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블리 하이브리드, 가죽 장인의 정통 스포츠카

[시승기] 기블리 하이브리드, 가죽 장인의 정통 스포츠카

발행일 2022-04-05 03:31:18 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뉴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2021년 국내에 선보인 신차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반의 신규 파워트레인과 신규 인포테인먼트를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고품질 가죽 기반의 실내 구성과 함께 낮아진 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마세라티는 지난 2020년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아름다운 배기음과 함께 풍요로움의 상징과도 같던 마세라티에게도 전동화, 탄소배출 저감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엔트리 모델 라인업에 4기통 터보 하이브리드를 도입했다.

마세라티 브랜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 보다 상위 그룹에 포지셔닝 하는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포르쉐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취한다. 마세라티 라인업 중 기블리는 준대형 스포츠세단으로 E클래스나 5시리즈의 다음 차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뉴 기블리의 차체는 전장 4970mm, 전폭 1945mm, 전고 1485mm, 휠베이스 3000mm로 제네시스 G80과 유사한 크기를 보여준다. 기블리나 G80의 제원상 차체 크기가 E클래스나 5시리즈 대비 크게 나타나는데, 기블리의 운동 성능을 고려하면 꽤나 놀랄 만한 크기다.

특히 마세라티는 기블리의 낮고 와이드한 프로포션에 힘을 줬는데, 전폭과 휠베이스는 포르쉐 파나메라의 1935mm(-10), 2950mm(-50) 대비 다소 크다. 후륜구동 스포츠세단 특유의 낮고 긴 보닛과 짧은 데크, 프레임리스 도어는 기블리의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다.

실내에 들어서면 새롭게 적용된 마세라티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MIA)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눈에 들어온다. 10.1인치로 확대된 모니터는 16:10의 와이드 비율과 프레임리스 디자인을 적용해 세련된 분위기다. 특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선명한 UI를 보여준다.

기블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의 고급감이다. 명품과 가죽의 나라 이탈리아의 럭셔리카 답게 가죽의 품질은 문외한도 알아볼 만큼 고급스럽다. 시승차에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멀버리 실크 인서트가 함께 적용돼 고급감과 내구성을 만족한다.

특히 시트 방석부 중앙에 적용된 실크 소재가 인상적인데, 쉽게 늘어지지 않는 소재로 별도의 펀칭 가공이 없는데 시트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가죽 시트에 통풍 기능을 위해 대부분 펀칭 가공이 되는데, 촘촘하게 구멍이 가공된 가죽은 열선 사용시 쉽게 늘어지며 상한다.

기블리 파워트레인은 3가지로 GT 하이브리드(330마력), 모데나(350마력), 트로페오(580마력)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GT 하이브리드 모델로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조합돼 330마력, 45.9kgm를 발휘하며 연비는 8.9km/ℓ다.

GT 하이브리드와 모데나의 출력 차이가 20마력에 불과한데, GT 하이브리드는 2.0리터 4기통 터보, 모데나는 3.0리터 V6 터보다. 100km/h 정지가속과 최고속도에서도 차이가 적은데, GT 하이브리드 5.7초, 255km/h, 모데나 5.5초, 267km/h다. 둘의 가격 차이는 1천만원이다.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기대보다 높지 않아 실망할 수 있는데, 연료통을 가득 채우면 600km에 달하는 주행가능거리는 기존 기블리에서 볼 수 없었던 수치다. 마세라티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BSG)와 e-부스터가 통합된 형태로 동급 최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일반적으로 연비 향상보다는 자연스러운 재시동에 이점이 있다. 마세라티의 시스템은 엔진 반응성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전자식 슈퍼차저에 가깝다.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스포츠 모드에서 전기모터의 개입으로 초기 가속 반응성을 높여준다.

운전석의 시트포지션은 최근의 쿠페형 세단과 달리 시야가 좋다. 또한 시트를 스티어링 휠 쪽으로 가깝게 당겨도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 2열의 경우 시각적으로 레그룸 여유가 작다고 보여질 수 있는데, 착좌감이 좋고 적당한 공간을 확보해 E클래스나 5시리즈 대비 앞선다.

정차시 배기 사운드는 마세라티 기준으로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렵다. 6기통과 4기통의 태생적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급가속시에는 변속시 블리핑 사운드를 연출하며 한결 사운드가 좋아진다. 금속 소재의 패들 시프트와 고회전을 두려워 않는 다운 시프팅은 긍정적이다.

기블리의 강점 중 하나는 섀시가 전하는 견고한 감각인데, 기블리 하이브리드에서도 이어진다. 공차중량 2030kg의 후륜구동 기반의 섀시는 정통 스포츠카의 감각을 닮았다. 후륜 M-LSD나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의 제동 감각 역시 오리지널의 가치를 그대로 담았다.

강한 제동시 브레이크 답력이 강한 편인데,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의 미세한 제동력 조절이 용이한 셋업이다. 타이트한 스티어링 가변 조향비나 초반 답력을 높인 브레이크 설정, 저속 가속력을 높이기 위한 촘촘한 기어비 등 최신차들의 페이크 요소가 기블리에는 없다.

굽은 길의 제동과 재가속으로 이어지는 동작에서 오버 스피드 진입시에는 언더스티어를, 이른 가속에서는 오버스티어를 보이는 전형적인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움직임이다. 타이어 그립 한계와 운동성을 고려한 진입 속도와 재가속이 맞아 떨어지면 이상적으로 거동한다.

M-LSD는 코너링에서 기막힌 탈출 가속과 때론 드리프트까지 지원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해가 필요하기도 하다. 가령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스티어링 휠을 크게 꺽어 들어가면 턱턱거리는 고장난 기어박스에서 나는 소리가 나기도 하는데, 기계식 LSD의 특성이다. 

일상주행에서는 다소 단단하지만 일상적인 요철은 부드럽게 소화한다. 기존 기블리 대비 부드러워진 승차감을 보여준다. 부드럽다고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롤이나 피칭에 대한 제어는 확실하다. 특히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여 초고속 영역이 두렵지 않다.

가속력에서는 초중속 이후 중고속에서도 꾸준한 가속을 이어가는데, 마세라티의 브랜드 특성상 200km/h 이후의 초고속 영역까지 고려한 기어비가 특징이다. 기블리의 트림별 최고속도는 GT 하이브리드 255km/h, 모데나 267km/h, V8 580마력의 트로페오는 326km/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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