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람보르기니 우라칸, 서킷에서의 STO&테크니카

[시승기] 람보르기니 우라칸, 서킷에서의 STO&테크니카

발행일 2024-05-28 04:24:12 이한승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테크니카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했다. 람보르기니 미디어 서킷 시승을 통해 경험한 우라칸은 V10 엔진의 은퇴를 앞두고, 공식 일정으로는 마지막 서킷 행사다. V10 엔진의 차별화된 음색과 리니어한 엔진 반응은 그리울 것으로 보여진다.

람보르기니는 최근 우라칸 후속모델의 기술사양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차세대 우라칸은 코드명 '람보르기니 634'로 불리는 모델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 그리고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800마력을 발휘한다.

람보르기니 634 엔진의 주요 특징으로는 최고출력이 9000~9750rpm에서 발휘되는 터보엔진으로는 이례적인 고회전 지향 엔진인 점과 최대 엔진회전이 10000rpm에 달하는 점이다.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엔진을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양산형 터보엔진에서 구현한 것이다.

고성능 스포츠카 영역에서 자연흡기 엔진이 터보로 전향되는 시기는 제조사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경향이 있다. 터보 채용을 통해 비교적 손 쉬운 더 높력과 토크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의 감성적인 부분을 기존의 잣대로 평가해도 상당한 수준을 확보해야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서킷에는 10대 남짓한 람보르기니 우라칸이 준비돼 있었다. 이번 행사는 우라칸 고객들을 위한 행사로 기획됐는데, 마지막에 미디어 일정이 추가됐다는 후문이다. 자동차 기자나 우라칸 오너라고 해도 서킷에서 안전하게 우라칸을 주행하는 일이 흔하지는 않다.

서킷 행사의 핵심은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의 서킷 경험이다. 행사 기획자와 인스트럭터가 마련한 프로그램과 달리, 세션별 주행권을 구입해 서킷을 이용하는 경우 변수가 많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서킷내 사고는 보험 적용 불가로 큰 금전적 손실로 이어진다.

람보르기니 서울의 서비스 매니저가 보여준 서킷에서의 사고 케이스의 경우, 우라칸 스파이더가 코스를 이탈해 차량 뒷쪽이 펜스를 가볍게 쓸고 지나갔는데, 차량 점검을 비롯해 범퍼 교체와 패널 도색, 램프류 교환, 하체 부품 교체 작업의 총 비용이 1억원을 살짝 상회했다.

이번 행사는 서킷 드라이빙, 짐카나, AS 프로그램의 3가지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서킷 드라이빙은 우라칸 에보와 에보 스파이더, 우라칸 STO, 그리고 가장 최근 선보인 우라칸 테크니카로 진행됐다. 우라칸 테크니카는 STO의 성능을 데일리로 즐길 수 있는 모델에 가깝다.

먼저 진행한 프로그램은 짐카나. 슬라럼과 2곳의 반원 선회가 포함된 비교적 간결한 코스다. 준비된 차량은 무려 우라칸 테크니카. 우라칸으로 짐카나를 경험할 기회는 이런 브랜드 행사가 유일하다. 경험상 차량 데미지는 서킷보다 짐카나에서 크기 때문에 고마울 따름이다.

슈퍼 스포츠카 분야에서 우라칸은 차체가 다소 작은 편이다. 전통적인 FR 방식의 스포츠 쿠페가 긴 전장과 휠베이스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MR 구조의 우라칸은 테크니카 기준 전장 4567mm, 전폭 1933mm, 전고 1165mm, 휠베이스 2620mm, 공차중량은 1379kg이다.

최고출력 640마력의 V10 엔진에게 고작 1.4톤의 중량감은 깃털처럼 가볍다. 출발과 동시에 엔진회전은 5000rpm을 넘어서는데, 슬라럼 콘이 지나치게 빨리 다가와 가속페달에서 힘을 빼야만 한다. 여기에 후륜에만 동력을 전달하면서 후륜조향을 지원해 민첩함이 남다르다.

모든 주행은 ESC가 켜진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짐카나 후반부 인스트럭터의 데모 주행에서는 ESC를 완전히 끈 상태에서의 남다른 움직임과 파워 드리프트 원선회를 통해 피가 쏠리는 강한 횡G를 경험한다. 여느 드라이버는 우라칸의 성능을 절반 정도 사용한다고 생각된다.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은 서킷 드라이브다. 오후 프로그램은 나이트 드라이브로 기획됐지만 19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는다. 해가 살짝 내려간 상태가 차에게나 드라이버에게나 좋은 환경이다. 우라칸은 출고 상태로도 강력한 배기음을 자랑하지만, 배기 패키지는 필수다.

우라칸의 V10 자연흡기 엔진은 4000rpm을 넘어서면서 음색이 달라지는데, 5000rpm부터 8000rpm을 향하는 구간은 예술적이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터보 엔진에서도 강력한 배기음을 연출했다면 자랑하지만, 풀 어택에 가까운 하이피치 주행에서는 배기음이 잦아든다.

일반적인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배기음을 위한 다양한 조율이 가능하지만, 최고 회전을 오가는 가혹한 주행에서는 배기음을 일부 포기하고, 최고의 퍼포먼스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흡기와 과급의 차이가 극명해지는데, V10은 V8이나 V12와는 또 다르다.

우라칸 STO는 우라칸의 최상위 모델이다. 양산 차량의 레이스 출전을 위한 호몰로게이션 차량으로, 우라칸 레이스카의 공공도로용 버전이다.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57.7kgm, 공차중량 1339kg, 출력대 중량비 2.09kg/hp에 탁월한 공기역학적 특성을 보디에 녹여냈다.

우라칸 STO는 우라칸 퍼포만테와 비교시 공기흐름 효율은 37%, 다운포스는 무려 53% 강화됐다. 차체 결합부를 줄이고 외부 패널의 75% 이상에 탄소섬유를 사용했으며, 마그네슘 휠을 달았다. 때문에 이미 무게를 크게 줄인 우라칸 퍼포만테에서 43kg을 추가로 덜어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라칸 STO는 완성형 우라칸이다. 예민한 가감속과 민첩한 코너링을 지녔는데, 후륜 그립은 견고하다. 초기 우라칸의 4WD 구동계를 대신해 RWD를 선택했지만 차체 거동과 안정감은 더욱 뛰어났다. 아쉬운 부분은 수동 변속시 진짜 모습을 보인다는 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지 않으면 의외로 낮은 엔진회전을 가져가려한다.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강하게 때리면 돌변하는 모습을 일부러 노렸다면 성공이다. LDVI(Lamborghini Veiloco Dinamica Integrate) 시스템은 모든 상황에서 최적화된다.

우라칸 테크니카는 우라칸 STO를 매일매일 즐기도록 만들어졌다. 살짝 무른 서스펜션과 주행모드가 스포츠 모드가 기본인 STO와 달리 일상주행을 위한 스트라다 모드가 제공된다. 파워트레인은 STO와 동일한데 가격은 1억원 저렴하다. 그럼에도 후륜 조향은 제공된다.

또한 우라칸 에보 대비 6.1cm 긴 차체와 실루엣으로 차체 밸런스가 좋아짐은 물론, 강화된 다운포스와 고속주행시 안정감을 확보했다. 실내 수납 공간이 부족한 것이 단점인데, 우라칸을 위해서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거나 허벅지 아래 놓는 것을 추천한다.

람보르기니 우라칸은 2024년 생산이 마지막이다. 이후 후속 모델로는 람보르기니 634가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자연흡기 슈퍼 스포츠카는 이제 정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황소같은 배기음, 마지막 V10 자연흡기의 매력을 간직하고 싶다면 우라칸을 사면 된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 MC퓨라 공개, MC20 후속..621마력 슈퍼카

마세라티는 MC퓨라(MCPURA)를 11일 공개했다. MC퓨라는 MC20의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다. 실내는 신형 스티어링 휠과 알칸타라 소재 확대 적용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MC퓨라는 마세라티 슈퍼카 MC2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MC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프로그램의 약자이며,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MC퓨라의 생산량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으로 올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 카이엔 블랙 에디션 공개, 블랙으로 고급감 '업'

포르쉐는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을 11일 공개했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고광택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 등 스포티하면서도 고급감이 강조됐으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ADAS 등 다양한 옵션이 기본 탑재됐다. 카이엔 및 타이칸 블랙 에디션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고성능 사양을 바탕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랙 에디션은 블랙 컬러 외에도 셰이드 카테고리에서 외관 컬러 선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 트랙스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155~2851만원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새로운 RS 미드나잇 에디션과 신규 외관 컬러가 도입됐으며, 온스타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가격은 2155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세부 가격은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액티브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최신 컬러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에 모카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 보레알 공개, 셀토스보다 큰 소형 SUV

르노는 보레알(Boreal)을 10일 공개했다. 보레알은 르노의 차세대 소형 SUV로 전면부에 독특한 시그니처 라이팅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에는 르노 최신 레이아웃인 OpenR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르노는 2023년부터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외 지역에 맞춤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도입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표적인 예다. 보레알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소형 SUV로 라틴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차 '아이오닉6N' 공개, 650마력 전기 스포츠카

현대자동차는 10일 '2025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6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롤링랩에서 얻은 차량 데이터, 현대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이 결합돼 주행성능을 끌어올린 차량으로 트랙 주행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다. 현대 N은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통해 즐거운 주행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 3대 성능 철학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시승기] 볼보 신형 XC90, 정숙성 높이고 에어 서스펜션 적용

볼보 신형 XC90 B6를 시승했다.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크고 선명해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UX,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화가 특징이다. 특히 실내 정숙성 향상을 위해 방음재를 보강하고,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90 클러스터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XC90과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트림을 조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 스타게이저 티저 공개, 대형 'H' 램프 탑재

현대차가 신형 스타게이저(Stargazer) 티저를 8일 공개했다. 신형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부분변경으로 전면부와 후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연상시키는 'H' 램프가 구현됐으며, 루프랙 등이 적용됐다. 6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이달 중 공개된다. 스타게이저는 지난 2022년 공개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용 모델이다. 열대 기후와 다양한 도로 지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 스타게이저는 소형 미니밴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전기차로 얼마나 갈 수 있나? 루시드 에어 1205km..기네스 신기록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이라는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10일 밝혔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을 재충전 없이 주행했으며, 주행거리로는 1205km에 달한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까지 1205km의 여정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주행,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최장거리 주행' 부문에서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 유로 NCAP 안전평가 최고 안전 등급 획득

폴스타 4가 유로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폴스타 4는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 92%, 어린이 탑승자 보호 85%를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차량 안전 테스트 결과를 인증하며, 충돌 보호 성능이 우수하고 첨단 사고 예방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만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한다. 폴스타 4는 측면 충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