수납된다.

트렁크 공간은 3열을 세우고도 대형 아이스박스를 수납할 수 있다. 특히 트렁크 하단 판넬을 제거하면 꽤나 깊은 공간을 추가로 제공해 배낭 4개 정도는 쉽게 넣어둘 수 있다. 미니밴 오딧세이의 깊고 넓은 적재 공간을 SUV 모델인 파일럿에도 적용해 화물 적재성을 높였다.

파일럿의 주행감각은 차체 크기 대비 작은 차를 모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형 SUV라고 하면 의례 무겁고 둔한 주행감각을 기대하고, 실제로 많은 양산차들이 이와 같은 감각을 전하는 것과는 다른 설정이다. ECON 모드가 꺼진 상태에서는 속도를 올리는 것이 너무나 쉽다.

대배기량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은 저회전에서 무겁다는 편견은 편견에 불과했다. 저회전부터 풍부한 토크가 발생되는 엔진 특성은 연비면에서도 잇점이 크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는 상황에서는 고회전 영역을 기피하지 않는데, 덩치와 다르게 중고속 펀치력이 좋다. 

고속도로에서의 항속 주행에서 연비는 ECON 모드에서 13~14km/ℓ, 테스트 주행에서는 11km/ℓ 수준을 기록했다. 출시 초기 6단 변속기에서 현재의 9단 변속기로 바뀌며 효율성이 좋아졌다. 시내주행을 포함한 일상주행에서의 연비는 9km/ℓ 전후로 제원 수치와 유사하다.

파일럿은 주행성능과 승차감 부문에서 경쟁력이 상당하다. 여기에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의 여유로움, 다양한 수납공간을 지녔다. 최신 경쟁차와 비교해 디자인의 신선함이 부족한 점이 아쉽게 여겨질 수 있지만, 차의 본질과 패밀리카의 가치로 접근하면 최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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