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우리나라에서 2도어 쿠페는 속도가 빠른 스포츠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며 그 동안 국내자동차 브랜드에서 출시한 2도어 쿠페를 보면 현대자동차는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 그리고 현재 판매되는 제네시스 쿠페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2도어 쿠페 단일 모델은 아니지만 4도어 세단에서 파생된 포르테 쿱, 2도어 쿠페는 아니지만 1세대 기아 프라이드 3도어, 현대 베르나 3도어 등의 해치백 모델이 판매되기도 했다.
하지만 2도어 쿠페나 3도어 해치백은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도어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판매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에 언급되지 않은 쿠페 모델 중에서 판매량이 유독 적은 모델이 있다. 바로 기아 K3 쿱, 현대 아반떼 쿠페이다.
아반떼 쿠페 연간 5,000대, K3 쿱 연간 7,000대 판매하겠다던 현대 기아차 현실은?

작년 4월 아반떼 쿠페, 그리고 작년 8월 기아 K3 쿱을 출시한 현대 기아차는 작년 한 해 5,000대 그리고 7,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소비자들은 쿠페와 쿱을 외면하고 오직 4도어 세단을 선호했다.
특히 문짝 2개만 없고 4도어 세단 대비 특별한 차이점이 없는 아반떼 쿠페는 작년 4월 출시 후 최근까지 겨우 400대 정도만 판매 되었으며 기아 K3 쿱은 아반떼 쿠페에 비하면 판매량이 많지만 작년 하반기 출시 후 지금까지 약 760대만 팔렸다고 한다. 현대 기아차가 제시한 판매량 목표 수치보다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두 모델 모두 없었다.

그나마 K3 쿱은 4도어 세단에서 선택할 수 없는 204마력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고 4도어 세단 모델과 비교해서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주었으며 올해부터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원메이크 레이스 경기가 새로 추가되어 앞으로 판매량이 증대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현대 벨로스터 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세단보다 전고가 낮으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모델 중에서 보기 드물게 최상위 트림에서도 고객이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아반떼 쿠페는 이렇다 할 차별성이 없는 것은 물론 엔진 스펙도 1.6L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훨씬 낮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아반떼 쿠페에 별다른 구매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아반떼 쿠페의 유일한 장점은 K3 쿱 보다 가격이 더 낮은 1,680만 원부터 구매를 할 수 있는 장점 하나 뿐이다.
아반떼 쿠페의 경우 판매량이 워낙 저조하기 때문에 중고 시세가 세단보다 낮은 편이다. 한 예로 작년 10월에 출시한 아반떼 쿠페 2.0L GDI 프리미엄의 경우 1,500 - 1,7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반해 아반떼 4도어 세단 GDI 프리미엄은 1,700 - 2,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은 정말 구매 매력이 없나?

K3쿱, 아반떼 쿠페 등 뒤에 문짝이 없는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 모델의 경우 스포츠카, 수퍼카를 제외하면 수입차 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BMW 미니쿠퍼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렇다고 판매량이 높은 편은 아니다.
폭스바겐 골프의 고성능 모델 골프 GTI, GTD를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발표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입되는 모델은 모두 5도어 해치백 뿐이다. 허나 유럽에서는 5도어 해치백 뿐만 아니라 5도어 모델도 고객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한 예로 3도어 해치백 모델이며 2012년 국내 출시한 시로코 R-LINE의 국내 판매량은 2012년 2월 출시 후 현재까지 828대를 판매했지만 2013년 7월 출시한 7세대 골프는 현재까지 약 5,300대나 판매 되었다.
고객들이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뒷좌석에 착석할 때 별도의 도어가 없어 운전석이나 조수석의 후크를 당겨 시트를 앞으로 밀고 시트 등받이로 앞으로 숙여야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어를 열면 바로 탑승할 수 있는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과 비교하면 크게 불편하다.
하지만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도어가 크기 때문에 운전자, 조수석 탑승자의 승하차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대비 도어가 적기 때문에 차체 강성이 약 5% 정도 더 뛰어나다. 따라서 서킷, 와인딩 주행이 많다면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이 더 낫다.

해외에서도 2도어 쿠페, 3도어 해치백 보다는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판매량이 훨씬 많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고정 수요가 꾸준해서 우리나라 보다는 쿠페나 3도어 해치백 모델이 다양한 편이다. 유럽의 경우 3도어 해치백이나 2도어 쿠페는 젊은 운전자들이 스포츠주행을 목적으로 구매하거나 뒷좌석 탑승 빈도가 적은 노부부들이 주로 구매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하지 않지만 기아의 3도어 해치백 프로시드는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반떼 쿠페, K3 쿱 판매량 증대될 가능성은 없나?

판매량 자체가 높지 않은 2도어 쿠페라고 하지만 아반떼 쿠페, K3 쿱 두 모델 보두 당초 현대 기아차가 제시한 판매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매우 저조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뒷좌석 탑승이 불편한 2도어 쿠페라는 점이 판매량이 낮은 가장 큰 이유지만 현대 기아차가 아반떼 쿠페, K3 쿱을 위한 별도의 마케팅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하고 젊은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두 모델을 구매할 돈을 조금 더 지불하면 엔트리 급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두 모델 판매량 부진에 일조하고 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4도어 세단 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은 고성능 엔진을 탑재했으며 서스펜션 브레이크도 높은 출력에 맞춰 보강했기 때문에 스포츠주행을 강조하고 전용 튜닝 용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두 모델 판매량은 좀 더 높아질 것이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노부부가 2도어 쿠페 혹은 3도어 해치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스포츠주행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두 모델의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