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새벽에 눈이 내린 후 오전에 운전할 때 블랙박스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인도에는 눈이 쌓였지만 자동차도로는 염화칼슘을 뿌리면서 눈이 녹은 상태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상태여서 도로가 약간 얼었고 실제로 브레이크를 밟을 때 미끄러지기도 했다. 그나마 밝은 대낮이기 때문에 미리 노면 상황을 알 수 있고 대처가 가능하지만 야간에는 상황파악 및 대처가 더욱 힘들다. 이러한 노면을 흔히 블랙아이스라고 한다.
12월 첫날부터 동장군 기세가 매섭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와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으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창원, 울산일대에 사셨던 분들이라면 최근 내린 폭설 때문에 운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거의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부산 등 경남 해안 지방에 거주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윈터타이어를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다양한 윈터타이어 제품이 출시되고 후륜구동 승용차들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겨울철 안전을 위해 윈터타이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윈터타이어는 말 그대로 겨울철 주행에 특화된 타이어이며 눈길과 빙판길은 물론 겨울철 빗길 그리고 차가운 마른 노면에서 일반타이어보다 접지력이 뛰어난 타이어이다.

윈터타이어와 반대로 여름철 높은 온도에서 효과를 발휘하며 서킷에서 높은 접지력을 발휘하는 타이어를 서머타이어라고 한다. 서머타이어는 높은 온도에서 뛰어난 접지력을 발휘하고 스포츠주행 시 타이어 표면이 냉각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서머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 타이어가 수축되면서 눈길과 빙판길은 물론 차가운 마른 노면에서 접지력이 여름철보다 떨어지며 특히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일반 사계절타이어보다 접지력이 더 낮아진다. 또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타이어 내구성도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윈터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통상적으로 바깥 기온이 영상 5도 이하에서는 노면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으며 노면에 서리가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서울 경기도 기준으로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하순까지 윈터타이어를 장착하고 운행하는 것이 좋다.
위 영상은 기자가 지난 2012년 겨울에 찍은 영상을 편집한 것인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윈터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승용차들이 출발을 제대로 못하거나 노면에 미끄러지면서 위태위태한 주행을 하고 있다.
특히 영상에 보이는 혼다 CR-V는 AWD가 탑재되었음에도 눈길에서 미끄러져 빠져 나오지를 못했는데 알고 보니 서모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다. 아무리 눈길과 빙판길에 유리한 AWD라 하더라도 겨울철에 접지력이 떨어지는 서모타이어를 장착하고 운행을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위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깊은 트레드 블록, 미세한 홈, 저온에 수축되지 않는 특수 고무로 구성된 윈터타이어

윈터타이어는 이러한 서머타이어의 단점들을 보완했다. 추운 날씨에도 수축되지 않는 고무 및 실리카 배합으로 차가운 노면에서의 접지력을 확보하고 트레드 표면의 미세한 홈을 새기거나 트레드 블록을 더 깊게 설계하여 눈과 빙판에 최대한의 접지력을 확보했다.
다만 윈터타이어는 저온에서는 우수한 접지력을 발휘하지만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열이 빨리 방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타이어 마모가 서머타이어, 사계절타이어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에는 서머타이어, 사계절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더 좋다.
사계절타이어의 경우 서머타이어보다는 눈길이나 빙판길 접지력이 서머타이어보다는 조금 낫지만 윈터타이어보다는 여전히 떨어진다. 윈터타이어 이외에 타이어체인, 직물체인, 스프레이 체인 등이 있지만 이러한 장비들은 임시 방편 용도이며 시속 30km/h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바깥 기온이 영하 5도인 상태에서 실제 눈길, 빙판길 테스트 결과를 보면 눈길에서 시속 40km로 겨울용 타이어는 제동거리가 18.49m인 반면 사계절용 타이어는 37.84m로 겨울용 타이어가 사계절용 타이어 대비 제동 성능이 약 두 배나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계절타이어의 눈길, 빙판길 제동력이 윈터타이어 대비 크게 벌어지는데 서머타이어가 사계절타이어보다 눈길, 빙판길에서 접지력이 더 떨어지는걸 감안하면 겨울철에 서머타이어는 장착해서는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시속 240km/h이상 주행 가능한 윈터타이어 모델들도 출시

서머타이어는 마른 노면에서의 접지력을 극대화한 타이어이기 때문에 서킷이나 시속 200km/h 초고속 주행에 적합한 타이어이다. 반면 윈터타이어는 고온에 취약해서 과거 우리가 흔히 스노우타이어라고 알고 있는 윈터타이어는 시속 160-190km/h정도가 한계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시속 240km/h까지 주행 가능한 V급 윈터타이어가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현재는 타이어 트레드에 스파이크나 스터드 등 빙판길 성능에 극대화된 특수 윈터타이어가 아닌 이상 시속210- 240km/h까지 속도를 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주행안전성 그리고 귀찮다는 이유로 겨울철에도 서머타이어를 고집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매우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으며 서머타이어 대신 현재 판매되는 V급 윈터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