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타호, 1억원 이하에서 최고 상품성

[시승기] 쉐보레 타호, 1억원 이하에서 최고 상품성

발행일 2022-04-01 04:10:08 이한승 기자

쉐보레 초대형 SUV 타호를 시승했다. 타호는 국내 브랜드가 처음 선보이는 초대형 SUV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준하는 장비와 존재감이 특징이다. 특히 프레임 보디를 적용했음에도 신규 플랫폼을 통해 여유로운 3열 공간과 에어 서스펜션 특유의 승차감은 강점이다.

쉐보레는 국내 SUV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하고, 트래버스를 통해 풀 사이즈 대형 SUV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를 높여놨다. 여기에 초대형 SUV 타호와 올해 럭셔리 픽업트럭 GMC 시에라를 도입한다.

쉐보레는 1935년 세계 최초의 SUV '서버번 캐리올'을 출시하고, 현재까지 SUV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브랜드다. 특히 차체가 큰 대형 SUV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타호의 경우 1994년 출시 이후 대형 SUV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 지난해 판매량은 10만대에 달한다.

이번에 출시된 타호는 2020년 풀체인지를 거친 최신 모델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보급형 에스컬레이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풀체인지를 통한 고급화로 국내 기준 6천만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의아할 만큼 상품 구성이 충실하다.

국내에 도입된 타호는 최상위 트림 하이컨트리로 9253만원, 시승차는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 9363만원이다. 다크 나이트 트림에는 블랙아웃 엠블럼과 레터링, 퍼들램프가 추가된다. 전장 5350mm, 전폭 2060mm, 전고 1925mm, 휠베이스 3071mm의 차체는 거대하다.

블랙 보디컬러가 적용된 타호의 첫인상은 존재감이 넘친다. 사진과는 다른 덩치에서 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전장 5미터가 넘는 트래버스도 타호 앞에서는 작게 느껴진다. 프레임 보디와 차고 조절식 에어 서스펜션이 만들어낸 높은 전고는 모노코크 SUV와 차이가 크다.

도어를 열면 전동식 사이드 스텝이 내려온다. 승하차시나 화물 적재시 지상고를 50mm 낮추는 기능도 선택할 수 있다. 실내는 초대형 SUV 특유의 간결하고 볼드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운전석 좌측에는 다양한 버튼이 모여 있는데, 나이탓인지 이런 직관적인 구성이 좋다.

12인치 전자식 계기판, 15인치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2022년형 모델부터 적용된 최신 사양이다. 10.2인치 모니터와 카메라 기반 디스플레이 룸미러 등 디스플레이 구성은 알차다. 실내를 구성하는 패널간 단차도 좋은 편인데, 선바이저나 A필러의 견고한 치합은 의외다.

실내 공간은 1열과 2열, 3열까지 적절히 배분했다. 무릎 공간은 2열 1067mm, 3열 886mm를 확보하고도 3열 뒤 트렁크 공간이 722리터다. 2+2+3 구조의 시트 배열은 트래버스와 동일한데, 3열 공간이 꽤나 넓직하다. 파워폴딩으로 2열과 3열은 완전히 편평하게 접힌다.

트렁크 도어 유리만 열리는 기능과 2열과 3열 루프에 마련된 에어벤트, 후방 범퍼에 내장된 트레일러 견인 장치를 비롯해 아웃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리는 면적이 상당한 선루프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 열선을 비롯해 1열 시트 열선과 통풍, 2열 열선이 제공된다.

타호에는 6.2리터 V8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4WD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755kg, 국내 복합연비 6.4km/ℓ(도심 5.7, 고속 7.6)다. 2WD 모드, 4WD 고속, 4WD 저속 모드를 지원하며, 견인력은 3402kg에 달한다.

정차시 배기음은 대배기량 V8 엔진의 사운드를 그대로 담았다. 미국식 머슬카의 감성이 묻어나는 부분으로 쿼드 머플러팁의 형상은 독일산 고성능 모델을 닮았다. 운전석 시트포지션은 의외로 안락한 구조를 보이는데,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 가슴쪽을 향하는 형태다.

제원상 수치가 꽤나 부담되는 차체는 실제 운전에서는 적응이 빠르다. 넓은 전방 시야와 커다란 사이드 미러, 넓은 측면 유리창 등 개방감이 좋기 때문이다. 전자식 기어 버튼은 N과 D는 당기는 방식, P와 N은 누르는 방식으로 오작동을 줄여준다. 조작 반응은 빠른 편이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초대형 SUV 특유의 무게감이 먼저 다가온다. 견고하고 묵직한 덩어리가 지면을 누르며 이동하는 이런 감각 때문에 대형 SUV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작은 SUV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다. 래더 프레임 구조의 뻣뻣함은 에어 서스펜션이 상쇄한다.

타호의 서스펜션은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함께 적용된 구성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1/1000초로 노면을 스캔해 페라리 등 슈퍼카에도 사용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25mm 차고 상승, 4WD 로우에서 50mm 높이는 4단계다.

대형 SUV와 에어 서스펜션의 조합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쉐보레의 경우 대형 SUV 서스펜션 셋업 실력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 타호에서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강한 쇼크를 걸러주는 부드러운 셋업이나, 고속이나 코너링에서는 안정감이 좋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고회전 영역을 쉽게 넘어선다. 엔진 회전 상승시의 감각은 매끄럽지만 호쾌한 전형적인 V8 감성이다. 덩치로 인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이지는 않지만, 고속영역에서의 재가속은 꽤나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재밌는 부분은 연비로 의외로 평균 7km/ℓ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가속시 소모하는 연료를 저부하 주행에서 상당 부분 채워준다. DFM 시스템이 8개의 실린더를 독립적으로 비활성화하는 기술이다. 추월 가속시 안정감이나 빠른 차선 변경시 동작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시승 중 3톤에 달하는 거대한 캠핑 트레일러를 잠시 몰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언덕에서의 정차 후 재출발, 오토 레벨링 등 차량이 기본적으로 트레일러링에 특화된 모습이다. 험로 코스에서는 최저지상고를 높여 차체에 가해지는 손상을 줄여준다.

타호는 쉐보레가 가장 잘하는 분야(대형 SUV)에서 출시한 가장 최신 SUV다. 에어 서스펜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최신 래더 프레임 플랫폼, 여유로운 3열 공간, 그리고 멋진 외관 디자인을 갖춘 1억원 이하 대형 SUV로 차량의 가치는 에스컬레이드, 레인지로버에 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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